IT Column

닌텐도의 스마트폰 진입이 의미하는 '플랫폼'의 힘

붕어IQ 2014. 1.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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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Nintendo)의 스마트폰 진입이 의미하는 '플랫폼(Plaform)'의 힘


닌텐도는 자신들의 플랫폼에 자신들의 킬러 타이틀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어왔던 기업입니다. 하지만, 며칠전 사토루 이와타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닌텐도는 새로운 사업구조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서 관심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3년 동안 연속된 실적 부진에 대한 방법으로 모바일 게임기 등의 플랫폼을 유지하기보다 스마트폰 게임으로의 전향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 게임들을 스마트폰으로 이식하지 않고 좀 더 진중한 자세로 스마트폰으로의 진입을 고민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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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플랫폼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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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는 누구보다 플랫폼의 힘을 잘 아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리오와 젤다등의 자사 게임을 비롯한 닌텐도 플랫폼을 유지해오며 비디오 게임의 한 축을 감당한 기업이기도 하니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기존의 게임들을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이식하지 않고, 좀 더 깊이있는 고민을 한 뒤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뛰어들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CP(Contents Provider)로 전향하기에는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플랫폼을 놓기 아쉬운 것도 사실일 것 같습니다. 


닌텐도가 다시한번 부흥하게 된 계기를 떠올려보면 NDS(Nintendo DS)가 있었고, 이것 역시 플랫폼의 흐름을 절묘하게 탄 사례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가정용 콘솔 중심이던 게임시장에서 개인화된 모바일 게임기, 거기다 터치가 되는 게임성을 더해주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히트를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게임이 화려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인식으로 접근한 것도 상당히 주용한 전략이었고,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NDS의 영향을 이어받은 NDSL이나 Wii까지는 닌텐도의 플랫폼 사업력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점으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닌텐도는 터치가 아닌 또다른 플랫폼의 시도를 하게 됩니다. 바로 3DS로 불리는 3D의 도입이었습니다. 터치의 장점을 넘어서는 또다른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했고 닌텐도는 3D를 택한 것이죠. 하지만, 3DS는 그다지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NDS로 불러 일으켰던 플랫폼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후에 나오는 제품들은 연속해서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닌텐도의 움직임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너무나 강력한 유사 플랫폼이 등장해렸고, 더 큰 가능성으로 시장을 잠식해갔기 때문입니다.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입니다. 




닌텐도가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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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에 충분한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NSD만해도 당시 PSP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고 조금은 아쉬운 마감으로 등장했지만, 터치를 가진 상당히 합리적인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리고 터치를 포함한 재미와 단순함을 무기로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고가에 속하는 PSP가 대세였고, PS2에서 이어지는 화려하고 깊이 있는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는 판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손쉽게 즐기는 게임 플랫폼을 등장시켰고, 시장에서 제대로 먹혔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낸 것이죠. 그리고 한동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터치'의 플랫폼을 장악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합니다. 닌텐도는 이를 피해 다른 플랫폼을 시도하지만 먹혀들지 않습니다. 플랫폼의 장점으로 시장을 장악한 회사에서 플랫폼의 역공을 맞게 된 것이죠. 닌텐도나 소니가 가진 최대의 약점을 극복할 수 없었던 반면, 스마트폰은 반대의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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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성. 

게임을 위해 하나의 기기를 더 들고 다녀야 한다? 모바일 게임기들이 가진 어쩔 수 없는 단점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휴대에서 오는 불편을 뛰어넘는 혜택, 즉 재미를 선사하여야 하는데 닌텐도가 가진 기기의 한계는 극복하기 어려웠고 3DS로 이어지는 모멘텀에서도 불편을 넘어설 재미를 주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닌텐도가 가졌던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성을 스마트폰들이 채용했고, 터치의 재미를 이어가게 되었으니 말이죠. 



네트워크. 그리고 공간의 제약.

혼자서 즐기는 게임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는 것은 게임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죠. 물론, NDS부터 네트워크를 강화해왔고 '동물의 숲'등에서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위한 제반시설(Wifi와 부가적인 부품)의 설정과 비용이 진입장벽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손쉬운 사용의 장점이 조금은 희석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와이파이에서만 가능하다는 공간의 제약이었습니다.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등장은 당연히 이런 플랫폼을 잠식할 수 밖에 없었죠.



범용성. 

휴대성과 네트워크의 요인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는 하겠지만, 범용성이라는 점에서 닌텐도가 가진 단점은 너무나 컸습니다. 피쳐폰들의 사이즈가 작고 한계가 있을 때는 게임을 위한 대안으로 별도의 플랫폼을 선택할 이유가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한번에 처리가 가능한데 굳이 2개의 플랫폼을 휴대할 필요가 사라진 것이죠. 거기다 '게임만 되는' 기기와 '게임도 되는' 기기의 범용성과 편리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으로 흥했던 닌텐도가 플랫폼의 역공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거기다 한동안은 다시한번 뒤집기 힘든 기세를 보이는게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닌텐도의 스마트폰 선택은 필수였고, 조금은 뒤늦은 선택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CP가 될 것인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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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닌텐도의 스마트폰 시장 진입은 어느정도 결정이 된 듯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볼 문제는 있습니다. 닌텐도가 단순히 CP로 스마트폰 앱 시장에 자신들의 게임들만 판매를 하는 형태를 취할 것인지? 악세사리 등을 통한 플랫폼을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죠. 

일차적으로는 새롭게 진입하는 게임들부터 스마트폰에 맞춰 닌텐도의 이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기존의 플랫폼에서 가졌던 장점들을 어떻게 풀어낼 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이고 닌텐도답게 새로운 무엇인가를 한방 기대하게도 만들어줍니다. 스마트폰을 허브로 Wii나 다른 플랫폼과의 연계를 생각해보기도 좋을 듯 하니 말이죠.




닌텐도의 변화에서 놓치면 안될 '플랫폼 모멘텀'의 교훈

닌텐도는 실적 약화를 겪고 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집스레 똑같은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플랫폼의 흐름에 몸을 실었습니다. 플랫폼을 만들어왔고, 플랫폼을 잘 이해하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행동을 봐야하겠지만, 절대 현재의 플랫폼에 전체를 실어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도 똑같은 길을 걷게 될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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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가 대세를 잡고있는 플랫폼이 맞습니다. 한동안은 유지될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기술과 빠르게 차올라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모바일 시장이 플랫폼으로 언제까지 대세를 이루게 될까요? 범용성과 활용성에서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닌텐도의 플랫폼이 모멘텀을 잃은 것도 10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상기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구글 글래스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다음 모멘텀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도입기의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완성형의 모바일 디바이스와 비교를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닌텐도의 케이스처럼 빠르게 플랫폼을 선점하거나 흐름을 타지 못한다면 분명 길지 않은 모멘텀에 역공을 당하게 될 것이고, 다음 모멘텀에 승선하기 위해서 또다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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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뜨거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장이지만 다음 플랫폼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분명히 강자와 약자의 구조는 다시한번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애플이나 구글, 삼성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며 창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니깐요. 

닌텐도의 이번 스마트폰 진입은 플랫폼의 역습에 당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극복해가는 하나의 좋은 케이스가 될 지도 모를 듯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다시 일어서느냐로 상당히 큰 교훈을 남겨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보게 되는군요. 겜보이에서 NDS로 부활했던 닌텐도를 믿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고유한 콘텐츠를 가진 닌텐도의 힘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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