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한국' 과연 필요한 선택인가?

붕어IQ 2011. 5. 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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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국가도메인 '.한국' 본격 개시

8월부터 XXXX.한국 이라는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는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게 과연 필요한가? 얼마만큼의 효용성이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억되기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에 맞춰서 오히려 부가적으로 외워야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만은 아닐까요?
방통위에서는 과연 어떤 의도로 지금 같은 타이밍에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것일까요?
'.한국' 도메인을 두고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가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과연 편리할 것인가?


새로운 도메인 시스템 도입을 두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게 편리할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한국 사람들이 외우기 쉬운 한글 주소를 사용하고 '.한국'만 붙여주면 되기 때문에 편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익스플로어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위의 스크린샷처럼 호출 프로토콜인 'http://'나 'http://www.'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오히려 주소를 작성하기 위해 한/영 변환을 해야하고 영타에 비해 타수가 많은 .한글을 입력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kr'정도가 익숙해진 URL에 더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독도는.한국' 같이 의미를 부여하고 외우기는 상당히 좋을 것 같지만, 
이게 오히려 URL 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한국도메인은 한국에서만 사용하기에는 좋겠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생각한다면 국내에 한정된 사용성은 편리성과 함께 장기적으로 불편함을 더 많이 초래할 것 같습니다.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한글 도메인이 자리잡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URL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점점 한국형에만 익숙해져 갇히게 되지는 않을까요? 발상이 조금은 갈라파고스적인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누구를 위한 도메인인가?


명확한 도메인 규칙이 나오지는 않아서 확실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을 읽는 분이 사이트를 만든다고 생각을 해보십시요.

한글 도메인을 사용해서 한국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노출을 원하십니까?
하나의 도메인으로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노출을 원하십니까?

로컬라이제이션에 특화된 페이지나 이벤트 페이지가 아니라 꾸준한 사용이나 확장과 커버리지를 생각한다면 절대 불필요하고 오히려 불편한 URL시스템이 탄생하는군요.

하지만, 뉴스에도 나오듯 '마케팅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마케팅은 누구를 위한 마케팅일까요?
기업에서 기획을 해보면 알겠지만, 만약 이런 시스템이 나오고 뭔가 이슈가 된다면?
옆 기업에서는 '옆회사.한국' 도메인이 있다면, 우리 회사도 무조건 '우리회사.한국'이 있어야 합니다.
말이 좋아 선택이지, 당연시 되어버리는 강요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벤트마다 이해를 쉽게 한다는 이유로 '.한국' 도메인을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마케팅이 쉬워질까요? -ㅅ-;;; 과연???
또한, 제가 마케터라면 '.한국' 도메인만 만들 수 있을까요? 기존의 도메인도 만들고 "부가적으로" '.한국'이 필수가 되겠지요...
어찌보면 불필요한 비용과 노력을 강요 받게 될 수도 있겠군요...
거기다 이 도메인을 알리기 위한 광고(프로모션)을 생각해보면, 똑같이 2배의 공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하겠군요.



이런 도메인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이용자들은 과연 이런 도메인을 쉽게 이해하고 잊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전혀 새로운 정보를 새롭게 익혀가야 하는 것인데 말이지요... 거기다 타이핑이 더 많이 들어가야 하는?
그럼 이 도메인을 이용하게 될 업체들은? 위에서 살핀 것처럼 '부가적인' 마케팅만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번 '.한글' 도메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과 생각을 정리해볼 때, 
'방통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죠.
도메인은 신청을 받아 배정하고 판매를 할 것이고, 이익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그리고 비싼 세금으로 무엇인가 '명분'이 있어 보이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분과 수익... 만들어만 두면 어쩔 수 없는 업체군에서는 사용을 해야만 하죠.
'진행이 미진하면 사이트 등록시 필수'라는 항목만 붙인다면? 명목은 한글의 사용성 확대, 한국 사용자의 편의성 증대 정도라면?

이번 '.한글' 도메인 도입은 과연 누구를 위한 도메인인지 시간이 지나야 좀 더 알 수 있겠지요?


갈라파고스만은 되지 않기를...




사용자와 한글을 위한다는 겉보기 명분을 앞세워 자신들의 명분과 이익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이런 정책이 과연 진정으로 사용자들을 위한 것인지... 새로운 갈라파고스 요소로 작용할 것인지...
정책 수립과 시행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까운 정책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이것을 확실히 멋지게 사용해줄 사람들의 이용법을 기대합니다.



P.S : 한동안 바빠서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이웃 분들 잘 지내셨죠? ^^;;
        아직 이래저래 머리와 마음이 완전히 정리는 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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