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네이버 게임, 한국형 스팀이 될까? 갈라파고스가 될까?

붕어IQ 2012. 10.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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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PC패키지 게임 시장은 거의 죽어버렸다는게 사실입니다.

이미 온라인 게임으로 다들 돌아섰고, 개발과 유통도 되지 않고 있죠.

하지만, 해외의 경우는 아직도 패키지 게임에 대한 니즈와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상당한 인기들을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는 '문명' 시리즈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수많은 이슈들을 만들 정도이고, 온라인 게임으로 착각할지도 모르는 '디아블로' 시리즈도 엄연한 패키지 게임입니다.


이런, 패키지 게임의 발전에는 유통사의 역할도 큰 몫을 차지하는게 사실입니다.

Valve사는 이미 10년도 넘은 시점에서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화를 염두에 두고 'Steam'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했었지요.

초기에는 기존에 구입했던 패키지 게임과 스팀과의 연동문제로 유저들에게 이런저런 말도 듣기는 했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패키지 게임 유통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서비스에 네이버가 도전장을 던진 것입니다.

네이버, 패키지게임 다운로드 서비스 시작

이 뉴스를 보면서 네이버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좋지만, 조금은 걱정되는 부분들도 생겨나는군요.




네이버 게임이 가지는 장점은? 

우선, 긍정적으로 생각을 돌려서 네이버 게임이 다운로드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가지게 되는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1. 가격

실제로 이번에 패키지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를 런칭작으로 가져온 작품은 '문명5'입니다. 이미 게임성이나 중독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검증된 게임이고 기본적인 유저층은 확보할 수 있을 게임입니다.

이런 문명을 확장팩 패키지까지해서 실제로 8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35,000원에 책정했고, 여기다 23%할인된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명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측에서는 이번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가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번 문명 패키지가 신규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러한 가격정책이 문명5에만 적용될 것인지, 신규 패키지 게임들에도 적용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기도 하는군요.

이 부분은 차후 서비스될 다른 게임을 보고 판단을 해야할 듯 합니다.


2. 안정된 서비스

스팀이나 오리진 같은 해외 서비스들의 서버들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정한 서비스라는 점을 지적하며, 네이버는 국내 서버를 통한 안정적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의 수많은 트래픽을 감당하는 기술력과 이미 온라인 게임쪽에서의 경험들을 살린다면 클라이언트 다운 및 게임서버의 운영에 대한 안정성은 신빙성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한글화 

뉴스에서는 앞으로 네이버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에 선보일 게임들은 한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나 지금(;;;)을 생각하면 상당히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장점입니다.

하지만, 자체 한글화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이미 한글화된 작품만을 유통할 수 있다는 점이 함정입니다.

그럴경우... 네이버가 가진 메리트는 사라져 버리게 되는거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앞으로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변경되고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4. 네이버 이용자들

네이버가 이번 패키지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아마 이 부분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대의 넘사벽 포털인 네이버를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일정수는 이미 잠재고객으로 집계가 가능하며 그를 통한 마케팅 활동도 가능하죠. 

또한, 네이버를 활용하면 유입과 홍보에도 상당한 메리트를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넘어야 할 벽은?


1. 한국 서버

안정된 서비스의 장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한국의 자체서버는 양날의 칼처럼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패키지 게임이지만 온라인 상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버가 필요합니다. (블리자드의 'battle.net'처럼)

steam의 경우는 이런 서버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위의 지원 언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서버를 공유하고 많은 사람들과 선택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네이버는 네이버만'이 되어버려서 자칫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저들의 수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의 해결책으로 믿고 있는 것이 네이버가 가진 유저들의 풀과 '네이버의 힘'이겠지만 말이죠.

일단은 한국만의 유저들을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갈라파고스'가 될 요소는 남아있는 것이지요. 

정품을 구매한 사람들이라도 구입처와 서버가 달라서 게임을 함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2. 이미 갈라파고스

이 부분은 한국 서버의 연장선에서 이야기 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뉴스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이미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가부의 새로운 법안 등에 의해 심의도 어렵게 되고 게임을 수정해야 되는 부분들이 발생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처럼 자주 업데이트나 변경을 진행하는 부분도 아닌데, 과연 한국만을 위해 커스터마이징된 패키지 클라이언트 수급이 쉬울까? 라는 걱정이 앞섭니다.


물론, 게임의 고객층이 청소년만이 아니라고 하지만 빡빡한 등급제와 셧다운제, 그리고 계속 이어질 규제들과의 싸움도 네이버가 가진 잠재적 문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셧다운제' 게임 생태계 파괴가 시작됐다.

선택적 셧다운제? 누구를 위한 법일까??



3. 유명 타이틀 이외의 시장은?

패키지 시장이 많이 침체되고 개발이 적은 시점에서 과연 유명 타이틀만을 유통할 것이냐? 하는 부분도 하나의 벽이 될 수 있습니다.

유통이기 때문에 vendor(PP)들의 확보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내 서버를 활용하고 국내 유저를 중심으로 할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내의 vendor들을 확보해야하는 부분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침체되어 버린 국내 PC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 이 부분을 채워나갈지가 궁금합니다.

해외 게임들의 한글화로만 버틴다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으로는 국내 서버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네이버에 기대해보는 것은?


아무래도 비교대상이 되는 것은 steam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스팀이 초기에 'Counter Striker'를 통해서 자리를 잡았고, 지금의 모습으로 점점 커져갔다는 것을 상기해보면서, 네이버가 '문명5'를 통해서 입지를 키워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스팀을 활용하는 것이 유저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부분들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시장의 활성화와 확대가 가능해진다면 온라인 게임에만 치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이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탄탄한 국내 유통을 바탕으로 스팀이 보여주고 있는 꾸준한 패키지 게임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발굴 및 지원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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