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잘만든 삼성의 슈퍼볼 광고가 아쉬운 이유

붕어IQ 2013. 2. 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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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번 슈퍼볼 시즌에 맞춰 새로운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작년에 슈퍼볼 시즌에도 그랬고 삼성은 광고에서 애플을 조롱하거나 비교하는 등의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역시나 '애플'을 건드리며 조롱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광고가 더 재미있는 것은 '애플'을 언급하지 않으며 애플을 조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 애플이 떠오르시나요? ^^

이제 천천히 광고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 해보겠습니다.




El Plato Supreme! 광고 자체는 잘 만들었다!


삼성의 'The Next Big Thing' 광고를 위해 아이디에이션을 하자고 모여서 나누는 짧은 대화이지만, 재담이 왠지 장난이 아니군요.

광고를 만들면서 San Francisco 49ers, Baltimore Ravens, Super Bowl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으니 단어들을 바꾸어가며 'San Francisco 50 minus 1s'나 'Baltimore Black Birds' 등으로 바꾸어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El Plato Supreme'를 외칠 때는 빵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찾아보니 Super Bowl의 단어단어를 스패니쉬로;;;)

왜 굳이 단어들을 바꾸어야 하냐고 물으면 sue(고소) 당하기 때문이라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애플이 둥근 코너들과 디자인 랭기지로 모든 코너들을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는 상황을 비꼬는 것입니다.

애플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상황을 묘사하고 단어나 표현에 대한 제재등을 통해 애플을 조롱하는 것이죠.

그런데, 광고 자체만 놓고 보면 상당히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이용해 머리 속에 메세지를 남긴다.

애플이 등장하지 않는데 애플이 떠오른다?

이번 광고에서는 애플을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애플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있는 코드들을 활용하기 때문인데요.

애플과 삼성의 소송이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애플을 떠올리게 만들어 버립니다.

별거 아닌것 같죠? 무서운 점은 광고를 보면서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애플'을 떠올리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광고를 보면서 생각을 많이하지 않습니다.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하지만, 흥미로운 상황을 보고 머리 속에서 스스로 '애플'을 떠올렸다면 광고는 기억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슈퍼볼이나 슈퍼볼과 관련된 팀 이름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을 실제로 겪게 된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이 연출될까요?

'애플의 고소가 이런 황당하고 우수꽝스러운 상황을 만들고 있구나?' 로 인식되어 버립니다.

애플의 고소에 대해 제대로 한방 날린 격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애플을 은유하며 조롱하던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 광고라고 생각되는군요.


삼성의 이번 슈퍼볼 광고인 'El Plato Supreme'는 광고자체만으로는 무조건 박수를 보내며, 

여러 면에서 '참! 잘만들었다!'를 외쳐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 비교해도 되지 않을까?


광고 자체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을 하고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대를 해보지만, 역시나 이번 광고에도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삼성이 아직도 '애플'을 활용하는 정도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으로 1위의 판매율을 달성한 삼성이지만, 애플의 본진인 미국에서는 아직도 애플의 그늘에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도 소송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 것일까요?

사실 삼성의 제품을 직접적으로 광고한다기 보다는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포지셔닝 하는 광고로 생각되는데, 슈퍼볼의 비싼 광고료를 내면서 앙금과 같은 심사를 들어내고, 애플의 이미지를 활용해서 인지율을 높여야만 하는 것일까요?

물론, 이번 광고는 제가 생각해도 상당히 잘 만들어서 삼성의 그러한 목적은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이 너무하고 당하고 있는 삼성! 좀 불쌍하네~'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죠. -ㅅ-;;



갤럭시S3의 광고들에 나타나는 일관성의 위험

작년에도 삼성은 슈퍼볼 시즌은 물론 그 후에도 삼성은 애플을 빗대어 속히 '까는' 광고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왔습니다.

사실, 이번 광고 말고는 비교의 대상이 제품이 아니라 오히려 애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도 했는데요.

그런 연장선에서는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어서 좋긴 합니다.

하지만, 과연 삼성은 애플을 언제까지 활용해야하는 것일까요?



1등의 이미지를 활용하기보다 확고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할 때!

삼성은 국내에서도 냉장고로 비교하며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삼성만의 확고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고, 트렌드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드라마마다 PPL로 등장하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니 트렌드처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드나 영화등에서는 의외로 아이폰과 맥북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이 트렌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한국에서는 했는데, 미국에서는 왜 못할까요?

삼성도 이제는 미국에서 나름의 트렌드와 포지셔닝을 만들어가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격적으로 PPL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제품을 사용하면 트렌드 리더가 되는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죠.


이번 'El Plato Supreme' 광고는 사람들의 인식을 좀 더 바꾸어 주고 삼성에 대한 긍정적인(불쌍한?) 포지셔닝을 이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삼성의 공격적인 변화를 기대해보게 됩니다.

사실, 아무리 재미있어도 누군가를 까면서 인지율을 높여봐야 결국 자신도 보복(?)의 대상이 되고, 사람들에게 잘까는 이미지가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 주었으면 합니다!



P.S : 광고는 미드인 '브레이킹 배드'를 패러디하고 있다는데요.

제가 브레이킹 배드를 다 보진 않아서 패러디의 맛은 모르겠지만, 왠지 오스틴파워의 한장면을 보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브레이킹 배드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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