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네이트온의 변화, 과연 환영 받을 수 있을까?

붕어IQ 2013. 4. 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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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미있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네이트온이 전화번호 기반 서비스로 변화할 것이고, 대화창을 없애고 쪽지로 대화를 대신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네이트온, 전화번호 기반 서비스로…유무선 파일전송도 - etnews

네이트온의 변화 내용을 읽어보고 있으면 그냥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 모바일 기반의 IM(Instant Messanger)의 형태로 변화하겠다는 말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표현이 조금은 무섭게 들리기도 하는 것은 업무용으로 네이트온을 많이 써와서 나타나는 반사작용일까요?

네이트온의 변화할 모습을 두고 생각되는 몇가지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한국에 아이폰3Gs가 들어옵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고, 뒤따라 광풍이 불듯 수많은 스마트폰이 쏟아졌고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서로에게 메세지를 손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에 눈을 뜹니다. 그전에는 컴퓨터 모니터에 채팅창을 만들고 투명도를 조절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이용한 손쉬운 인맥형성과 데이터를 통한 SMS(알!)의 제약없이 편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당시의 네이트온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SK컴즈에서 제공하던 정식버전보다 개인 개발자가 개발해서 네이트온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던 어플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SK컴즈에서의 대응은 늦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SK컴즈에서는 네이트온의 어플을 버전업했지만, 솔직히 사용성에서 너무 불편해서 멀리하게 되더군요. 이 때, 분명히 때를 한번 놓친 것입니다.


네이트온은 스마트폰이 도입되고 카카오톡등의 IM이 자리를 잡기 전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속칭 '국민 메신저'로 한 시대를 누렸었고, 다양한 기능들이 제공되어 전세계적으로 자리잡고 있던 MSN 메신저 마저 밀어냈던 메신저계의 대표주자였었죠. 그렇게 풍부한 인프라를 가졌음에도 스마트폰으로의 연계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PC기반이 가장 튼튼한 네이트온이었기에 스마트폰등의 모바일 기기와의 연계를 만들기에도 나쁘지 않았을 상황인데 말이지요.


얼마전 카카오톡이 PC버전의 베타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최강자가 드디어 PC와의 연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지요. 네이트온은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전에 다음의 마이피블이나 네이버의 라인 등은 이미 PC와의 연계를 완성한 상태이지만, 인프라에서 밀려 아직까지는 카카오톡의 덩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죠. 그 이유는 이미 카카오톡에 너무 많은 인프라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사리 옮겨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카카오톡은 한동안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기까지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입니다.


네이트온의 IM화?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군요.

가장 선두에서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쉽사리 트렌드를 읽지 못했고 시장이 한번 뒤흔들리고 나서야 똑같은 포맷으로 뒤쫓아 갈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니 과연 네이트온의 행보가 반갑게 만은 다가오지 않습니다.




난 반대일세! 업무용은 업무용으로 남아주시게!




각자의 사용성은 다양하리라 생각되지만, 저에게 네이트온은 이제 업무용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아직도 개인적인 연락을 위해 네이트온의 메신저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업무용과 뒤섞여버린지 오래되었고 업무시간 이외에는 가능한 접속을 꺼리게 되는 행동패턴도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채널이야 카카오톡등의 IM이나 페이스북 채팅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편리하고 빠르기 때문에 점점 네이트온의 사용성은 업무용으로 굳혀지게 되더군요. 파일을 주고 받기 좋고, 로그를 남기기 좋으니 업무용으로 이보다 편리할 수는 없을 듯 보이기도 합니다. 


네이트온이 '국민 메신저'가 되어 장점을 갖추기도 했지만, 업무용으로 활용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멀리하고 싶은 이미지를 남기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개인의 사용성 문제라고는 하지만, 네이트온 이외에도 개인적인 채널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업무시간 이외에도 네이트온에 로그인하여 업무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SK컴즈는 이런 사실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갑자기 SK컴즈의 인지 사실을 궁금해하는 것일까요? 전화번호를 통한 등록을 시작한다는 내용 때문입니다. 카카오톡이 초반에 크게 자리를 잡았던 것은 개인들이 가진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인맥을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안정화가 되기 전에는 이것 역시 한번 큰 진통을 겪게 되기도 했었지요. 네이트온이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갑자기 서비스를 바꾸게 된다면 또한번 큰 진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업무용으로 분리해서 사용하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영역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카카오톡을 업무용으로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저와 제 주변의 지인들의 경우는 가능한 분리하고 차라리 문자나 전화로 돌리는 경우들이 많아서 이런 생각을 해볼 수 밖에 없나봅니다. 이미 몇년이 지나면서 정리된 나름의 사용성을 다시한번 크게 흔드는 계기가 될 듯 합니다.


이번 전화번호 중심의 네트워크 형성으로의 변화가 과연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의 니즈에 의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SK컴즈의 니즈에 의해 지금까지의 사용성을 뒤엎고 선택을 강요하는 경우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네이트온을 아직도 개인적인 채널로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 도 있겠지만,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직장인의 짜증과 한숨이 들려오는건 저만의 환청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보안은? 이제는 장담할 수 있는 것인가?


네이트, 네이트온이라고 하면 아직도 가장 머리 속에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해킹입니다.

네이트온을 사용하면서 "잘 지냈니? 오랜만이야. 나 급하게 돈이 좀 필요해"라는 대화창은 수도 없이 봐왔을 것입니다. 지금은 정말 사라졌나요? 플랫폼이 약해지고 더 많은 꺼리가 있는 쪽으로 이동했을 뿐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NATE가 해킹당해 개인정보들이 빠져나간 사건도 있었습니다. 당시 네이트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용자들에게 어떤 보상이나 명확한 해명등은 없었고, 사과와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라는 내용 뿐이었습니다. 신뢰를 회복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아직도 불안한 마음으로 네이트를 이용하는 중입니다. 물론, 비밀번호도 바꾸고 노출되는 개인정보도 다시한번 손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타이밍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해킹 사건 이후로 다른 사이트들도 털리는 경험이 있어서 전부 한번씩 비밀번호를 변경하게 만들어주었지요.


저만 그럴까요? 많은 사람들이 네이트와 네이트온이라면 떠올리게 되는게 보안의 문제인데, 그리고 이미 해커들에게는 나름의 솔루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지는데, 그들에게 나의 전화번호 리스트를 공개하라구요?

물론,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전적이 있고 그에 대한 대응에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저의 전화번호 리스트에 접근을 한다는 생각을하니 겁부터 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연히(!) 사용자의 의사를 물어보고 전화번호에 접근을 하고 리스팅을 하겠지만, 만에 하나 실수라도 할까봐 걱정되는군요. 그리고 서비스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기존의 ID+전화번호가 아니라 조금은 강제적인 접근이 시도된다면, 저는 과감히 네이트온을 버릴 생각입니다.

네이트온의 사용성보다 제 전화번호 리스트가 더 중요하니깐요. 


SK컴즈는 이런 사용자들의 불안을 잠식 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내용등을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지시켜주던가 다른 대안을 미리 충분히 제시해야 옳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불안이 남아있는 상태에서의 전화번호 기반 등록으로의 변화는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이탈을 조장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지금 네이트온이 킬러 서비스로 내세워야 할 것은 파일전송이 아니라 '보안'입니다.




파일 전송이 킬러 서비스??


SK컴즈는 이번 네이트온의 변화로 PC와 모바일의 연동을 강화하고 킬러 서비스로 '카카오톡이 하지 못하는 파일전송'을 킬러 서비스로 내세웠습니다. '흠... 이게 뭐? 어쩌라고? 이게 킬러 서비스야?'라는 생각이 먼저 스치는군요.

그냥 네이트온만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네이트온만의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게 아니라 카카오톡의 위세에 신경쓰며 따라가기 전략만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파일 공유도 short URL을 통해서 공유가 가능합니다. 조금은 번거로운 방식이지만, 네이트온이 그 번거로움을 줄여준다고해서 과연 네이트온을 사용해야할 빈도가 많이 늘어날까요?


모바일 시대에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사용패턴에 대해서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네이트온의 메신저 중심의 사용성에서 접근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되며, 모바일 사용자의 니즈나 사용패턴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바일의 영향으로 점점 단순화되고 간략화 되어가는 시점이고 파일을 전송해서 보관하기 보다는 클라우드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사용성이 변화하고 있는데, 파일전송을 킬러 서비스로 내세운다? 그리고 카카오톡과 비교한다? 과연 네이트온만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사용하고 싶은 니즈를 던져줄 서비스인지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그리고 PC에서 파일을 보내는 사람과 스마트폰에서 파일을 받을 사람의 입장은 생각을 해보셨나 모르겠습니다.

PC에서 작업하던 파일이나 코딩되지 않은 파일을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모바일로 보낸다? 몇백MB가 되는 PPT나 몇십MB가 되는 엑셀파일... 모바일에서 받는 사람들은 트래픽 걱정이 앞서지 않을까요? 파일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도 곤란한 일이고, 클라우드처럼 묶어놓을 수도 없는데 말이지요. 아! 네이트온의 장점중 하나인 메일로 받기??? 킬러 서비스인지 다시한번, 사용자들의 모바일 상황을 고려한 서비스인지 또한번 생각해볼 수 밖에 없어지는군요.




싸이월드로 못 느꼈나? 돈냄새부터 없애는게...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에 밀렸습니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시작한 네크워크 서비스이고, 플랫폼도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왜 페이스북에게 밀렸을까요? 사용자들의 편의성이나 사용성을 보장하고 발전하는게 아니라 돈냄새만 덕지덕지 늘어나는 모습과 그것을 위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는데도 이익을 위해 돈냄새만 풍겼기 때문이죠. 그 타이밍에 무료에 강력한 공유 기능을 제공하는 페이스북이 등장했으니, 스킨을 위해 도토리를 결재하기보다 깔끔하고 편리한 무료 서비스로 옮겨가게 된 것입니다.


네이트온은 어떨까요?

접속하면 광고창이 뜹니다. 네이트 홈페이지가 뜹니다. 설정을 해놔도 업데이트 될 때마다 다시 뜹니다. 

네이트온을 실행되면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들은 기프티콘이니 운세니 하는 서비스 아이콘들입니다. 설정에서 간편보기로 빠르게 바꾸게 됩니다. 서비스를 위한 업데이트도 있겠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이 설정을 리셋하는 업데이트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가요? 네이트온의 수익을 위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싸이월드가 그랬든 네이트온도 덕지덕지 돈냄새를 풍기며 사용자들의 UI를 간섭하고 있는 것이죠. 사람들이 카카오톡에 왜 열광했을까요? 카카오톡을 이용하면서 전면에 광고가 나오거나 사용 중에 돈냄새가 강요되나요? 선택에 의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인프라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네이트온이 전화번호 기반으로 바꾸려는 것은 카카오톡으로 유출되어 작아진 사용자들의 수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그것을 바탕으로 또다시 마케팅 활용재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죠.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수익을 위한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수익을 발생시키는 방식이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 그것을 따르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면서 유입만을 다시 챙기려는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변화요? 사용자들이 바라는 점은 변화가 있는 것인가요? 

사람들이 왜 싸이월드를 외면했고, 네이트온을 외면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반성해야 될 것입니다.

변화의 시점도 너무 느리지만, 변화의 방향도 너무나 느리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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