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또다시 아이폰을 조롱하는 갤럭시 S4 광고의 문제점

붕어IQ 2013. 5. 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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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갤럭시 S4 광고에 대해서 2% 아쉽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불과 며칠 전입니다.

갤럭시 S4의 광고들, 아직 2% 부족한 이유 - 붕어IQ

갤럭시 S4의 기능을 잘 나타내고 있지만, 그것들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나 아직도 메세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욕심이  묻어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나름대로 갤럭시 S4의 기능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실제로 매체(공중파)를 통해 광고를 볼 때에도 괜찮은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에 2% 아쉬운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갤럭시 S4의 새로운 광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Graduation Pool Party(수영장 졸업 파티)'라는 제목의 1분 30초짜리 광고입니다.




아마도 북미용으로 제작된 광고인 듯 한데, 보는동안 기분이 개운하지 않는군요.

예전부터 삼성의 광고들에서 보여지는 아쉬움과 그것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서는 몇번이나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에도 반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갤럭시만의 장점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상황설정은 좋다.


수영장이란 장소와 졸업식 파티라는 설정은 상당히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 속에서 갤럭시 S4의 장점이 될 수 있는 기능들을 잘 녹여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으니 말이죠.

직접 스마트폰에 손을 대지 않고, 통화가 가능하게 하는 '에어 제스쳐' 기능은 립을 뜯으며 두손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잘 잡아서 표현했습니다. 




역시나 오일이 손에 묻어서 기기를 만지기 애매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에어 뷰' 기능도 상당히 유용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수영장이라는 상황이 극단적이면서 명확한 기능의 장점을 보여주는 기능으로 작용합니다. 이 기능들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참으로 자연스럽게 잘 나타내주고 있으며 파티라는 분위기 또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이시켜 줍니다.




S빔 기능은 안드로이드빔보다도 사용성을 높인 고유의 기능으로 참으로 칭찬할만한 기능이고, 기존의 광고들에서도 S4의 장점으로 많이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부럽기도 한 기능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번 광고에서는 가족 사진을 자기 카메라로 찍어주고 친구에게 바로 전달하는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상당히 긍정적인 사용법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움직임이 있는 장면을 고속으로 여러장 찍어서 한장에 남길 수 있는 '드라마샷' 기능도 다이빙이라는 상황에 맞춰서 제대로 활용법을 제안해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모콘 기능으로 실내의 TV를 콘트롤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수영장 파티라는 상황설정으로 많은 기능을 녹여서 보여주기에 참 좋았다는 느낌을 마무리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번 'Graduation Pool Party'에서는 삼성 갤럭시 S4의 구매를 자극할만한 재미난 기능들을 참으로 잘 녹여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들만 좀 더 드라마틱하게 연결해서 보여주어도 상당히 괜찮은 광고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삼성은 이번 광고에서 또다시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광고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향해 있으면 안된다.


'Graduation Pool Party'라는 상황이 장점을 알리기에도 좋지만, 삼성에게는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상황으로도 좋았나봅니다. 새롭고 쿨한 모습을 보여주는 고등학생들과 조금은 고루한 이미지가 있는 부모님 세대를 비교하기에도 좋은 상황이니깐 말이죠. 실제로 광고를 보는 내도록 갤럭시 S4의 기능을 활용하여 무엇인가 새롭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모두 파티를 즐기는 고등학생들이고, 그들의 기능에 놀라며 부럽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은 부모님 세대입니다.

아이들이 S빔으로 사진을 나누자 아이폰으로도 해달라는 부모에게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거나 갤럭시 S4의 신기능을 사용하면 무엇인가 우월하다는 이미지를 계속해서 전달하려고 합니다. 기능이 새롭고 활용성이 좋은 것은 분명히 자랑하고 비교 우위를 표현하는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에서도 삼성이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은 비교 대상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갤럭시S3의 광고들에 나타나는 일관성의 위험 - 붕어IQ

갤럭시 S3가 처음 나올 때의 광고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비교를 하는 것은 항상 물건이나 기기에 머물러야하지 화살이 사람을 향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의 부모들을 dumb(멍청이) 취급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이폰은 전형적으로 부모세대나 늙은 사람으로 표상되는 올드스쿨이 사용하는 폰으로 포지셔닝 시키면서 갤럭시 S4는 쿨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사용하는 뉴스쿨의 스마트폰 정도로 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광고 속에서 등장하는 부모 세대가 "어떤 스마트폰들은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더 스마트하다는 말이냐?"라는 질문까지 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시한번 이야기를 해보지만, 비교광고라는 관점에서는 효율적인 상황설정이고 갤럭시 S4의 우월한 모습을 보여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부모 세대를 바보스럽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갤럭시 S3에서도 극단적인 이미지를 사용해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바보스럽게 묘사하더니 이제는 부모님들을 그 타겟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단계 더 확장해서 생각하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조금은 바보스러운 부모 세대와 같은 모습이다'라는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열심히 공부시켜서 고등학교 졸업 시켰더니 부모 무식하다고 무시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부모님들도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시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더 많은 비율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북미의 고등학교 상황을 본다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누구를 타겟으로 한 광고인지도 '?'를 띄우게 만드는군요.




일관성 있는 것은 좋지만, 바꿀 것은 바꿔라!

삼성의 '애플에 묻어 가기' 전략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매번 광고마다, 특히 북미에 진행되는 광고들의 경우는 꼭 애플을 들먹이거나 애플을 조롱하고 비교하는 광고들이 대부분입니다. 일관성 있게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을 반영하고 사람들에게 인정과 납득을 받을만한 부분까지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지나치게 조롱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전략을 변경해야 하지 않을까요? 


북미에서의 점유율이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애플을 까거나 걸고 넘어지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광고들을 통해 과연 삼성은 누구에게 이 광고의 메세지들이 먹혀들기를 바랄까요? 지속적인 메세지의 노출로 이미지를 조작하고 세뇌라도 할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도 부모들을 바보로 만들면서 말이지요.



윈도우폰의 현재 모습이 담긴 루미아 920의 광고 - 붕어IQ

비교 광고의 포인트를 아주 잘못 잡아서 삽질했다고 생각하는 루미아 920의 광고보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이 광고에서도 너무 신랄하게 사람들을 비교하고 자신들의 루미아 920을 포지션 할려고 했지만, 자승자박에 걸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기능들을 잘 보여줘놓고는 사람을 향해있는 비교와 조롱들이 과연 얼마나 삼성 갤럭시 S4의 이미지를 높여줄 지 궁금해지는군요. 


정말이지 이렇게 비교를 할 경우였다면, 똑같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이폰과 갤럭시 S4를 놓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폰이 너무 오래됐다'라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무리한 비교와 너무나 작의적인 상황을 만들어 메세지를 교육 혹은 세뇌시키려는 것은 소비자를 여전히 우매한 dumb(바보)로 바라보고 있는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갤럭시 S4의 광고를 바라보면서 싫증나기 시작합니다.

나름의 포지셔닝을 끝냈을 상황인데도 아직까지 애플을 이미지를 활용해서 비교광고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라 갤럭시 S4의 광고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느낌을 전해줄 것입니다. 어느 한 쪽을 나쁘다고 밟고 자신이 우월하다는 메세지 속에는 부정적인 늬앙스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부정적인 늬앙스는 쌓이고 쌓여 점점 더 큰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이고 삼성은 항상 누군가를 까는 기업으로 이미지가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단기적인 '까기' 이미지야 또다른 이미지 광고들로 상쇄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비교 광고만을 하는 기업으로 이미지 포지셔닝이 된다면 이것을 뒤집기 위해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Avis의 2위 광고는 비교광고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례>


삼성의 얼마전 갤럭시 S4의 광고들은 2% 부족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Graduation Pool Party'도 기능과 활용법을 보여주는 표현력등에서는 상당히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애플을 비교하고 까기만하는 모습에서 스스로 2등의 포지셔닝을 만들어가는 것 뿐임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2위임을 인정하고 2위가 해줄 수 있는 장점을 속시원히 제안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라면 독단적으로 1위임을 계속해서 어필할 수 있는 다른 전략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계속해서 비교하며 조롱하는 갤럭시의 광고는 이제 식상하고 볼 때마다 걱정과 아쉬움이 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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