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윈도우8의 7~8인치 폼팩터는 바람직한가?

붕어IQ 2013. 5. 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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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아마존에 에이서(acer)의 8인치 윈도우8 태블릿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W3로 알려진 이 제품을 보고 있으니 최근 MS에서 보인 몇몇 움직임들이 겹쳐지는군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호와 선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이 될 것 같아서 환영하는 편이지만, 과연 윈도우8의 폼팩터가 적정한 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는군요.




7인치 영역, 태블릿에게는 최고의 영역, 노트북에게는 무리수?


개인적으로 7~8인치의 사이즈는 태블릿이 기능성과 이동성을 동시에 만족 시켜줄 수 있는 나름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작지 않은 디스플레이와 이동에 무리가 가지않는 사이즈와 무게, 뷰어로써의 활용으로 적당하기 때문에 태블릿에게 상당히 어울리는 사이즈이고, 실제로 대표적인 iOS와 안드로이드에서도 7~8인치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우8도 7~8인치로 나오는 것이 무슨 대수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미 많은 니즈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는군요. 10인치의 서피스가 있으니 8인치급의 또다른 폼팩터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0인치급의 윈도우8 머신을 사용해보고 좀 더 이동성이 좋은 녀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겠죠.


하지만, 제가 윈도우8의 폼팩터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인 이유는 윈도우8의 정체성을 생각해봐야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윈도우8, 스타트 버튼 돌아올까? - 붕어IQ

어제 윈도우8의 스타트 버튼과 관련된 글을 쓰면서도 제기했었던 문제이지만, 윈도우8은 현재 다른 iOS나 안드로이드가 플랫폼에 따라 별도의 OS를 가진 것과는 다르게 2가지 플랫폼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 다 사용이 가능하니 장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이 의외로 묘연한 느낌을 남겨주고 있다는 것이죠. 윈도우8을 어느 플랫폼으로 기울여서 생각해야하느냐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7~8인급의 윈도우8이 나타난다면 이것을 태블릿으로 봐야할까요? 노트북으로 봐야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영역과 사용성으로 봐야할까요? 위에서 제가 7~8인치급이 태블릿에 최적화된 사이즈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서 시작됩니다. 에이서의 아이코니아 W3 같은 모델은 태블릿의 느낌으로 어필하게 됩니다. 이동성이 좋고 뷰어로써도 나쁘지 않을 정도의 스펙입니다. 가격대와 해상도도 경쟁 제품인 아이패드 미니보다 좋아보입니다. 태블릿으로써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윈도우8의 안타까운 점이 부각됩니다. 태블릿으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디자인된 스타일 UI에서 사용자들이 충분한 사용성을 가지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제가 아직 윈도우8 사용 기간이나 시간이 적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스타일UI상에서는 태블릿에 기대하는 기능들이나 경쟁 제품들이 제공하는 앱들의 장점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직까지는 인프라도 그렇고 사용성에서 태블릿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윈도우8이 가진 장점인 데스크탑 모드의 지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스타일UI에서 충분하지 못한 사용성을 데스크탑에서 보완할 수 있으니 말이죠. 7~8인치의 윈도우를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되시나요? W3처럼 키보드를 연결해서 노트북처럼 사용을 시도해봅니다. 해상도는 1280X800입니다. 과거 10인치의 넷북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답답함과 아쉬움이 몰려오는군요. 거기다 화면이 작은 7~8인치에서 위의 해상도를 보면서 윈도우의 작업들인 워드를 비롯한 다른 작업을 수행할 것을 생각하니 억지스럽게 구겨서 작업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실물을 가지고 경험을 해봐야하겠지만, 기존의 경험들이 그다지 좋은 기대감을 만들어주지는 않는군요. 거기다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1280X800의 해상도로 데스크탑 모드를 터치할 것을 생각하니 스타일러스 펜은 필수로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아직 조금 아쉬운 데스크탑에서 터치UI의 활용성을 보완할 패드나 마우스등도 필요성이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태블릿으로도 아직 부족한 감이 있고, 그것을 매워줄 데스크탑 모드로도 뭔가 어정쩡한 모양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물론, 개인적인 사용성에서 넷북 정도의 해상도에 이동성을 더 크게 증가시킨 녀석을 원했던 사람들이나 스타일UI의 뷰어로 활용이  더 큰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을 수도 있겠지만, 윈도우8이 가진 두가지 모드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무리수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거기다 윈도우8이 아직은 두 가지 모드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말이지요.




윈도우8의 폼팩터 무엇이 문제인가?


MS가 직접 내놓은게 아니라 에이서가 먼저 내놓았군요. 그렇다면 MS도 7~8인치의 서피스를 내놓을까요?

에이수스에서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있었고, MS에서도 최근에 유사한 소식을 내비쳤습니다. 그렇다면 7~8인치의 서피스가 나올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W3와 똑같은 문제는 도사리고 있습니다. 태블릿으로 특화된 것도 아니고 노트북으로도 애매한 형태로 나와봐야 근원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윈도우8이 바랬던 모바일OS와 데스크탑OS의 융합은 오히려 현재에서는 너무 서둘러서 갈피를 잡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윈도우8은 따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7~8인치가 되어도 똑같은 리소스를 사용하게 되겠지요.  태블릿으로 사용성이 조금 더 기울어져야하는 7~8인치급에서 굳이 더 큰 OS와 리소스를 할애해서 용량과 사용감을 떨어뜨려야하는 것이지요. 만약, 서피스 RT마냥 데스트탑 모드를 빼버린다면? 윈도우8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을 빼놓고 가는 것인데, 과연 승산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장점을 생각해보자면 경쟁 제품들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아쉬운대로 급하게 윈도우 작업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앱과 데스크탑 모드의 발전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만간 '윈도우 블루'도 나올테니 또다른 변화를 기다려봐야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의 윈도우8의 7~8인치 폼팩터는 경쟁사들이 갖춘 라인업과 성공한 시장을 따라가려는 섣부른 판단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과연, 지금 윈도우8의 8인치 모델을 손에 들고 다른 태블릿이나 노트북보다 좋은 사용성이나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11인치급의 탭북에서는 노트북으로의 활용성이 더 높기 때문에 스타일UI의 보조적인 활용이 괜찮은 모습이었지만, 7~8인치의 태블릿으로 기울어진 사용성에서는 과연 어떤 장점을 부각시키고 활용해야 될 지 잘 떠오르지 않네요. 그냥 적당한 웹 뷰어 정도? 하지만, 그것도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군요.


윈도우8이 처음 출시 소식을 발표했을 때부터 조금은 이른 모습이라고 걱정했습니다. 

모바일 기기와 터치UI에 최적화된 OS가 아직도 한창 발전중인 상황에서 MS는 모바일에 적당한 UI와 데스크탑에 최적화된 윈도우를 버무려 놓았기 때문이죠. 데스크탑에서 가장 많이 익숙해진 입력방식인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하는 UX를 터치UI와 뒤섞어 놓는 것이었고, 현재의 데스크탑 모드는 아직 터치UI에 최적화를 못한 느낌입니다. 애플의 경우가 각각의 OS를 만들고 특화시켜가면서 UX를 통합하여 연결고리를 만들고 점진적으로 통합해가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통합된 OS로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 가능하다면 최고의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플랫폼이 가지는 최적화된 입력방식과 표현방식을 완전히 통합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MS에서 조금 급진적으로 시도를 한 것이지만, 과도기적 성장통은 분명히 겪어야 할 것이고, 그것이 점점 가시화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윈도우8의 7~8인치 폼팩터는 이러한 성장통을 가장 극명하게 시험하게 될 무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윈도우8의 7~8인치 폼팩터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윈도우8을 사용해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별도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완성도가 필요하다'입니다. 스타일 UI모드가 되었건, 데스크탑 모드가 되었건 어느 것이든 확실한 사용성을 확보해주고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윈도우8에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터치UI가 될 것인데,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기존의 UX위에서도 충분한 메리트를 가질 수 있도록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터치UI가 더 잘 살아날 수 있는 것은 스타일 UI일 것이고, 이것에 대한 완성도와 인프라를 키우는 것이 폼팩터보다 우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앱스토어에 검색도 불편하고, 페이스북 또한 끌어들이지 못한 상황에서 플랫폼의 다양화만 추구하는 것은 순서가 틀린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음으로는 윈도우7과 사용성이 유사한 데스크탑 모드에서 터치UI를 개선해야할 것입니다. 키보드의 활용이 더욱 커지는 데스크탑에서는 터치패드나 마우스의 조합이 오히려 더 큰 이점을 보이고 있고, 터치UI로는 오히려 불편한 사용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터치UI의 장점을 크게 느낄 수가 없더군요. 알트+탭을 대신하는 작업창 전환정도? 통합된 모습의 OS를 꿈꾼다면 굉장히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통합된 OS의 모습은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메리트를 가질 것이고, 당연히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윈도우8 또한 시간이 지나면 현재 고착화된 PC 사용환경을 크게 한번 바꾸어줄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한 이상까지 달려가기에 현실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아보입니다. 너무 급진적인 모습으로 시장을 이끌려할 것이 아니라 최종 목표를 보여주고 기대감을 높인 다음 단계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처한 문제점들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신들의 이상을 강요하며 따라오라는 것은 대안적 선택이 많은 현재에는 무리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윈도우8은 폼팩터보다 좀 더 완성도와 활용성을 다듬어야 할 때라고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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