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블랙베리, Q5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하나?

붕어IQ 2013. 5. 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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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블랙베리(BlackBerry)가 자신들의 '월드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쿼티(QWERTY)모델인 Q5를 발표했습니다.

BlackBerry announces Q5 QWERTY phone for emerging markets this summer - The Verge

시장에서 아직도 쿼티 자판을 달고 있는 기기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BB의 Q5 발표는 조금 의외이기도 하고 BB의 현재위치를 설명하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하네요.



1월을 BB10 OS를 발표하며 풀터치 방식의 Z10과 다시 쿼티를 노린 Q10을 내놓았지만, 초반의 반짝 성적을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마이너 모델인 Q5를 행사를 통해 소개하고 기존의 시장들이 아닌 신흥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는 것이 BB의 현재 위치와 위기를 다시한번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군요.




Q5는 어떤 녀석이길래?


지금까지 모아본 간략한 스펙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3.1" 720 x 720 LCD display

▶ 1.2GHz dual-core processor 

▶ 5-megapixel camera

▶ 8GB of internal storage

▶ microSD card slot for storage expansion

▶ Q5's battery is not removable

▶ white, red, black, pink colors

아무리 생각해도 최근에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스펙들과는 상반되는 길을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연초에 발표했던 Q10보다는 부족한 사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케이스의 재질도 광택(glossy)한 플라스틱이라 프리미엄 라인과는 거리를 멀리하고 있구요. 


It's set to launch in parts of Europe, the Middle East, Africa, Asia, and Latin America starting in July.

현재 알려진 가격은 없지만, 7월부터 유럽 일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출시를 할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영국 등에서 초반 인기몰이를 했던 Z10, Q10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 블랙베리가 그래도 위의 지역들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저가정책으로 스마트폰 엔트리급 모델라인을 파고드는 듯 보입니다.




Q5는 트렌드를 잘못 읽은 듯...


애플의 아이폰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삼성이 많은 보급형 라인을 갖추고 있고, 윈도우폰의 노키아도 저가형 모델들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블랙베리 Q5를 선택할 이유는 무엇이 될 지 궁금해지는군요. 과거에 강세를 보였던 지역의 기록을 가지고 Q5를 내놓으며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엔트리급 모델들이 인기를 얻는 지역이라고 해도 이제는 가격만으로도 경쟁이 되지 않을 상황이고, OS와 인프라의 경쟁으로 내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안드로이드와 MS가 무섭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에 뛰어드는지 궁금하군요. 그것도 자사의 행사를 빌어서 스스로 저가형이 우세한 지역을 타겟으로 노린다고 밝히면서 말이지요. 


BB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기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이 가졌던 솔루션이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이 그 편리를 넘어선 다른 편리들을 제공하고 있었을 때에도 BB는 자신들의 BBM이나 보안 기술 등을 믿으며 동반 발전을 하지 못했었죠. 그리고 오랜 부진을 깰 듯 쿼티를 버리고 터치UI를 채택한 Z10에서도 BB는 무엇인가 시장의 트렌드를 읽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시장은 더 많이 즐길 수 있고, 더 많은 편리함을 원하는대도 업무용 기기같은 느낌을 활용성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BlackBerry bringing BBM to Android and iOS this summer - The Verge

BB가 나름 변화를 시도한 것은 BBM을 다른 OS들과 연동시키는 정도? 그리고 Channel을 통해 소셜에 대한 활용을 높이는 정도를 최근 보여주기는 했지만, 결국 다른 경쟁사들 혹은 서드파티 앱들로 가능해진 기술들일 뿐입니다. 초기 쿼티를 기반으로 메세징에 유리했던 것에 사로잡혀 오히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만 반복될 뿐이군요. BB는 BB10를 발표하는 시점에서 앱과 인프라를 더욱 챙겼어야 하는데 이미 놓쳐버린 후라고 생각되는군요.




BB, 이제 프리미엄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을지도...


1월에 있었던 Z10과 Q10의 프리미엄 라인이 무너지고, BB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어떻게 보면 이제는 BB11과 같은 OS의 변화와 인프라의 빠른 확충을 하더라도 경쟁사들의 입지들이 너무 확고해지고 있어서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가운데, BB가 선택한 길은 '저가형'인 듯 합니다.


삼성의 성공사례 등이 있어서인지 애플의 점유율 하락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저가형에 대한 루머를 생각해보면, BB가 어쩌면 올바른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라인의 도움없는 저가형 제품은 성공하기 힘들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보완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게 생각입니다. (저가형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이어보겠습니다.)


Q5는 그런 BB의 아쉬운 방향을 대변하는 듯하고, BB가 이번 '월드 컨퍼런스'에서 BB가 Q5를 발표한 것은 오히려 자신들의 이미지를 저가형으로 포지셔닝 시키는 악수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Z10과 Q10이 가졌던 프리미엄의 이미지마저 버리게 될 듯 하니 블랙베리를 사용해왔던 사람들이 가질 상대적 손실감과 아쉬움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만약, Z10과 Q10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Q5가 발표 되었다면, 저가 라인업의 확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BB에게는 '프리미엄 라인의 포기와 함께 어려워서 궁여지책으로 저가정책을 택한다'는 이미지를 가져올 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Q5가 신흥시장에서 어떤 선전을 해줄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BB는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너 버린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되는군요.




기회는 있다?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살아나길 기대한다!


저가형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BB가 노리는 것은 신흥시장에서 실적을 올리고 기반을 다져서 다시 BB의 명성을 얻고 프리미엄의 인프라를 형성하여 쌓아볼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저가형을 잡으면 수치적인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다른 투자와 발전을 시도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BB가 노리는 시장에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더 많은 인프라를 가진 경쟁사들도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명, BB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BB는 엔트리급 Q5로 그 시장들을 노리는 수를 던졌습니다.


과연, BB의 기사회생은 신흥시장에서 시작될 수 있을까요?

Q5가 저가전략이 과연 BB의 옛 영화를 어느정도 챙겨줄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보게 되는군요. 

그리고 스마트폰의 다양화를 위해 BB의 존속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나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BB인지라 살짝 응원을 보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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