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이 의미하는 것은?

붕어IQ 2013. 5.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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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올해의 구글 I/O에서 의외의 하드웨어를 내놓았습니다.

삼성의 갤럭시 S4에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 OS를 심어 놓은 것입니다. 구글이 지금까지는 자신의 새로운 OS를 HTC나 삼성, LG 등과 협업으로 자체 제작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레퍼런스폰이 엘지의 넥서스4였다는 점을 감안하고 넥서스5를 엘지와 준비 중이라는 루머들이 떠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을 듯합니다.


6월 26일부터 구글 스토어에서 부트로더가 언락된 채로 $649에 판매를 할 예정인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을 두고 생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구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이번 구글의 갤럭시 S4에 순정 OS를 심은 결정은 정말이지 의외의 사건입니다. 

자신들이 직접 제작을 의뢰하는 레퍼런스폰의 의미가 아니라 최신의 스마트기기에 OS를 심은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그들이 유지하던 소트웨워키 등을 포기하는 행동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구글도 이번 순정 갤럭시 S4에 '넥서스(NEXUS)'라는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넥서스5나 다른 이름을 붙였다면 구글의 기본 수순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넥서스를 붙이지 않은 것에서 구글 나름의 의도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구글의 레퍼런스폰들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순정의 상태로 구글 친화적인 구조와 서비스의 완성도가 좋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성능에 비해 괜찮은 가격으로 제공되었기 때문이죠. 또한, 순정 상태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면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왜 굳이 삼성에게 몰아주기를 한 것일까요?

넥서스10에서도 삼성이 빠지지 않고 참여를 한 것도 그렇지만, 구글의 삼성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일까요? 




그보다는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보는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가트너의 발표에 의하면 2013년 1분기의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삼성이 30.8%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일 브랜드로는 최고이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이 되겠지요. 이번 구글의 선택은 아무래도 이 점유율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우선 해보게 됩니다. 구글은 넥서스4에서 낮은 가격으로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은 넥서스 경험(NEXUS Experience)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판단을 했을까요?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를 경험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서 점유율이 높은 삼성을 택해서 구글의 경험을 심어주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구글 I/O를 통틀어 생각해보면 구글이 새로워진 서비스를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모바일로 가장 빠르고 구글이 의도하는대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통신사나 제조사의 커스터마이징이 들어가지 않은 순정 안드로이드 OS이겠지요. 소문만 무성하던 모토로라와의 X폰은 지지부진하고 다음 넥서스5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구글 I/O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들을 하드웨어의 완성도와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를 활용하여 타이밍 좋게 퍼트리려는 것은 아닐까요?

구글 자신의 입지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는 넥서스5나 X폰이 준비되지 않아도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을 무리없이 빠르게 배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그것도 하드웨어 스펙이 현재는 최고인 갤럭시 S4이니 하드웨어의 스펙 때문에 OS가 느려보이거나 부하가 걸려보이는 일은 적을테지요. 


구글이 이러한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고 순정 OS의 장점이 크다고는 하지만, 저항감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가격입니다. $649에 오픈된 이번 갤럭시 S4 구글에디션은 OS의 장점 말고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는데 말이지요. 삼성의 자체 터치위즈 UI에서 지원하는 갤럭시 S4의 기능들은 오히려 제한이 될 것인데, 기존 갤럭시 S4와 비슷한 가격이라면 구글 순정 OS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부트로더 언락되어 자유롭다는 것과 레퍼런스 만으로 다른 장점들을 포기하며 자신들을 선택하라? 기존 넥서스 시리즈들이 합리적인 가격이었고, 특히나 넥서스4의 놀라운 가성비를 안겨준 구글이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을 꺼내들어서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한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실험적인 모습이나 다음에도 언제든지 출시된 모델에 순정 OS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인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하지만, 이렇게 언제든지 기존의 모델들도 안드로이드 순정 OS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넥서스 시리즈는 기존과 같이 합리적 가격으로 생산해버린다면? 구글은 이번 삼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또하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구글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구글로써는 손해볼 것 없는 선택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든 트렌드에 따라 자신들의 활용성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최고의 수혜자는 삼성.


삼성은 태블릿인 넥서스10으로 젤리빈의 레퍼런스를 경험했지만, 스마트폰으로의 경험은 아쉬운 상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구글 I/O의 발표를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에 대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초기 삼성이 구글의 레퍼런스폰을 제작하면서 급진적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을 점령했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엘지 또한 넥서스4를 기점으로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은 삼성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루머로 떠돌고만 있지만, 넥서스5의 제작을 엘지가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상황에서 이렇게 순정 젤리빈이 갤럭시에 올라간다는 말은 안드로이드의 다음 버전 또한 갤럭시 S4에 고스란히 올라간다는 말이 되고, 엘지가 가져갈 레퍼런스의 장점을 삼성도 가져가게 된다는 뜻이 되어버릴 듯 합니다. 삼성이 단순히 갤럭시 S4의 하드웨어만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있기는 하지만 구글에서 직접 순정 OS를 갤럭시 S4에 올리는 작업은 하지 않을테니 말이죠. 


OS의 장점만을 뒤로하더라도 삼성은 구글 스토어에서도 갤럭시 S4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점유율면에서도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OS는 순정이 올라가겠지만, 하드웨어는 삼성이고 구글의 레퍼런스폰 장점을 등에 업고 어느정도의 판매율은 나올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죠. 터치위즈UI를 포기하고 그냥 런처를 깔아쓸려던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구글 에디션이 가지는 장점은 상당히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이번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을 통해 넥서스라는 이름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래저래 최고의 혜택을 안게 될 것이고 지금도 최고인 점유율을 계속해서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구글+삼성의 안드로이드 진영을 과시하듯 말이지요.  그것도 갤럭시 S4의 초기 이미지나 실적이 조금은 아쉬운 타이밍에 기가 막히게 구글이 삼성을 서포트해주는 기분마저 드는군요. 


삼성은 점점 구글과 함께 안드로이드에서 또다른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군요. 




소비자의 반응, 그리고 앞으로에 주목


분명한 것은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이 가지는 의미는 생각보다 클 것이고, 지금보다 앞으로 구글의 행보를 더욱 지켜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구글 경험을 넓혀가기 위한 타이밍적인 선택인 지, 앞으로도 구글이 언제든지 꺼내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으로 정착될 지는 다음에도 유사한 케이스를 만들어내는지를 살펴보는 수 밖에 없을테니깐요. 다음 달 있을 MMWC 2013을 앞두고 구글이 욕심을 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구글은 이번 구글 I/O를 통해 내비춘 그들의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더 집중을 할 듯 싶습니다. 


이번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의 의미는 소비자들의 반응으로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레퍼런스의 장점으로 선택하던 구글의 레퍼런스폰을 고가에도 OS의 장점만으로 택할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넥서스 형제를 기다릴 것인지 말이지요. 구글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게 될 요인도 소비자의 선택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참, 뜬금없는 소식이기에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구글의 예측하기 힘든 행동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더 궁금해지도 하는군요.

일단, 갤럭시 S4에 순정 젤리빈은 올라갔고, 26일부터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되겠지요.

과연 어떻게 흘러갈 지 예상하기 힘들어지는군요. 다만, 저는 그냥 다음 넥서스5를 기다려보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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