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과연 누구를 위한 LTE-A인가? 마케팅에 뒤쫓기는 소비자!

붕어IQ 2013. 6. 24. 21:58
반응형


LTE, 롱텀 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이 상용화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진정한 4G냐? 라는 화두도 있기는 했지만, 3G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LTE를 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LTE가 아직도 제대로 자리를 잡았고 제대로 된 서비스가 되고 있느냐? 라는 의문을 던지기 바쁘게 LTE-A(Long Term Evolution Advance)가 상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첫 LTE-A, 누가 먼저?…SKT 26일·LGU+7월1일 ‘유력’ - 디지털데일리

현재까지 나온 소식으로는 6월 중으로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고, 늦어도 7월에는 상용화가 될 것 같습니다.

빨라지는 것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니 환영해야 할까요?

LTE-A를 두고 과연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라는 생각을 몇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보겠습니다.





 LTE-A란? 그리고 영향은? 



LTE-A는 주파수 2개를 묶어 1개 주파수처럼 활용해 속도와 용량을 2배 늘리는 주파수결합기술(CA, 캐리어 애그리게이션)를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지금 LTE의 이론적 최대 속도인 75Mbps를 2개 합친 것이 LTE-A 속도로 150Mbps가 되는 것이죠. 지금 SK나 LG U+등에서 광고하는 멀티캐리어(MC, 주파수부하분산기술)과는 다른 개념으로 다른 주파수대의 LTE 2개를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이죠.


LTE-A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이론적으로 현재보다 2배 빠른 이동통신이 가능하게 됩니다.

속도가 빨라지는 기술적인 발전에서는 상당히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새로운 기술을 위해 구축되어야 할 인프라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주파수(밴드)를 결합시켜주는 CA 기술은 지금 사용중인 스마트폰에서는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인프라와 새로운 스마트폰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죠.

새로운 판을 짜고, 새로운 마케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과연 이 새로운 판이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일까요?





 인프라, 과연 준비되었나?



LTE가 처음 등장할 때, 개인적으로 우려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과연 지금 내가 사용하는 3G도 아직 충분한 인프라로 혜택을 못 받고 있는데, LTE 인프라 확충에 돈을 쓰면 3G는 버려지나?' 였고, 실제로 LTE중계기가 3G의 중계기에서 모듈을 변경하는 것으로 활용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적잖게 실망을 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렇다면, 이제 LTE는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LTE-A가 나타나도 기존에 사용하던 주파수는 그대로이니 문제가 없을까요? 쉽게 생각을 해봅니다. LTE-A는 2개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동시에 2개의 주파수에 부하를 주게 되는 것이죠. 빠르기는 하지만,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2배가 된다는 뜻이 됩니다. LTE-A 사용자가 늘어나면 기존의 LTE 사용자들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통신사에서 이미 충분한 상태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 LTE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늘어난 가입자에 반해 초기보다 못한 체감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LTE의 인프라 확충보다는 일단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LTE-A를 도입하고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를 생각해봅니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도 엄청난 비용이기 때문에 인프라 전부를 구축해놓고 시작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초반 인프라를 갖추고 가입자들이 늘어가면서 그 돈으로 다시금 조금씩 인프라를 확충해가는 것이죠. LTE 초반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제대로 LTE가 동작하지 않고, 3G로만 넘어가서 사용되던 것을 기억하시죠? LTE-A도 똑같은 수순을 밟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LTE-A의 상대적인 효과를 위해 LTE의 인프라 확충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조심스레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신사별로 인프라를 구축해가는 정도를 공개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아마, LTE-A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LTE는 또다시 정체되거나 오히려 LTE-A를 위해 인프라를 내주지 않을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단말기는?



역시나 LTE가 처음 나올때를 생각해봅니다. 3G 단말기들이 최신을 내달리고 있었지만, 새로운 주파수를 활용하기 위해서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등장해야만 했습니다. 갤럭시 S2가 나온지 몇 달만에 갤럭시 S2 LTE 모델을 내놓았던 것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겠군요. 


이번에는 어떨까요? 이번 역시 삼성의 경우는 지난 4월에 출시된 갤럭시 S4의 LTE-A 버전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5 옥타곤도 아닌 CA(Carrier Aggregation) 기술이 발전된 스냅드래곤 800을 채용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있게 기술을 강조하며 내놓았던 AP도 2달만에 신형의 자리를 내놓게 된 것이죠.

요즘은 보통 약정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을 교체하지요? 2년~3년 주기가 다 되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겠지만, 2년 약정을 새롭게 시작한 지 2개월만에 똑같은 모습에 심장을 업그레이드한 모델이 나왔다면? 갤럭시 S4를 구입한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어떤 기분일 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업체들의 경우는 제품 주기상 적당히 다른 라인업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손실감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새로운 LTE-A를 위해 단말기들도 새롭게 판갈이를 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안그래도 짧아지고 빨라지는 스마트폰의 제품 수명주기(PLC, Product Life Cycle)를 더욱 짧게 만드는 요인들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요금제는?



사실, LTE-A 상용화 소식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걱정이 되던 것이 요금제입니다.

3G에서 LTE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미묘하게 요금들이 올라가고 3G에서 가졌던 무제한 데이터등의 장점들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판갈이를 하면서 업셀링(Up Selling)을 시도했고, 그것을 위해 상대적인 차이를 부각시키기도 했었지요. LTE-A를 상용화하면 또한번 판갈이가 가능한 것이고, 더욱 빠르다는 것과 듀얼밴드를 활용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또한번 업셀링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요금제도 새롭게 디자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LTE-A로 인해 달라질 사용습관이나 데이터 소비를 생각하면 교묘하게 높은 요금제를 쉽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음성통화나 문자등은 이미 수익구조가 아니라 기본요금 정도로 개념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에게 중요한 수익구조는 아무래도 데이터가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LTE-A를 통한 데이터 소비를 중심으로 요금제를 디자인할 것이고, 3G나 LTE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데이터 요금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보게 되는군요. 


물론, 철저하게 소비자를 배려한 부분은 그다지 없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빠른 속도만을 즐기라는 것일테죠.




 새로운 판갈이, 마케팅에 뒤쫓기는 소비자!


기술이 발전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편리를 누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편리인 지? 마케팅에 뒤쫓기는 것인 지? 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듯 합니다.

3G 시장이 포화에 이르며 경쟁이 과열되자, 정식으로 4G라 명명되지도 않았던 LTE를 억지로 등재해서 4G라 광고하며 대대적으로 판갈이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또한번 LTE-A라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판갈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이고 편리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의 서비스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유지해야하고 별도로 지속적인 발전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의 마케팅에 뒤쫓겨 새로운 판갈이에 휩쓸리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매번 판갈이가 될 때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 받게 될 것이라는 불안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씁쓸합니다. 지난 주말 설악산에서 여자친구의 LTE는 제대로 돌아가는데, 3G는 버벅이며 제대로 신호도 못잡던 것을 생각해보면 3G가 중심이던 시절에는 안 이랬는데?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더군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기대를 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손실감을 걱정해야 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LTE-A로 새롭게 판을 깔려는 통신사와 제조사. 과연 LTE-A는 누구를 위한 발전일까요?

이번에는 소비자들도 상대적 손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TM을 통해 "고객님~ 우수 고객이시기 때문에 LTE-A를 이용하실 수 있는 새로운 단말기로 교체를 해드립니다"라는 전화가 무지 걸려올 것 같아 겁부터 나는군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