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루미아 925의 좀비광고, 루미아는 비교광고 할수록 손해만 본다?

붕어IQ 2013. 6.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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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루미아 925가 본격적으로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여름에 맞춰 좀비라는 코드를 사용해서 상당히 재미있게 꾸몄습니다.

광고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까지는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과연 눈길을 끄는 것 이상의 메세지와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일단 광고를 보시겠습니다.






 


 재미있지만, 기억 속에 루미아는 없다?



광고를 보셨습니까?

길거리에서 갑자기 창백하고 눈이 빨깐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유인 지 모르지만, 곧 그것이 아이폰5의 플래시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플래쉬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으면 노출이 오버되어 피부가 하얗게 날아가고 플래쉬 빛이 눈에 반사되어 생기는 적목현상(눈이 빨갛게)을 좀비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플래쉬를 활용했을 때 생기는 현상을 좀비로 연결해서 재미나게 만들어낸 것까지는 상당히 기발하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새로운 루미나 925는 플래쉬 없이도 어떤 조광상태에서도 사진이 잘 찍힌다는 반전의 메세지도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광고가 끝나고 잠시만 지나면 좀비와 아이폰만 남아있습니다.

루미아의 이미지나 메세지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좀비와 그렇게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 등을 긴장감있게 표현해서 사람들의 관심은 끌었지만, 마무리로 기억 속에 루미아를 심어놓지 못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루미아의 사진이 어떤 빛에서건 잘 찍힌다는 메세지를 입증해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단순히 루미아 925가 어두운 상황에서도 잘 찍힌다는 반전이나 호기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메세지를 사람들에게 좀 더 심어줄 수 있는 어떤 결과물이나 활용법이 없으니, 단순히 루미아 925가 혼자서 강조하는 말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실체가 없으니 공허한 자기 자랑이고 기억에 남기 힘든 법입니다.


차라리, 조금은 유치하더라도 좀비가 된 사람들을 루미아 925의 카메라로 다시 되돌리는 모습을 아주 짧게라도 넣었으면 어떨까요? 그게 루미아 925가 가진 기능이 아닌가요?




 계속되는 비교광고, 하지만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윈도우폰의 현재 모습이 담긴 루미아 920의 광고 - 붕어IQ

최근에 광고가 되었던 루미아 920의 광고를 떠올려봅니다.

애플팬과 삼성팬들이 결혼식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그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루미아 920을 사용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싸우냐며 '싸우지말고 바꿔라'라는 메세지를 넣었었죠. 이것 역시 비교광고로 최근 루미아는 계속해서 다른 제품, 주로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는 광고만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점유율에서 하위에 있기 때문에 인기 제품의 인지율과 인기를 활용하는 비교광고가 필요한 시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비교광고의 단점은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인지율과 인기에 묻히거나 먹힐 수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너무 오래 지속된다면 스스로 자신들의 위치를 낮게 포지셔닝해 버리는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지금 노키아가 딱 그런 시점인 것 같습니다.

루미아 920의 광고에서는 '상징'도 잘못 사용해서 결혼식에서 서버(웨이터)가 사용하는 폰으로 이미지를 심어놓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애플과 삼성의 팬보이들처럼 열정적인 면도 안 보입니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말하지 못하고 그냥 싸우지 않는 폰 사용자? 정도의 이미지를 남겼었죠. 진짜 변경(shift)을 했어야 할 것은 광고의 방향성이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키아는 루미아 925에서도 또다시 실수를 했습니다.

루미아 925의 사용자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폰5를 겁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오히려 아이폰5의 기세를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요? 좀비가 될 지언정 사람들은 아이폰5로 사진을 찍어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키아 925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기세에 반하여 더 강한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할 입장에서 오히려 겁을 먹고 도망치고 있습니다. 비교 광고를 통해 상대의 약점을 맹렬하게 비꼬고 그 틈에 자신들을 심어놓아야 하는데, 오히려 약점 속에 자신들의 루미아 925를 두고 먹혀버린 느낌입니다. 


노키아는 루미아 시리즈의 광고를 통해서 지속해서 비교광고를 하고 있지만, 왠지 하면 할수록 자신들의 이미지를 점점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생각이 쌓여가는군요.




 사람은 건들지 말라니깐! 잠재고객을 좀비로 바라본다?



비교 광고에서 자칫 저지르기 쉬운 잘못 중 하나가 제품이나 브랜드를 비교해야지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은 건들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위트있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사람들은 비교를 통해 자신들에게 넘어와야할 잠재적 고객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에서는 아이폰5의 플래쉬를 끄집어내어 사용하는 사람들을 좀비로 비꼬고 있습니다. 플래쉬의 성능을 떠나서 루미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좀비라고 놀리고 비꼬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아이폰 유저라면 오히려 플래쉬를 쓰지 않고 멋진 사진으로 루미아 925의 코를 납짝하게 만들어버리고 싶은 오기가 발동될 것 같습니다. 


루미아는 925에서도 비교광고를 하며 스스로 실수하고 이미지를 흐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잠재적 고객들을 바보스럽거나 괴기스럽게 만들어가면서 말이죠. 결국은 그런 이미지가 오히려 자신들에게 되돌아가는 화살이 된다는 것을 언제쯤 깨닫게 될까요?




 루미아가 살아있는 제대로된 광고를 보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공감되고 인정할 수 있는 그런 메세지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억지 쓰지않아도 전달되는 그런 광고들이죠. 루미아는 지금 비교광고를 통해 급하게 따라잡을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루미아만의 장점을 루미아만으로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이죠. 그런 루미아만의 이미지를 크게 심어놓고 간간히 비교광고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루미아의 크기를 키워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좀비광고 역시 루미아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되는 광고가 되지 않았나? 라는 아쉬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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