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한국에선 iTunes Store 쓰지 말라고?

붕어IQ 2013. 10. 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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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뉴스와 소식들을 검색하다보니 2가지 재미있는 뉴스가 보입니다.

'새마을 운동'과 '아이튠즈 앱(APP) 등록시 사업자등록 해야' 였습니다. 아주 상관없어 보이는 둘의 연관성을 쫓아보면 결국은 정치 이야기를 꺼내야하니 오늘은 '아이튠즈 앱 등록시 사업자 등록이 필수가 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은 마음이 앞서는군요.




한국에서 앱 등록하려면 '사업자 등록해라'

어제부터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이 있습니다. 아이튠즈의 앱 등록 사이트인 iTunes Connect에서 사업자등록번호와 통신판매등록번호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입력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앱을 등록하거나 갱신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곧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한국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지 못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죠. 이번 변화의 문제는 유료앱을 개발해서 수익을 올리는 개발자만이 아니라 무료로 앱을 올리거나 취미로 앱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도 동등하게 적용이 된다는 점 입니다. 물론, 앱을 등록하고 싶다면 사업자 등록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수익을 전혀내지 않는 사람들도 굳이 왜 사업자 등록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것을 강제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업자 등록'이 의미하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등록만 한다는 것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앱을 개발하여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제 앱 개발은 멀어질 수 밖에 없거나 앱 스토어에 등록을 하지 못해서 유통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사업자 등록이 가지는 아쉬운 점을 몇가지 측면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학생들

쉬운 예로 서울 버스를 만들어 많은 유주완 씨와 같은 케이스는 이제 쉽게 만나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왜냐구요? 사업자 등록을 해야하는데, 사업자 등록이 되면 일단 개발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오히려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장학금은 물론, 학자금 대출이 어렵습니다. 사업자니깐요. 그리고 취업에서도 사업자 등록증은 상당히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간혹,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인세나 4대 보험등의 이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 4~5만 하는 인세가 중요한 것이 아닐 것 같습니다. 특정 수익(연 1,200만원)이 넘지 않으면 간이대상자에 포함되어 인세나 보험의 의무는 피할 수 있다고 하니 말이죠. 하지만, 그보다 위에서 말한 다른 혜택의 감소가 오히려 무서워지는 것이죠.

취미나 가능성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앱을 개발해도 이제는 사업자 등록과 관련된 사항들을 먼저 공부해야하고, 나머지 불이익은 그냥 혼자서 감수해야 하는 것 입니다. 불이익을 이겨낼 자신이 있는 학생들만 앱 개발과 등록을 진행해야하겠지요.


2. 직장인 (취미 혹은 투잡)

직장의 대부분은 겸직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이 나오는 순간 그 사람들은 겸직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회사에서 여러가지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업무외 자신의 시간을 활용해서 취미로 혹은 자신이 필요해서 만들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쓰고자 앱을 개발하던 사람들이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죠. 앱 등록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투잡으로 소소하게 서버 운영비라도 벌려던 사람들은 오히려 수익을 줄이거나 유지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앱 개발을 수익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닌 다른 취미나 도전의 의미로 앱을 개발하던 사람들에게는 등록을 강요할 뿐이고, 당장 보이는 불이익을 알아서 감수하라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고 도전할 수 있었던 채널이었던 앱 개발이 이제는 과세대상자로 구별되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채널로 둔갑해버렸습니다.




한국에 앱을 등록하려면 더 많은 정보를 내놔라!

이런 사정은 한국 앱 개발자에게만 적용되는게 아닙니다. 외국에서 한국 앱 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어느 앱 스토어보다 더 많은 정보들을 입력해야만 합니다. 이름은 물론, 주소, 이메일, 폰 번호까지 상세하게 입력을 해야하는 것이죠. 사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제가 떠오른 것은 위에서 살펴보았던 사업자등록에 대한 감시 활동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국내 개발자들이 해외 계정을 만들고 사업자등록증에 대한 의무를 우회할까봐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고 유사시 확인할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외국 개발자들도 왜 굳이 한국 앱 스토어에만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더 상세히 입력해야 하는 지, 의문을 가지며 이같은 정보노출을 꺼리고 있는 반응들 입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 시장이 황금 거위 알을 낳는 곳이니 한국의 룰을 무작정 따를까요? 아니면 점점 해외 개발자들이 한국의 앱스토어를 멀리하게 될까요? 시간이 흘러 통계치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제약이 심해지고 독특하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점점 앱 등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한국에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등 애플 제품을 쓰지 말라는 뜻인가?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미 한국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는 반토막도 아닙니다. 단순히 앱만 구매하는 곳으로 알고 있고, 팟캐스트 구하러 가는 곳일 뿐입니다. 하지만, 아래의 미국 아이튠즈 스토어는 어떤가요? 영화, 티비쇼, 책, 음악 까지 모든 콘텐츠를 손쉽게 구입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PC는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 총망라하여 클라우드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들도 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애초부터 앱 카테고리만 열려있었습니다. 이제는 이 앱 카테고리마저 슬슬 건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사업자 등록 조치로 인해서 앱 개발과 등록은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고, 주춤해지거나 축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틈을 타서 각자의 독자적인 유통구조를 만들거나 인앱결재등을 통해 다른 수익 방법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워낙 복잡하게 얽힌 과정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다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훨씬 편하고 유용한 콘텐츠 유통 채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차별적인 환경이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처음부터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앱만 봐왔던 많은 사람들이 아이튠즈 스토어가 원래는 따로따로 돌리거나 결재해야 하는 국내형 앱들보다 훨씬 편리한 유통 채널이자 서비스라는 것마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입니다. 아주 쉬운 방법들을 놔두고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는 점점 편리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죠. 아니, 이미 제약된 환경에서는 그나마 안드로이드가 좀 더 편리해보이는 것이죠. 그러니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등에 대한 불편이 상대적으로 점점 커져가는 것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아니길...

국내에서는 10%도 되지 않는 iOS 점유율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많은 요인들도 있겠지만, 저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아이폰이 이정도 점유율을 유지하는게 오히려 신기하고 대견할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위의 아이튠즈 스토어 카테고리를 보면 알겠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는 다른 글에서 한번 다루겠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열려있던 앱 카테고리마저 이제는 축소 되거나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앱등록시 사업자 등록번호 요구에 대한 변화 타이밍이 이번 속담에 어울릴 듯 합니다. 10월 25일 아이폰 5S의 출시를 앞두고 앱 스토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초반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아이폰 5S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아이폰의 장점 중 하나인 앱 스토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버린 것입니다. 타이밍이 이렇지 않아도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인데, 타이밍 좋게 이렇게 풀어버리니 더 큰 부정적 생각과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구매와 연결될 요인은 아닐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아이폰 사용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에는 충분할 듯 합니다.


한국은 위의 점유율이 보여주듯,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곳입니다. 삼성, 엘지, 팬텍 등 안드로이드 폰에서 강세를 보이는 기업들이 3개나 포진한 이유도 있지만, 그래도 유별나게 점유율이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이폰/아이패드를 활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제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콘텐츠 유통을 국내형으로 맞추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적당한 비율이라면 몰라도 이정도의 점유율이라면 다른 요인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안드로이드 기업들과 콘텐츠 유통업자들을 위해 아이튠즈 스토어를 죽여버리고 있다는 시나리오인 것이죠. (이 시나리오는 그냥 개인적인 추측일 뿐, 아직까지는 어떤 증빙 자료도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 음모론 정도로만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살아갈려면 스스로를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할 순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업자 등록증 사태를 보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의한 과정은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단순히 최근 유행하는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이길 바랍니다. 차라리 그게 조금이라도 국민으로써 덜(!))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21일 오후에 일단 위의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요구하는 변경이 기존과 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갑자기 또다시 변경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성급한 추측보다는 명확한 소식을 기다려봐야할 듯 합니다.

일단 다음 소식도 알려지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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