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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WWDC 2018, 조금 다른 시선에서 해석해보면?

붕어IQ 2018. 6.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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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WWDC 2018, 조금 다른 시선에서 해석해보면?

한국시간으로 6월 5일 새벽 2시부터 애플이 주최하는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8의 키노트가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컨벤션 센터에서 있었습니다.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 되었고 애플의 다양한 OS에 대한 소개와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 SE2가 발표 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은 있었지만, 발표되지 않았고 개발자와 소프트웨어를 좀 더 중심에 둔 행사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매번 실시간으로 챙겨보는 이벤트지만 이번 WWDC 2018을 보면서는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더군요. 단순히 애플이 이야기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메세지가 아니라 다른 것들이 조금씩 더 보이는 듯 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 요약은 apple 홈페이지(바로가기)에 잘 정리 되어 있으니 생략하고 개인적인 시선에서 완급이 있었던 내용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One More Thing보다 개발자를 위한 행사

WWDC는 시작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기는 하지만 사실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가 맞습니다. 한동안 WWDC에서 새로운 OS나 기능을 소개하며 그것을 담아내는 하드웨어도 함께 소개 되어 왔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one more thing으로 새로운 제품을 기대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기다리는 아이폰 SE2 루머와 시기가 겹쳐서 더 그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WWDC 2018의 키노트는 인트로와 아웃트로에서 개발자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애플이나 제품을 알리는 느낌보다 그 자리에 모인 개발자들에게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개발자들을 좀 더 존중해주는 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이 넘는 키노트 중에도 애플의 OS를 중심으로 개발자들에게 흥미로운 내용들이 더 많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팀 쿡 사단의 색깔이 짙어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정리를 해왔고 WWDC 2018에서 행사의 색깔을 완전히 나눈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얼마전 아이패드 6세대의 발표를 따로 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앞으로도 WWDC는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로 좀 더 색을 더해갈 듯 생각됩니다.


옆집 아저씨처럼 친숙한 모습과 매번 긴장하는 필 쉴러를 볼 수 없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창의적인 편리보다 따라가기 바빠보이는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부터 애플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용자 중심의 편리를 제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복잡하게 고민해야 할 것을 미리 해주고 사용자는 갖춰진 툴로 자신이 원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항상 작더라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편리해질 수 있는 변화들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이번 WWDC에서도 몇몇 기능들과 툴은 사용자들에게 온전히 좋은 기능들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새롭다고 제안하는 기능들에서 애플스러움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애플이 항상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제안해왔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브랜드에서 이미 사용하는 기능이나 해킹해서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을 자신들이 제안하듯 재포장 해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스럽게 정제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편리를 명확히 제안했기 때문에 납득할만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키노트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를 던질 수 밖에 없었던 몇몇 기능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처음은 포토(photos)입니다. iOS 12에서는 for you라는 메뉴가 생길 예정입니다. Featured photos, effects suggestions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외의 새롭다는 기능들을 들을수록 구글 포토(google photo)가 떠오릅니다. 이미 구글 포토에서 잘 구현되고 있는 기능들입니다. 실제로 경험을 해보고 차이를 느껴봐야겠지만 일단 키노트의 내용만으로는 구글 포토를 따라하는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거기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필터나 인물모드를 사용하면 iCloud 보관함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포토 스트림으로 공유할 경우 필터나 인물모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구글 포토는 적용이된 사진을 모두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OS 12에서 애플이 제안하는 기능들도 이미 구글 포토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기능들입니다. 앞으로도 애플이 이정도의 느낌으로 포토 앱을 발전시킨다면 맥에서도 구글 포토를 더 많이 활용하게 될 듯 합니다. 구글에서 구글포토를 웹이 아니라 앱(클라이언트)로 만들어주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다음은 그룹 알림입니다. 알림의 변화중 칭찬하는 부분은 알림에서 빠르게 설정하게 바뀌었다는 점이고 그룹을 만들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룹 알림의 경우 안드로이드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묶어 놓았다가 펼쳐볼 수 있게 했는데 이용하는 과정이 한 스텝 늘어나는 상황도 고려를 해봤으면 합니다. 좀 더 고민해서 애플스러운 제안이 없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iOS 12에 등장한 꽤 흥미로운 기능이 있스니다. 스크린 타임(Screen Time)입니다. 기기의 사용 내역을 보기좋게 정리해주고 스스로 앱의 사용 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설정 등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을 편리하게 정리해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앱 중 소니가 만든 라이프로그(LifeLog)가 스쳐가더군요. 이미 수 년전부터 만보계는 물론이며 앱 사용 시간 등을 모니터링하며 기록하고 보기 좋게 정리해주는 앱입니다. 일단 로그를 남기고 정리하며 사용 습관을 조절해보는 시도는 유사했습니다.


스크린 타임을 보면서는 카피헸다는 포인트보다 조금 다른 의미에서 걱정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라이프로그를 이용하면서 편리하지만 위험하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개인의 모든 기록을 남기는 작업이 됩니다. 그런데 키노트에서는 가족 간의 설정을 통해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부모가 자식의 사용습관을 알고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호를 받기도 했지만 과연 장기적으로 이게 좋은 방법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된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아이의 앱(게임)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지만 모니터링과 통제가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패드 6세대에서 수업용으로 제안한 학생들의 아이패드 모니터링도 함께 스쳐가더군요. 애플의 빅브라더스러운 면모가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편리해질지는 모르겠지만 대화하고 서로 약속하고 지키는 대화는 점점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해갈까요? 애플 초기의 1984를 패러디한 유명한 광고가 씀쓸하게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모지(memoji)를 빼놓을 수 없을 듯 합니다. 애니모지가 아니라 사용자의 얼굴을 읽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습니다. 삼성이 애니모지 이후 만들었던 AR 이모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애니모지가 등장했을 때 당연히 다음 수순으로 떠올렸던 부분이기는 하지만 삼성이 먼저 선보여버린 이상 애매한 자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인과 기술은 더 좋은 방향을 추구하다보면 닮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자신만의 색깔을 잘 입혀야하고 작은 차이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OS 12에서는 유독 자신의 색깔보다 따라간다는 느낌을 남기는 기능들이 많이 보여 아쉬웠습니다.


점점 돈냄새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WWDC 2018 키노트를 보면서 또하나 불편한 관점은 상업성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기능들을 제외하고 뭔가 신선해보이는 기능들이 사실은 은근히 다 돈과 연관되어 있고 애플이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AR(증강현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레고를 이용한 시연과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측정(measure)앱에서 실제 사이즈로 보여주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AR을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는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물론 AR이 비즈니스와 연계해 상당히 유용한 활용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키노트에서는 기업들과 개발자들에게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강했고 애플의 AR에 대한 방향성을 엿보게 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노골적인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리고 의외의 장면에서 조금 무서운 의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새롭게 개편되는 페이스타임입니다. 그룹 페이스북으로 32명까지 한번에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모지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일까요?


팀 쿡도 미모지를 사용하며 시연했던 장면입니다. 자세히 보면 미모지가 적용된 사람들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선택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룹이고 다같이 미모지를 쓴다면? 구형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아이폰X 구매욕구를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룹이라는게 그런 힘이 있으니 말이죠.

애플은 아이폰6에서 배터리에 따라 성능저하를 넣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OS 지원을 끊어 하드웨어의 교체를 종용했지만 최근에는 하드웨어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다른 방법들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그룹 페이스타임은 조금 완곡한 방식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키노트는 어차피 메세지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장입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시절의 키노트나 애플의 방향은 제품(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과 사용자들의 편의가 중심이었습니다. 물론 확장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릴 수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팀 쿡이 수장이 된 애플의 키노트는 사용자들이 중심에 있다기 보다는 사용자들을 볼모로 기업들에게 더 많은 메세지를 보내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국 포장의 차이일지는 모르지만 돈 냄새가 점점 더 많이 풍겨나오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좋았던 점들은?

카피와 돈 냄새. 두 가지 관점에서 키노트를 풀어내다보니 부정적인 관점들만 있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고 실질적으로 유용할 것 같은 몇가지를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iOS 12에서 퍼포먼스를 향상 시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일한 기기에서 OS의 업그레이드만으로 40%의 앱 런칭, 50%의 키보드 레이아웃, 70%의 카메라 속도를 증가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CPU를 활용하는 타이밍을 바꿔주는 방법을 채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기대해보는 부분입니다. 다만 초기에 CPU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면 기기에 들어가는 스트레스도 늘어날 듯 생각되기도 합니다. 도표에서 보이는 색이 발열이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는데 어떻게 조율할 지 기대해보게 됩니다.


일단 iOS 12가 많은 기기에 적용되기 때문에 일단 체감 효과는 좋을 듯 합니다.


다음은 iOS 12에 추가될 측정앱입니다. 이미 다른 앱으로도 유사한 기능을 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믿음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생활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다려집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WWDC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macOS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바다, 산, 다음은 사막입니다. 모하비(MOJAVE) 사막의 이름을 따왔고 다크모드를 가장 먼저 소개를 했습니다.


그보다 개인적으로는 갤러리 뷰(Gallery View) 모드가 들어가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파인더에서 이미지들을 관리하면서 유용한 방법이고 상세 정보에서 메타정보는 물론 딱 필요한 정도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Quick View도 macOS에서 사랑해 마지않는 기능인데 퀵뷰 상태에서 작업이 늘어서 기대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크린샷입니다.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동영상도 손쉽게 녹화할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스크린샷은 서드파티 앱을 이용하고 주로 이용하는 입장에서 환영하는 부분입니다.


아! 그리고 iOS와 macOS의 통합에 대한 대답을 명확히 해준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OS의 통합이 아니라 경험의 공유를 통합 경험의 통합으로 흘러가는 내용을 좀 더 명확히 해줬습니다.


오늘 발표된 iOS, macOS, watchOS, tvOS의 개발자 베타 버전은 오늘부터 이용이 가능하고 일반 버전은 가을에 배포될 예정입니다. 퍼블릭 베타로 조금 일찍 경험하게 되겠지만 일단 경험해보고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봐야할 듯 합니다.


여기까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WWDC 2018의 정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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