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누구를 위한 '이통사 영업정지'인가?

붕어IQ 2013. 1. 2. 06:19
반응형


2013년이 밝았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지인들을 만나고 생각을 정리하느라 좋은 생각만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7일부터 시행되는 LGU+의 영업정지를 생각해보면서 묵혀두었던 생각을 좀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통3사 비상 걸렸다…왜 그런가 보니 - 디지털 타임스


1월 7일부터 LGU+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20~24일씩 영업정지를 먹게 됩니다. 

과징금도 다 합하면 118억9000만원이나 되어 보입니다. 

이통사들에게는 상당히 손해가 발생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그다지 손해라기 보다는 돌아가면서 숨고르기 하는 구간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또한번 이번 영업정지를 통해 가장 이득을 취할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생각을 떠올려봅니다.




이통사, 과연 손해만 있을까?


위의 뉴스에서도 나오지만, 당장 LGU+부터 시작해서 이통사들의 영업정지가 실질적인 손해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통사들... 과연 손해만 있을까요?

이통3사 영업정지 ‘날벼락’ 오히려 호재? - 파이낸셜 뉴스

눈에 보이는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들어오는 것이 줄어들지만, 나가는 것도 줄어듭니다.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 

2012년 출혈에 가까운 보조금과 고객 유치를 위해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을 동결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치적으로는 2012년 -의 실적을 보이던 수치들이 +로 돌아서거나 상대적으로 상당히 이익을 본 것처럼 보이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마케팅 비용의 동결과 2012년에 뿌려둔 가입자들의 수입을 합하면 분명 수치적인 개선이 보일 것이고, 이것은 투자의 적기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3사의 동등한 기회비용.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되지만, 시기적으로 순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설연휴와 졸업/입학 시즌에 끼인 통신사는 조금 더 손해가 있을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적절히 분배된 일정과 기간이라는 생각은 너무 부정적인 시선일까요?

결국은 3사가 서로의 손익을 생각해서 적당히 갈라먹기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위에서 생각해본 실적만들기와 투자증대를 생각해본다면 1~3월까지 순차적으로 해먹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투자도 로테이션으로 서로 경쟁을 피하고 몰아주기가 가능하겠군요! 아하~


고객유치.

시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항상 2군데는 열려있습니다.

과도한 3사끼리의 경쟁을 줄이고 조금만 기다리면 똑같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죠. 

이 또한,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수치를 만들기 참 좋아 보이기도 하는군요.

그리고 영업정지를 떠올리며 12월 막판과 1월 초기에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가 움직일 것이니 이것 또한 나빠보이지 않습니다.


자... 이러한 요인들을 생각해보면서 1분기의 영업정지를 생각해봅니다.

1분기 영업정지 때문에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2013년을 크게 생각해본다면 과연 이통사들이 손해를 본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3사가 균등하게 기회를 돌려가면서 소비자에게는 '죽는 소리'도 할 수 있고, 2013년의 실적에서는 오히려 눈에 보이는 수치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결코 손해만 남아있는 '영업정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위약금3의 실질적인 실행을 앞두고 '죽는 소리' 한번 제대로 해볼 수 있으니 소비자들에게도 나름의 명분을 살릴 수 있고, 2013년을 크게봐도 손해볼 것은 없으니깐요.




방통위, 명분도 챙기고 실리도 챙기고... 이제 제대로 막아보지?

방통위, 17만원짜리 칼을 빼들 것이냐? 솜방이를 빼들 것이냐?

방통위가 이번에 통신사들에게 철퇴를 내린 것처럼 보입니다.

과징금에 영업정지까지... 

방통위는 2010년에도 137억의 과징금을 이통3사에 물렸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또다시 과징금 결정을 하게 되었죠.

119억에 달하는 돈이 국고로 편입됩니다. 

(이게 편입되는 시점에 대해서도 좀 궁금하기는 하지만, 12월 대선과 연결까지하면 음모론 수준이 될 지도 모르니... 일단은 119억이 국고로 편입된다고만 생각하겠습니다.)


자... 그럼 이많은 과징금들은 어디다 쓰였을까요?

국고로 편입되어서 다양한 예산으로 분배된다?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2010년에 징수한 과징금으로 과징금을 내린 보조금 경쟁등에 대한 개선은 얼마나 노력했을까요?

그리고 '상대적 손실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보상을 위해 노력했을까요?

보조금이 이슈로 떠오르면 과징금 철퇴를 내려 빅브라더의 힘을 보여주면 됩니다.

방통위에게 좋은 명분을 만들어줍니다. 거기다 실리도 다 가져는군요!!!

그런데, 이렇게 매년 어느정도 일정한 금액들이 국고로 편입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다보니 연중행사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통사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손해를 감수할 회사들이 아니잖아요?

결국 그만큼의 손해는 소비자들에게서 이익을 뽑아내는 쪽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자기네들끼리 서로 명분과 실리를 나누는 모습 사이에서 소비자만 조삼모사에 당해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방통위, 빅 브라더로 명분과 실리 가장 큰 수혜자로 생각되는군요!




소비자, 뭐 결국은 우리 몫(?)이잖아?


일단, 영업정리를 순차적으로 진행을 하면 좋든싫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권'을 잃게 됩니다.

핸드폰은 하루라도 없으면 불편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충성도를 지키기 위해 20여일을 기다릴까요?

결국은 그 사이에서 많은 이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2013년은 위약금3라는 멋진(?) 제도도 시행되니 한번 이동하면 꽉 묶이게 됩니다. 

소비자들의 잘못도 아닌 영업정지 때문에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것도 위약금3라는 옵션을 짊어지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합니다.


또한, 영업정지가 시행되기 전 마지막 기회라는 이상한 심리가 작용하여 준비를 서두르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데, 이미 철퇴를 맞은 상태이니 불법이 아니고서는 기존의 비용에 대비해서 낮은 보조금 혜택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번 영업정지를 끝내고나면 한동안은 이통사들도 꼬리를 내리고 한동안 눈치를 봐야하니 소비자들은 또다시 상대적 손실감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겠지요.


선택권도 줄어들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래저래 상대적 손실감도 생기고, 그래도 핸드폰은 써야겠고??? 도대체 핸드폰은 언제 사야하는건가요? 정책도 눈치봐야하고 이통사 정책도 살펴야하고... 


참, 이래저래 이익보는 것 없는 힘없는 호객님일 뿐이군요.

아! 그래도 이 기간 중에는 '고객님은 우수고객으로 이번에 최신형 어쩌고...'하는 TM은 줄어들겠군요!!!




2013년에는...


글을 쓰면서 생각하다보니... CES가 문득 스쳐가는군요.

위의 기간에는 구매를 자극할만한 플래그쉽 모델들이 뜸한 구간입니다.

 CES에서 선보이기 위해 발표를 미루거나 준비중일테니 말이죠. 

1월 8~11일 사이에 벌어지는 이 기간에 선보이는 새로운 모델들은 실질적인 준비를 거쳐 빨라도 2월에서 3월 사이에 런칭이 된다고 가정하면, 이통사들은 숨한번 제대로 고르고 새로운 계획을 짜는 기간으로 참 적당한 기간이라는 생각도 되는군요. 

그렇게 '영업정지' 구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모델을 위해 또다시 몰려들겠죠.

조삼모사의 또다른 그림 하나가 그려지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통신사와 방통위는 나름의 명분과 실리를 챙겨가는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그 사이에서 답답한 것은 결국 소비자일 뿐이죠. 싫으면 쓰지 말던가...


2013년.

이통사'눈가리고 아웅'할거라면 죽는 소리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를 두번 기만하며 회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방통위는 사후에 과징금만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행동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는... 사실 행동의 선택권이 이미 제약당했습니다. 하지만, 더 크게 눈뜨고 항상 목소리를 내며 이통사와 방통위를 긴장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스마트한 시대입니다.

서로가 소모적으로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을까요?

2013년에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진정 상생하는 길은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보는 한 해가 되길 바래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