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블랙베리 한국 철수, 한국 모바일 시장을 되돌아봐야할 때

붕어IQ 2013. 2. 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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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가 한국법인을 철수 시킨다고 합니다.

'블랙베리' 너마저…이렇게 한국 떠나나 - etnews

얼마전 모토로라의 철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안타까웠는데, 블랙베리마저 떠난다고 그러니 이제는 정말 씁쓸한 기분이 드는군요.

블랙베리는 얼마전 오랜 절치부심끝에 풀터치 기반의 Z10을 내놓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오히려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이 비중도 없고, 시장으로써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 되었다는 말이죠.

물론, 블랙베리만이 아니라 모토로라나 다른 브랜드들도 똑같은 관점에서 철수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모바일 시장'에 대해서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국내 스마토폰 시장 상황 - 삼성, LG, 팬택의 본진 그리고 점유율


첫번째로 생각해볼 문제는 한국의 스마트폰 점유율입니다.

삼성이 현재 80%가까이 차지하고 있으며, LG와 팬택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는 구도이죠.

세계적으로 유수한 스마트폰 브랜드 3사의 본진들이 포진한 한국에서 외산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 삼성의 80%라는 점유율은 LG와 팬택도 감당하기 버거운 상대인데, 모토로라나 블랙베리등과 같은 경우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되겠지요.


외산 폰들이 국내에 머물게하며 한국시장의 의미를 가지게 했었던 '테스트 임베드'.

트렌드에 민감하고 폰 교체 주기도 짧으며, AS등의 피드백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인식으로 한국시장은 새로운 폰들의 시험무대 같은 성격으로 많이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편향된 점유율과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의 마케팅 활동으로 테스트 임베드의 의미는 무색해지고 말았습니다.

거기다 테스트 임베드로의 의미를 벗어나서 위와 같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AS의 피드백이 강한 특성을 기업에 적용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왠만한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버텨내기 힘든 조건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수요는 큰가?

아무리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짧고 수요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도 한국의 수요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2%의 점유율이라고 해도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의 2% 점유율이라면 투자를 할 만큼의 수요라고 판단이 되는 것이죠.

전체인구도 적은 편인데, 점유율마저 낮고, 트렌드와 마케팅에서 일방적인 모양새를 보여주기 때문에 숨은 수요를 찾아내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결국, 외산 폰 기업들의 눈에는 이제 한국 시장의 매력은 사라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통신사의 입장

스마트폰 제조사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통신사입니다.

어느 나라이건 통신사가 '갑'이라 불리는 것은 공통된 요소이기 때문에 한국만 특히 더 심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의 흥망이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이라는 부분과 상당히 결부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책임은 회피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몇몇 브랜드들을 유통할려고 노력하고 나름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아이폰 이외의 외산폰들을 홍보하고 유통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물론, 각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국내 활동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항상 최신의 외산 폰들이 아니라 철지난 핸드폰을 들고와서 풀어대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그것들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다시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몇번의 싸이클을 돌다보니 이제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외산 폰들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가깝게 100만대의 판매를 올린 넥서스4만 생각해봐도 국내 유통은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보게 됩니다.

모통신사에서는 떡밥만 실컷 던져놓고 진행은 하지도 않았으며, 사람들을 희망고문하며 자신들의 이슈 만들기에 써먹기 바빴으니까요. 

그렇게 사람들의 니즈가 커지자 이번에도 철지나서야 국내에 유통이 된다고 합니다.

다만, 여기서는 통신사가 빠졌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넥서스4의 유통을 타진한다던 모 통신사는 꼬리를 말았죠.


굳이 다양화를 하지 않아도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잘나가는 몇몇 브랜드만이라도 있으면 회선을 팔고 수익을 올리는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 점점 여러가지 일만 많아지는 다양화보다는 심플하지만 더 편하게 수익을 올려주는 브랜드만을 밀어주게 됩니다.


통신사도 수익을 최우선으로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다양화를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이런 모습으로 변한 것에 대한 일말의 책임은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편향된 시장이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은?


국내 시장이 이렇게 편향이 되었지만, 실제로 지금 당장은 큰 체감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그다지 크게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죠.

언제든 싼 가격의 물건들은 존재하고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독과점이 시작되면 시장은 독과점의 논리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습니다.

갑작스레 높은 가격을 던져도 선택안이 적어지면 그것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남들은 다 최신의 삼성 핸드폰 쓰는데, 나는 블랙베리 쓰면 돼~ 라는 생각이 과연 얼마나 통할까요?

그렇게 되길 기다리며 마케팅의 힘으로 일단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뿌리고 트렌드를 만들고 대세를 만들어왔으니깐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결국은 새로운 제품에서 점점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종속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점점 닫혀지는 시장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는 지금도 여러가지 기호를 가진 사람들은 한국에서 구매를 하는게 아니라 외국에서 구매를 하고 있고, 통신사의 지원이 부족해 아쉬운 사용을 하는 경두들이 많습니다. 이런 행동들도 불편에 못이겨 점점 줄어들게 되겠지요.

이런 소수의 기호가 무슨 상관이 있냐구요?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이 치고 나가면서 나가떨어진 기업들을 기억하시나요?

삼성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 시장이라는게 흐름도 빠르고 언제 한쪽으로 치우칠 지 모르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중심의 삼성이 중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의 흐름은 어떻게 잡혀갈 지 모릅니다.

만약, 80% 넘게 의존을 하다가 한순간 넘어진다면? 그 다음 선택을 위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타이밍이 올 것이라는 것이죠.

그것을 완충하고 항상 견제하기 위한 것이 '다양화'인데, 국내 시장은 점점 그것을 포기하고 닫혀져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레보노(Lenovo)가 얼마전 야심차게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는 실질적인 활동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Z10을 무기로 국내에서의 활동을 기대했던 블랙베리마저 철수합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외산 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국내시장이 이렇게 점점 닫혀져가고 있는게 걱정됩니다.

과연, 이런 현상들이 옳바른 흐름인지 앞으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영향들이 있을 지, 천천히 되돌아봐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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