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구글이 채팅서비스(IM)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붕어IQ 2013. 4. 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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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에 구글이 왓츠앱(WhatsApp)을 인수한다는 루머가 돌았고, 그 금액이 최소 10억달러(1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져서 나름의 기대를 가지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국내나 일본에서는 카카오톡과 라인(LINE)이 강세를 보이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아직 왓츠앱이 가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WhatsApp denies rumors of a Google buyout - androidcentral

이런 와중에 왓츠앱에서는 구글 인수설을 부인하고 나섰고, 이것이 몸값 불리기인지 실제로 걷어차버린 것인 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원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언론플레이가 많기 때문에 루머 수준에서는 더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련의 루머와 왓츠앱의 입장발표를 지켜보고 있으면 구글의 의도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 구글은 왓츠앱을 인수하려 했을까요?




구글, 채팅 서비스에 목마르다.

Leaked G-chat revamp screenshots confirm Babel is coming


구글의 왓츠앱 인수설이 오가는 사이에 또하나 구글과 관련된 루머가 돌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바벨(Babel)로 예상되는 구글의 채팅서비스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IM(Instant Messanger)들에 비하면 아직은 뭔가 아쉬운 구석들이 보이는 모양새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구글은 사실 채팅 서비스에 오래 전부터 욕심을 내왔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죠. 

기억하시나요? G-mail의 주소록을 이용해서 채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시의 국내 상황을 되돌아보면 막강한 메신저인 '네이트온'이 있었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나서는 카카오톡이 있었습니다. 해외의 경운는 어떨까요? 최근에 발표된 '페이스북 홈'에서 보이듯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우선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막강한 안드로이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작 구글 자신이 유저들을 품을 수 있는 채팅 서비스가 없다는 뜻이지요.


상황이 그렇다보니 구글은 IM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왓츠앱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이고,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거나 바벨에 흡수할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구글은 이렇게 채팅 서비스에 목말라 하는 것일까요?




채팅, 네트워크의 한 축을 이룬다.


흔히 채팅으로 불리는 IM의 힘은 쉽게 카카오톡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게 가장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한 채팅만을 하던 카카오톡이 사진을 공유하고 게임을 끌어들이고 이제는 카카오스토리로 출판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가입자 수' 입니다. 

채팅이라는 목적으로 가입을 하지만, 그 가입자의 수는 어마어마 합니다. 자발적으로 수많은 고객이 확보되는 것이고, 마케팅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또한, 가입자들이 네트워크로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공유와 경쟁을 이용하여 무엇이든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정 수준의 '가입자'를 넘어버린 카카오톡은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이탈도 쉽지 않을 뿐더러 충성도가 높아지는 고객들을 말이지요.




또 하나의 예는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4월 12일 본격적으로 런칭이 될 홈(HOME)에서도 페이스북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부분은 챗헤드(chat head)라고 부리는 채팅 시스템입니다. 프로필 이미지를 살려 알림을 좋게하고 직관적인 모양새로 편리는 물론, 재미요소까지 챙겨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체류시간을 생각해볼까요? 만약, 수없이 오고가는 메세지들을 확인하기 위해 각각의 앱들을 오간다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반대로 그것을 줄일 수 있다면 자연히 서비스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지고 또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활용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것은 이용자가 가진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점점 더 확대되어 가겠지요.

저도 카카오톡과 함께 최근에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자주 활용합니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다가 바로바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고, 페이스북의 주소록과 네트워크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카카오톡의 경우가 조금은 특이하게 더 큰 힘을 가진 경우이기는 하지만, IM도 SNS와 비견해서 충분히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 힘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특성상 선점해버린 IM은 부동의 자리를 지킬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일상에서 항상 사용하는 서비스를 갈아타기란 매우 힘든 일이고, 엮여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기 때문에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환경의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구글, 뒤늦게 뛰어오는 이유는?


그렇다면, 구글은 IM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G-mail 시절부터 채팅에 대해서는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나름의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이 구글입니다. 하지만, 위의 모습에서도 보이듯 별도의 서비스가 아니라 구글+(Google+)에 포함된 형태로 진화를 해버렸습니다. 바로 행아웃(Hang-out)이죠.

하지만, 행아웃은 구글+에 종속된 형태로 사용을 해야하고, 화상채팅이라는 좋은 서비스를 무기로 가졌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뒤쳐진 서비스가 되어버렸습니다. IM의 본질인 네트워크가 빈약하기 때문이죠. 최근에야 구글+의 사용자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페이스북이 선점해버리고 다른 IM들이 선점한 네트워크를 뺕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구글은 이제서라도 사람들이 사용하기 쉬운 IM을 이용하여 구글+의 사용자 수를 늘리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유출된 바벨의 모습을 봐도 구글+를 활용하려는 의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겠죠? 그래서 IM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왓츠앱을 노리게 되는 것이고 그들이 가진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흡수할려는 의도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먼저인 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SNS가 먼저인 지, 그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IM이 중요한 지 말이죠. 하지만, 둘 다 중요하고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것을 절묘하게 잘 맞추어가고 있는 것이 페이스북이고, 그래서 수많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SNS 이상의 의미를 가져가려는 행동들도 보여주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구글+의 경우는 한발 뒤늦은 서비스와 안드로이드와 구글이 가진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페이스북에 가려진 서비스가 되업버렸고, 뒤늦은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구글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구글의 이번 왓츠앱 인수설과 바벨의 등장은 아무래도 구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피카사와 다른 서비스들의 통합부터 구글+를 살려보려는 구글의 선행된 행동들이 많기 때문이고, 바벨등에서 충분히 그런 의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구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구글+??? 아닙니다. 구글이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양질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얼마전 구글리더의 서비스 종료로 인해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구글이 빨리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규모를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피카사 등을 통해 이미 강제적으로 구글+로의 유입도 해낸 구글이기 때문에 사람들도 이미 구글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굳이 구글+로의 유입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람들에게 또다른 서비스로 유혹할 이유가 있을까요?


페이스북의 경우는 이미 커진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것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또다른 네트워크로 IM이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오히려 역행하려는 모습을 보이려 것이고, 이미 탄탄한 네트워크 시장에서 억지스럽게 구글+로의 유입을 만들어내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구글은 이런 역행하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안드로이드OS와 구글계정이 가진 장점을 먼저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구글계정을 가집니다. 그 멋진 장점과 인프라를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 장점을 제안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통신사와 협의를 통해 SMS를 통합한 IM을 만들어낸다던지, iMessage처럼 이용자간 편의를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는 형태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바벨이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편의가 보장되지 않은 강제적인 유입이나 다른 의도가 보인다면 이미 수많은 대안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당하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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