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야후의 텀블러 인수가 가지는 의미와 야후의 재조명

붕어IQ 2013. 5. 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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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후(Yahoo)가 뜨겁습니다.

며칠전부터 이야기가 나오던 텀블러(tumblr.) 인수설을 결정지으며,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저도 그렇지만, 야후가 텀블러로 무엇을 꾀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촛점이 맞춰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Yahoo acquires Tumblr in $1.1 billion cash deal, promises 'not to screw it up' 

- THE VERGE

11억 달러라는 엄청난 가격에 인수되면서도 분리된 서비스로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텀블러, 독립된 서비스로 텀블러를 남겨두면 상생의 길을 찾겠다는 야후. 둘의 결합은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텀블러보다는 야후의 최근 활동들을 되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텀블러(tumblr.)가 뭐길래?



텀블러가 무엇이길래 11억 달러(1조 2천억)에 가까운 돈을 들이며 야후가 인수하게 된 것일까요?

"YAHOO IS THE INTERNET'S ORIGINAL MEDIA NETWORK. TUMBLR IS THE INTERNET'S FASTEST-GROWING MEDIA FRENZY."

인수와 관련해서 야후 CEO인 머리사 메이어가 표현한 말입니다. 

"야후는 인터넷의 전통적인 미디어 네트워크이고 텀블러는 가장 무섭게 발전하는 매체이다" 

텀블러는 최근 모바일의 대중화와 함께 또한번 변해가는 서비스들의 경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지요. 왜 그렇게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을까요?


텀블러는 기본적으로 블로그의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SNS의 특징들을 잘 녹여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의 장점+SNS의 장점을 한번에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꾸미기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워드프레스처럼 개인이 얼마든지 꾸밀 수가 있죠. 텀블러도 테마를 입혀서 여러가지 모양새로 꾸밀 수가 있습니다. 워드프레스처럼 유료 테마도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여기까지라면 그냥 일반적인 블로그처럼 생각해야 하겠지만, 텀블러는 가볍습니다. 핀터레스트(Pinterest)처럼 이미지 중심으로 꾸며서 보여주거나 페이스북처럼 짤막한 이미지와 동영상 등도 편리하게 큐레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팔로우하거나 팔뤄잉을 할 수도 있고 그것을 페이지에서 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블로그의 자유로운 틀과 SNS의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 거기다 SNS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의 전통적인 틀과 최근 변해가는 SNS 서비스들의 장점을 둘 다 한번에 가질 수 있는 형태이고, 사용자의 활용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활용하기 좋은 플랫폼이 되는 것이죠. 텀블러는 이러한 장점들 때문인 지, 10대와 20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자신을 멋지게 표현하고 싶어하고 모바일로 빠르게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하는 니즈를 잘 채워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거기다 얼마전 페이스북이 이런저런 개편을 하면서 부모들과의 '친구' 관계에서 모니터링 당하고 자유롭지 못한 것을 느낀 10대와 20대들이 대거 텀블러로 이동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억지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서 사이즈를 키우려는 페이스북의 욕심이 적당히 숨기고 싶어하는 10대들의 그룹핑에는 어울리지 않았으니 말이죠.


사실, 손쉬운 스크랩과 반응성 때문에 자극적이거나 성인수준의 텀블러들이 많기도 하지만 플랫폼의 장점은 상당히 높은 서비스라고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를 필요로하기 시작하는 30대들보다 그룹이나 자신이 더 중요한 세대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서비스입니다. 그만큼 최신 서비스들의 장점을 가장 잘 조합한 예라고 생각되는군요.




야후는 왜 텀블러에 눈독을 들이나?


야휴는 초기 인터넷 부흥기부터 알타비스타와 함께 양대 검색 엔진에서 시작해서 포털로 넘어가며 최고의 자리를 누렸습니다. 또한한, 그 인프라를 이용하여 오버추어 광고도 흥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구글의 등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에게까지 밀리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시나 머리사 메이어의 말에 답이 있습니다. 'THE INTERNET'S ORIGINAL MEDIA NETWORK'. 오리지널 미디어 네트워트라는 것까지는 좋지만, 모바일과 SNS가 트렌드를 차지하며 빠르게 변해가는 사용자들의 니즈에 발맞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때늦은 뒤에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봤지만, 야후에게 눈을 다시 되돌리게 할 만큼의 메리트는 없었습니다. 이미 다른 서비스들에서 충분히 누리고 있으니 말이죠.


야후는 텀블러의 가장 최신의 트렌드, 10대와 20대를 품은 젊은 트렌드가 부러웠고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번 그들이 야후에서 '야후~'를 외치며 신나게 놀아주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들이 가진 고루하고 뒤쳐진 이미지를 텀블러를 통해 가장 빠르고 핫(hot)한 이미지로 덧씌우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Tumblr will be independently operated as a separate business."

"WE'RE NOT TURNING PURPLE."

"텀블러는 독립된 채로 운영될 것이다" 

"우리는 보라돌이(야후)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야후에서 밝힌 공식적인 독립 운영 입장과 텀블러 CEO 데이비드 카프(David Karp)가 밝힌 텀블러 서비스 유지에 대한 답변등을 살펴보면 이러한 야후의 니즈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야후내에서 텀블러의 수많은 이미지와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야후가 얻게되는 이익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수치적인 결과보다 야후에게는 올드하게 뒤쳐지지 않는 서비스이다 라는 이미지를 씌워서 이용자들에게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고, 거기다 투자자들에게도 더 좋은 명분이 생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야후에게는 서비스 개선이라는 점진적인 수단과 함께 '젊은 피' 수혈이 시급했기 때문이죠.




앞으로 서로에게 미칠 영향은?


일단, 이번 인수설에 더 열을 올린 것은 야후측이고 그렇기 때문에 야후에서 텀블러에 바라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텀블러야 기존대로 가겠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죠. 1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텀블러를 통해 야후와의 연관성을 만들고 그 중 얼마만을 유입시킨다해도 야후로써는 상당한 이득이 되는 것이고, 텀블러의 사용자층이 젊다는 것은 또다른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텀블러의 콘텐츠를 야후에서 미디어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그것을 통합하여 보여줄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죠. 쉽게 네이트에서 싸이월드 섹션을 따로 꾸려서 활용했던 케이스를 떠올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 메인이 되어야할 지 야후가 가져야할 야후만의 색과 장점을 잃으면 안된다는 케이스가 되기도 하겠군요. 광고모델도 생각하고 있다고하니 텀블러가 도토리로 가득채워지지는 않을 지 조금 과하게 걱정해보기도 합니다. 


Angry Tumblr users flee to WordPress as Yahoo announces $1.1 billion acquisition - BGR

다음으로 생각해볼 문제는 텀블러에서 이용자들의 이탈입니다.

이미 워드프레스 측에서는 야후의 인수 소식을 들은 많은 이용자들이 워드프레스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말도 조금은 바람잡이식이거나 일부의 반응을 확대 해석하는 경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텀블러로 익숙해진 사람들은 테마를 입혀 가장 유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워드프레스를 찾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위에서 잠깐 말했지만, 텀블러의 특성상 페이스북이 싫어 새로운 미디어를 찾았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피드백과 연관을 만들어가는 속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후와의 결합은 좋건싫건 야후로의 노출을 암시하기 때문에 또다시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떠날 것이라는 예상은 손쉽게 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은 독립된 채로 서로의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가장 올드한 매체와 가장 트렌디한 매체의 만남이라고 생각되는 두 서비스의 만남이 과연 어떤 교집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가장 긍정적인 형태는 '구글+유투브'의 형태가 될 것이고, 최악은 '네이트+싸이월드'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하지만, 일단 야후는 텀블러의 이미지와 젊은 피를 가졌고, 텀블러는 통합적으로 검색을 할 수 없었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익을 나누고 있으니 앞으로 서로에게 미칠 영향을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머리사 메이어의 행보가 심상찮기 때문에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하는군요.




야후, 재조명 받으며 살아날 수 있을까?


새로운 CEO인 머리사 메이어가 야후를 지휘하게 되면서, 야후는 굵직하고 큰 서비스들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야후 메일을 새롭게 개편했고, 한국에서 야후를 철수 시켰으며, 과감히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느리고 가장 오래된 느낌의 야후가 틀을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더니 섬리(Summly)를 3천만 달러에 사들이는 이슈까지 만들어냅니다. 이 때만해도 섬리가 야후에 먹혀 죽어버리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었지만, 야후의 뉴스검색에 빠르게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Flickr gets major redesign with grid UI, users get 1TB of free storage (video)

 - engadget

그리고 지난 1월 핀터레스트와 유사한 서비스의 Snip.it을 인수하더니 플리커(flickr)를 새롭게 태어나게 만들어놨습니다. 플리커의 개편과 관련해서는 따로 글을 써보겠지만, 일단 야후의 변화가 야물딱지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알아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케이스가 될 것 같습니다. 메일부터 서비스 정리를 통해 내부 살림을 꾸리고, 섬리를 통해 뉴스와 검색을 보강했습니다. 그리고 플리커를 통해 멀어졌던 사람들이 야후기반의 서비스로 되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습니다. 거기다 더 중요한 것은 야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점점 학습시키며 각인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야후는 최근의 활동에서 이슈화된 일들을 버린 것들이 없습니다. 연관성을 가지고 야후에게 유리하도록 하나씩 구체화해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이번 텀블러의 인수도 야후가 어떻게 활용하게 될 지 기대를 해보게 되는군요.


야후.

이미 '괴물' 구글이 장악해버리고 있는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힘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까요?

너무 늦어버린 대응과 변화들이기에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지만, 그래도 발빠르게 변화하고 트렌드를 잡아가는 모습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게 되는군요. 플리커의 충격적인 변화만큼 텀블러의 멋진 활용을 기대해보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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