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PC+ 시대는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붕어IQ 2013. 6. 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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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대만에서 COMPUTEX 2013이 열리고 있습니다.

PC와 관련된 트렌드를 알아보기에는 좋은 박람회지만, 독일에서 열리는 CeBit에 비해서는 작기도하고 열리는 지역이 대만이다보니 아무래도 대만업체가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박람회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고 중간점검의 의미도 포함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이번 COMPUTEX 2013의 소식들을 듣다보니 크게 정리되는 몇가지 특징이 있고, 그것들을 살펴보다보니 현재의 PC 시장이 아직도 PC+로 진행하는 과도기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드웨어의 발전보다는 활용에 집중


예전에는 CPU나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새롭게 변하면 PC의 틀이 한번씩 크게 바뀌던 구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구간들은 PC와 관련된 시장을 견인하며 새로운 변화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PC시장을 들여다보면 급격한 하드웨어의 발전은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띄게 시장을 들었다 놓을 만큼의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발전만 있었고, 성능의 차이가 사용자의 니즈를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PC시장은 정체기를 맞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업체들은 꾸준히 새로운 부품들을 끼워서 새로운 제품들을 항상 만들어냈지만,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되는군요.


그러다 몇 년전부터 모바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합니다. 터치UI를 앞세워 새로운 경험들과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지요. 기술의 발전과 니즈가 정체되어 있는 시장보다 아직 변화하는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더 많이 찾아볼려는 경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부품들의 강조보다는 노트북(울트라북), 태블릿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바일 제품에 최신의 기술들이 집약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이제 슬슬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인텔의 하스웰(Haswell) CPU를 거의 장착하고 있어서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보다는 저전력과 발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에도 좋은 하스웰이지만, 아무래도 모바일 기기의 특징과 더 잘 맞아지는 선택이 분명하리라 생각되는군요.


또한, 하드웨어의 발전이 더뎌진 시점에서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니즈인 손쉬운 활용과 모바일에 포커싱이 맞춰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때마침 일어난 '포트스PC'와 'PC+'의 관점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PC+, 급진적인 통합과 그에 따른 성장통


이번 COMPUTEX에 출품된 제품들 소식을 들여다보면 PC+를 내다보는 업체들의 발빠른 대처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처들 사이에 명확한 비전이나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기술보다는 아직도 실험적인 제품들이 많다는 것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습니다. 실험적인 제품들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PC+가 윈도우8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이상 윈도우8의 활용을 위한 제품들일 수 밖에 없지만, 윈도우8이 명확한 사용자경험(UX)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처음으로 보여지는 시도는 기존 UX에 새로운 터치UI를 포함시는 것입니다.

윈도우8이 출시되고나서 많은 디스플레이가 터치UI를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COMPUTEX에 출품된 노트북(울트라북)들이 거의 기본적으로 터치스크린의 사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노트북 사용성을 유지하면서 터치스크린을 품은 형태로 진화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터치UI가 기존의 사용성과 만났을 때는 오묘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사용성이 모두 다르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동선과 터치를 위한 동선에서는 오히려 '불편함'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단 이러한 터치스크린의 추가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갈 듯 합니다.




다음으로 보여진 특징은 태블릿PC의 강세라는 점입니다.

아이패드가 새롭게 시장을 개척한 이 영역에서 수많은 도전들이 있어왔고, 윈도우8에서도 태블릿을 염두에 두고 PC+의 그림을 크게 그리기도 했다고 생각됩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의 중간단계를 취하는 제품부터 태블릿과 PC의 자연스러운 연결점을 찾기 위한 독특한 모양들까지... 참으로 많은 시도가 발생하는 영역임이 틀림없습니다. 현재로써는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기에 이러한 시도들은 계속되고 있는 듯 하지만, 역시나 모바일+데스크탑의 사용성을 한번에 시원스레 만족시켜주는 제품은 없는 듯 합니다. 도킹형, 힌지형 등 많은 스타일이 보여지지만 어느 것 하나 자신만의 사용성을 제대로 어필하며 표준이라고 말할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흐름은 전혀 새로운 입력도구의 모색입니다.

윈도우8이 발매될 때부터 개인적으로 생각해왔던 보완적인 입력도구는 애플의 매직패드입니다. 화면에 직접 터치를 하지는 않기에 조금은 다른 사용성을 가지지만 중간적인 위치에서 터치와 마우스의 역할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매직패드를 모방한 제품들이 윈도우용으로 많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윈도우8이 가지는 사용성과는 또 조금 어긋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분야에서도 '마우스+패드'라는 새로운 제품들이 보여지기 시작하는군요. 얼마나 많이 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실험적인 형태로 비춰질 뿐입니다.


위의 세가지 특징들을 요약해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성장통'입니다.

아직 완전한 자리를 잡지 못했고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해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부딪히며 깨져가며 배워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서로 상충되는 특징들을 가진 모바일과 전통적인 PC의 영역을 억지스럽게 붙여놓다보니 생겨나는 부조화를 어떻게해서든 매워볼려는 몸부림처럼 보이기만 합니다. 개발업체들도 알고는 있겠지만, 멈춰있을 수 없기에 항상 새롭게 시도하고 시장을 개척하려는 모습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지켜보며 실제로 제품들을 만나야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히 과도기적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한동안 그에 따른 성장통은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서드파티가 아니라 PC+의 윈도우8


윈도우8이 처음 나올 때부터 '너무 급진적인데?', '의도는 좋지만 과연 뿌리깊은 UX를 어떻게 얼마나 걸려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OS의 영향으로 사용성은 규정되어지고 확장되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이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경험들에서 윈도우8으로 이어지는 경험들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윈도우8은 너무 급진적인 통합을 시도했고 특히나 모바일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형태에서 일단 둘을 섞어놓는 모험을 시도한 것입니다. 물론, 성장통을 충분히 겪고 난 뒤에 자리를 잡는다면 이상적인 형태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데스트탑 PC와 터치로 사용하는 모바일의 접점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반증으로 윈도우8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과 위의 제품들과 같은 과도기적 성장통의 산물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C+의 개념은 상당히 진보적이며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도달해야할 지점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느 한 쪽도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형태의 OS를 뒤섞어 억지로 둘의 접점을 강요하고 있으니 불협화음이 나타날 수 밖에 없고 멈춰있을 수 없는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성장통을 감내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뚝심으로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찾아온다? 대안이 별로 없었던 십수년 전이라면 먹힐법한 MS식 사고방식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이렇게 서드파티들의 터치스크린이나 매직패드등의 입력도구들이 인프라를 형성해가면 조금씩 익숙해질 법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굳이 최신의 윈도우8을 사용하지 않고, 익숙한 윈도우 버전을 택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아직까지 작업에 불편함이 없는 UX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해도 되는 것입니다. 아니면, 대안으로 애플 인프라나 리눅스등으로 진입해도 되는 것이구요. 


PC+를 주창하며 큰 비전을 내세웠던 윈도우8. 과연 PC+에 어울릴만한 장점과 혜택을 이용자들에게 돌려주고 있을까요? MS가 윈도우8에 대해서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시장을 자신들의 생각대로만 이끌려 하지말고 이용자들의 니즈와 UX에 좀 더 기울여 진정한 편리와 장점들을 제시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초기 이용자들을 활용한(?) 베타테스트 기간은 충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만약 윈도우8의 획기적인 변화와 장기적 비전이 확고하지 않다면, 

서드파티들의 성장통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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