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매장에서 당신의 스마트폰이 추적당하고 있다면?

붕어IQ 2013. 7.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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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전 'PRISM' 문제로 빅브라더 문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상당히 민감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Attention, Shoppers: Store Is Tracking Your Cell - NYT

뉴스를 정리해보면 매장에서 손님의 동선과 행동패턴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자세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뉴스에서는 조금 CRM에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불쾌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CRM,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자신들의 프로모션 촉진을 위해?


고객의 신상정보와 동선, 행동패턴등은 마케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가 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CRM의 일환으로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 등을 수집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들은 고객들의 니즈에 맞춤으로 서비스나 재화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위의 기사에서도 말미에는 CRM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본 고객들의 케이스가 나오기도 하니깐요. 

CRM은 초기의 DM(Direct Mail)등의 형태에서 문자나 전화 등의 수단을 지나 eCRM이라 불리며,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가장 성행했던 케이스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아마존(AMAZON)이 떠오르는군요. 아마존만이 아니라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그렇지만,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거나 구매하는 패턴을 분석해서 고객이 흥미를 가지거나 구매할 확률이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게 되는 것이죠. 쿠키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취향에 따른 편의를 제공하고 업체는 매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CRM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결코, CRM이 고객의 편리를 위한 행동이 아니며 고객의 편리를 명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온라인의 경우는 '동의'를 얻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으니 암묵적으로는 자신의 편리를 위해 정보의 일부분을 스스로 제공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정보는 수집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를 수집하기 쉽지 않은 오프라인 매장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CRM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고객의 정보를 수집해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노드스톰(Nordstorm)은 5월까지 고객들의 스마트폰을 추적하는 방법을 시험했고, 그래도 고객들에게 와이파이 신호를 추적한다는 공지는 했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사람들은 불안해했고, 불만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뿐 의외로 다양한 형태로 고객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을 놓치면 안됩니다. 우선 이야기가 먼저 나온 와이파이 신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고객의 동의를 얻을 필요도 없고 그냥 와이파이를 켜두면 언제든지 가능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잡기 위해 보내는 신호를 체크해서 위치를 파악하고 동선과 체류시간등을 알아내는 방식이죠.





이와 함께 동원되는 수단이 카메라입니다.

CCTV나 웹캠만 있어도 얼굴인식을 통해 고객의 연령과 성별등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인식하고 동일 얼굴의 이동동선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모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거기다 최근에는 얼굴인식을 통해 SNS에 접근하는 방식의 마케팅 기법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니 개인정보 노출을 원하지 않으면 쇼핑할 때도 선그라스에 모자라도 써야할 판인 듯 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의 사진에서 태그된 고객의 사진과 매칭하면 해당 인물에 대한 상당한 취향과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자신의 사진으로 구글에서 사진으로 찾기만 해봐도 생각보다 놀라운 것을 만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와이파이가 되었건 카메라가 되었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보의 수집이 대부분 고객의 동의없이 무단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될 것 같습니다. 마냥 신기하기만 할까요?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취향의 신상품 안내가 날아오거나 세일품목을 알려주고 매장직원이 손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편리하고 좋은 것일까요? 물론, 개인에 따라 이렇게 편리함을 누릴 수 있어서 좋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도 않은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한다는 것은 한번쯤 걱정을 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되는군요.




고객들이 알 수 있어야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의 정보수집은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려져야만 합니다.

최소한 수집 범위와 수집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고객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죠. 별것 아닌 사소한 정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누적되고 연계된다면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추적당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하루 동선을 모두 체크해버릴 수 있도록 발전할수도 있는 것이죠. 쉽게 말해서 이러한 데이터들이 곳곳에 쌓인다면, 스마트폰이 가진 맥 어드레스(MAC Address)로 접속구간에 의해 개인의 동선과 패턴까지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매장내만이 아니라 매장과 매장사이 등등으로 말이죠. 현재는 매장내에서만 자신들의 CRM을 위해서 활용하는 움직으로 보이지만 데이터가 어떻게 유출되고 사용될 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오프라인의 정보수집이 무서운 것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매장의 의지에 의해 무단으로 수집되고 활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메라를 전부 의식하며 피해다닐 수도 없는 부분이고, 매장에서 보안등의 이유라고 말하면 명분이 생겨버리기도 하니 말이죠. 거기다 이번 뉴스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와이파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실제 사용하는게 아니라 켜두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군요.


아무리 고객의 편리를 보장해주는 CRM의 일환이라고는 해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는 상당히 불쾌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동의하거나 선택할 수 없이 무작위로 노출되고 마케팅에 활용된다는 것도 참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의 상황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부분들이 말없이 도입되어 진행되고 있지는 않았으면 하는군요. 시기적절(?)하게 날아오는 문자들과 TM들만해도 버거운데, 이제는 매장을 들어서면서까지 내정보가 털리고 있다는 기분은 받고 싶지 않으니 말이죠.



<SNS의 개인정보가 무서움을 보여주는 '독심술'>


얼굴 사진 한장만 있어도 이런 독심술(?)이 가능한 상황인데, 무단으로 제 정보들과 사진들을 남긴다니... 불안하지 않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저는 안 맞춰줘도 좋으니 제대로 알고 있게나 해주었으면 좋겠고, 정보제공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도 온라인 매장처럼 '동의'라도 해야하는 구조가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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