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 광고로 본 모듈교체의 오해와 진실
3월 23일 LG G5의 새로운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15초 광고로 유투브 채널은 물론 페이스북등에도 링크가 되었더군요. 광고를 보는동안 '광고 속 남자는 왜 저렇게 좋아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G G5의 큰 장점인 모듈교체 광고를 통해 다시한번 짚어보겠습니다.
15초 광고, 담백하게 이야기해보자
평소에 개인적인 생각을 많이 담을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번 글은 담백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에 런칭된 LG G5 15초 광고입니다.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LG G5의 배터리를 교체하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LG G5의 모듈 교체를 강조하기 위한 광고입니다. G5에 대해 어떤 느낌이나 기대를 가지게 되나요?
<LG G5의 다른 광고에서 모듈 교환장면, "실제 장비에서 켜지는 시간은 묘사되는 장면보다 오래걸릴 수 있다">
광고가 꼭 팩트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광고주가 자신의 메세지를 포장하고 사람들에게 포장하고 전달하고 설득하는 상업적 목적을 가지는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그래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작은 글씨라도 오해의 소지를 밝혀야 합니다. 이번 LG G5의 15초 광고를 보면서 제가 놀란 점은 아무런 문구 없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한 줄이라도 연출된 장면이라거나 실제 사용과 다를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LG G5 Subway편에 나오는 문구, 연출된 화면임을 명시>
그렇다면 왜 15초 광고 속에서 모듈과 관련된 문구가 없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가 시작되면 이미 배경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남자가 모듈을 끼우고나면 뭔가 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러고서 남자가 즐거운 표정을 짓게 되죠. 하지만 LG G5가 구동되고 있다는 정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원을 다시 켜지도 않았고 화면도 보여지지 않습니다. 모듈 결합 후 들리는 소리가 LG G5에서 들리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다시말해서 LG G5가 구동된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생각했을 뿐입니다. 글 처음에서 떠올렸던 질문을 다시한번 떠올려 봅니다. '광고 속 남자는 왜 저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광고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절묘한 상황연출이 맞습니다. 말하지 않고 말한 것처럼 느끼게 했으니 말이죠. 광고에서 LG G5가 구동된다는 정보가 없으니 굳이 자막을 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배경에 섞여지는 소리도 배경음악이라고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한 것은 "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LG G5 모듈 교체? 진실은?
LG는 3월 17일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G5와 프렌즈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혹자는 이 자리에서 LG가 공식적으로 모듈교체시 리부팅(reboot)이 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참석하지 않아 기사를 검색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모듈에 대한 풀리지 않은 궁금증 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마침 옆에 LG전자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물어봤습니다.
첫 번째, 모듈을 제거해도 전원이 유지되는가? 두 번째, 잦은 모듈 교환에 유격이 생기거나 헐거워지지 않는가? 세 번째, 배터리 모듈 대신 캠 플러스 모듈이 기본 제공되는 패키지가 있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그냥 꺼집니다. 처음 설계할 당시에는 1~2분 정도 자체 전원이 공급되도록 했는데 효용성의 문제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하루 2회 이상 배터리 교체, 2년 주기의 스마트폰 교체를 가정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문제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캠 플러스를 끼운 데모기는 본체와 모듈 사이 살짝 틈이 생겼습니다. 빗물이나 이물질이 스며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죠.
세 번째, 신제품 출시를 기념한 한시적 판매를 내부에서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배터리 모듈 대신 캠 플러스 모듈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THE GEAR - 'LG G5 핸즈온 리뷰. 모듈식의 장점과 단점'에서 발췌>
기사 전문(바로가기)을 보셔도 되지만 기사 중에 힌트가 있습니다. 바로 첫 번째 질문입니다. 전원이 유지되지 않고 꺼집니다. 그렇다면 배터리나 모듈 교체시 리부팅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핸즈온을 찾아봤습니다. 6분부터 보시면 됩니다.
배터리를 끼우고 6분 4초에 전원을 넣습니다. 6분 26초에도 LG로고가 보입니다. 6분 35초가 되어야 홈런처 로딩을 시작합니다. 약 30초 이상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다른 동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MWC에서 촬영한 핸즈온입니다. 1분 9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1분 9초에 배터리를 분리합니다. 이 장면이 중요한 것은 LG G5의 정면 화면이 스쳐간다는 점입니다. 올웨이즈온이 보이는군요.
1분 31초에 전원을 넣습니다. 1분 45초에 위의 동영상과 다른 부팅화면을 보이면서 부팅됩니다. 행사를 위해 설정된 폰이라고 감안해도 10초 이상이 걸렸습니다.
저도 체험존이 제대로 설치되면 직접 확인할 예정입니다.
* LG G5 핸즈온 동영상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핸즈온들도 거의 모든 동영상들이 편집되어 있습니다. 꺼진 상태에서 교체방법을 설명하거나 교체후 화면이 부팅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넘어가는 식으로 말이죠. 그나마 위의 핸즈온 동영상들이 재부팅 여부과 부팅 시간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전에 해외매체에서 켜진 상태로 모듈을 교체하면 리부팅 된다는 핸즈온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더군요. 혹시 유사한 동영상을 아시거나 발견하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당당한 모습이 보고싶다
<LG G5 SUBWAY(해외편)에 남겨진 리플>
지나가는 15초 짜리 광고일 뿐입니다. 거기다 제가 본 LG광고중 광고기법으로는 가장 잘 만든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시에서 시적 허용이 있듯이 광고 시간에 따른 광고적 허용 혹은 연출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는 남겨두었습니다.
<국내 광고에서는 이벤트 내용에 가려 연출된 화면임이 명시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이 부분은 덜 민감하다.>
사람들은 보통 광고에서 스쳐가는 작은 문구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래도 만약 연출된 장면이라면 명시를 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콘퍼런스를 통해 발표된 내용이라면 당당해도 되지 않을까요?
* 3/24일 저녁쯤에 국내버전은 수정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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