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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허와 실, 기업들에게는 독인가? 약인가?

붕어IQ 2014. 1. 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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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허와 실, 기업들에게는 독인가? 약인가?


페이스북이 최근에 도용 사건으로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저는 이미 베트남 친구들(?)에게 <페이스북 사진 도용 주의하세요!!!>의 케이스처럼 사진 도용 당해봤고, <'좋아요'만 있는 페이스북, 진정한 소통은 어려울까?><페이스북 많이하면 진짜 불행해질까?>의 글에서 페이스북의 플랫폼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개인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생각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는 플랫폼인 페이스북에 대한 관점이고, 그것이 중심이 되어 개인에 맞춘 활용을 찾아가야 한다는 내용들입니다.




이번에는 미루던 기업들의 SNS활동, 그 중에서 페이스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절대적인 방법론이나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나름 대행으로 운영했던 경험과 당시에 쌓였던 문제점들과 아쉬움들을 이야기하며 어쩔 수 없이 퍼져가고 악순환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좋은 광고는 좋은 클라이언트가 만든다.


SNS를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볼때마다 기획력과 실행력, 그리고 효과면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하이네켄의 프로모션입니다. 페이스북 이야기를 하면서 왜 SNS의 상징적인 동영상을 소개할까요? 동영상의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워낙 잘 짜여진 준비였고 이슈가 될만한 이벤트였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방송을 제외한 SNS에 대한 효과는 측정도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좋은 광고는 좋은 클라이언트가 만든다.

저는 이 프로모션을 보면서 언제나 가지고 있는 한 마디가 머리 속을 스쳤습니다.

그냥 클라이언트(광고주)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의미일까요?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기획들과 제안들이 있어도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광고주이고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네켄의 프로모션이나 크게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하지 않는 애플의 광고들도 결국은 그들의 의지가 담긴 것이고, 그들의 선택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페이스북으로 다시 돌아와서 광고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광고주의 큰 문제? 페이스북을 모른다?

소제목이지만, 참 도발적이죠? 최근에는 SNS가 이미 보편화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덜할 수도 있겠지만, 초기부터 꾸준히 제가 가진 문제점은 '플랫폼을 모른다' 였습니다. 그래도 일은 잘합니다. 분석툴이나 수치, 그리고 결과 분석등을 잘 활용하면 되니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잘 모른다'로 표현한 것은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보다는 활용에만 더욱 안달나 있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사용자들과 기업 페이지 담당자(혹은 결정권자)의 관점 차이는 위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전과 후로 나뉠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은 과정과 재미에 집중하는데, 기업들은 이후의 결과들과 수치에 더 집중을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기업들은 사람들이 저러한 결과들을 만들어내는 '이슈'와 '재미', '자발적 행동'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확산도구'로 바라보고 더 많이 알려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의 메세지를 최대한 많이 퍼트리려는 도구로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만을 바라죠. 솔직한 이야기 하나만 내지르겠습니다. 결정권자들이 똑똑해지셔야 합니다. 그룹내에서 많은 담당자들이며 관계자들에게 통하는 자신들의 메세지는 그룹 밖으로 나오면 통하지 않습니다. 상명하달은 그룹내에서 가능하지 냉정한 소비자들에게 강요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소통'이라고 표현하시는데... 소통은 오고가는 것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 말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듣고 싶지 않고 관심없는 자신들만의 소식을 매번 강요하며 알려오는데... 누가 타임라인에서 계속 보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확산시켜 줄까요? 


소통은 무형적인 관계(network)가 가치의 중심이고, 결과(Result)는 과정에 이끌린 것임을 잊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단순한 광고매체로만 인식하니 계속해서 반복할 뿐인데, 쉽게 이야기해서 수치적인 결과를 놓고 무형적인 브랜딩을 생각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기업 페이스북이 일으키는 오류들

그렇다면, 이제 조금 구체적으로 기업 페이스북들에서 보여지는 오류를 하나씩 생각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부분은 수치에 대해서가 될 듯 합니다. 광고도 그렇고 SNS도 그렇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성적인 결과를 정량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그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숫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예산을 받기 위해서도 계획을 위한 숫자가 있어야 하고, 결과를 보고 할 때도 숫자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페이스북은 숫자 놀음이 되는 것 뿐입니다. 


좋아요, 인게지먼트, TAT. 가장 대표되는 수치들이죠? 일단 표면적으로 양적 비교가 되는 '좋아요'의 숫자, 그리고 어느정도 확산이 되는지 보여주는 TAT, 마지막으로 퉁쳐서 이해하기 쉽고 비교하기 좋은 인게지먼트죠.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기획서와 보고서를 위해서 예상하고 결과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숫자가 될 것이고, 결정권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서 브랜딩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행사에게는 PT에서 이기기 위한 숫자를 기획해야하고,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뒤채이게 되는 것이죠.


수치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은 이벤트와 광고만 남아있게 됩니다. 페이스북이라는게 이벤트와 광고를 해보면 숫자 늘어나는 재미를 무시할 수 없거든요. 그리고 그 방법이 아니면 결코 쉽지 않은게 수치 만들기이니 말이죠.



<포맷을 위한 예시일 뿐, 특정 브랜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위의 예시는 이렇게 숫자와 덩치 중심의 만들어낸 결과물인 듯 합니다.

기존에는 '미션'의 형태로 좋아요를 유도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기 위해 '강요'하고 있습니다. 실컷 사람들 불러다놓고 "'좋아요'하면 보여주지롱~"...... 소통하자고 페이스북 하는거 아니었나요? 소통에 '조건'이 필요한가요? 그냥 좋아요 구걸로 보일 뿐입니다. 참 페이스북의 API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이렇게 구걸로 보이는 형태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담당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이탈율입니다. 랜딩(도달) 수치는 올라가지만, 조건을 보고 이탈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액션을 취하더라도 이벤트 기간 이후에 이탈하는 비율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또다른 이벤트를 해야만 하겠죠?


위의 하이네켄과 같은 케이스를 굳이 예로 든 것은 페이스북은 '재미(fun)'와 '관계(relationship)'를 위한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인식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재미가 있으면 자발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자발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그래야 효과도 있고 지속성도 유지됩니다. FAN이 되는 것이죠. 



팬(FAN) 이야기를 꺼냈으니 기업들이 일으키는 오류 한가지를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진정성 있는 메세지는 오히려 묻혀버리고, 긍정적이고 좋은 이야기들만 남겨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 페이스북의 이용자를 분류하면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팬, 관계자(직원), 체리피커. 물론 관계자들이 팬과 겹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페이스북을 운영한다면 팬의 비율이 가장 높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실상은? 이벤트에만 몰려드는 체리피커, 관계자이기에 조금은 인맥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오히려 쓴소리와 진정성 있는 활동을 하려는 팬은 극소수이고 활동 내용이 덮여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자와 체리피커의 비중이 높았을 때의 단점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직접 소통하지 않는 담당자가 아니라 외부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수치도 좋고 긍정적인 이야기들만 들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진정성 있는 쓴소리는 사라지는 것이죠. 만약, 이 부류들을 분류하는 방법이 궁금하시면 이벤트 한번만 크게 빵구내보세요. 어떤 반응들인지... 사람은 좋을 때보다 힘들 때 관계가 드러나는 법입니다. 팬은 이해하고 양해하지만, 체리피커들은 실망하고 분노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순간 부정적인 바이럴에 휩싸이겠죠. 의외로 쉽죠?


그리고 마지막 오류인데, 체리피커와 관계자로만 대부분 형성된 페이지에서의 메세지는 효과가 없습니다.

열성적인 체리피커의 타임라인을 가보셨나요? 결정권자님들! 페이지의 좋아요 숫자와 긍정적인 리플들만 보시지 마시고 체리피커로 생각되는 한명만 눌러서 타임라인 가보세요. 경쟁사부터 시작해서 온갖 브랜드의 이벤트들로 도배되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벤트용 계정이거나 페북을 활용이 이벤트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인맥은 대부분 비슷한 체리피커들입니다. 물론, 확산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팬들도 있고 진정성을 가지고 유입된 인원도 있을테니 말이지요. 하지만, 수치에 대비해서 확산된다고 믿지는 마십시요.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 플랫폼을 이해하고 욕심을 버려라!

그렇다면 어쩌라고? 

답은 글의 처음에 말했습니다. 좋은 광고주가 좋은 광고를 만든다. 기업의 담당자가 아니라 결정권자가 똑똑해지셔야 합니다. 수치를 분석하고 플랜을 잡는 똑똑함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명확히 이해하시고 어떤 목적을 가질 것인지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합니다. 페이스북은 놀이터입니다. 쉬자고 놀자고 왔는데, 관심도 없는 자랑같은 메세지나 광고를 본다면 좋겠습니까? 어깨에 힘을 빼고 욕심을 덜어내십시요. 기껏 수치 만들었으니 우리의 메세지를 좀 더 알리자? 쉽게 생각해보세요. 거실에서 티비 보실 때, 광고 나오면 어떻게 하십니까? 똑같습니다. 




기업에서는 어렵다? 

기업도 그렇지만, 이미지를 더욱 중시하는 관공서에서 SNS를 통해 이슈를 불러온 대표적 사례가 고양시가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결정권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오히려 초기에 예산도 부족하고 잘 몰라서 담당자에게 일임했더니 진격까지 해버린 경우입니다. 고양시 이야기? 시청 이야기? 그냥 놉니다. 놀면서 고양고양이 하고 싶은 말 하는거죠. 강요하지 않고, 그냥 툭툭 던져놓습니다. 그런데 재밌거든요. 신선하기도 했구요. 시장님이 공약하고 고양이 코스듐 했을 때는 저도 깜짝 놀랐으니 말이죠. (검찰청과 한국 민속촌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런 고양시를 두고 부정적인 접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관공서가 너무 가볍다, 메세지가 없다... 그건 페이스북을 메세지 전달과 확산의 매체로만 바라보니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했을 때 고양시가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르던 사람들이 고양시에 킨텍스(즐텍스;;;)도 있고, 고양시청 직원들이 일상에서 일하는 모습까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무형적인 홍보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안보이는 것일까요?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활동과 자발적인 활동을 보이는 타겟들의 눈높이 맞춘 홍보 방안은 아닐까요?




소통.

물론, 많은 기업들에서 '소통'이라고 표현하며, 소통의 채널로 페이스북을 선호합니다. 트렌드이고 잭팟 터지면 엄청난 확산효과를 볼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과연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는 지 자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듣고 싶은걸 들려주어도 모자랄 판에 자신만의 목소리만 이벤트에 실어 내보는건 아닐까요? 그리고 그 짧은 기간에 그렇게나 높은 수치를 만들어내라? 진정성 한 숟가락 아이쿠... 흘러버렸네. 체리피커는 조금만.. 아아 넘쳤구나! 인게이지먼트는 나와야하니 리플 한 숟가락...... 어? 페이스북 좀 하셨다면 한번쯤은 보셨고 이해하셨겠죠? 

숫자놀이를 하고 싶거나 덩치로 승부를 보실거면 지금처럼 하십시요. 하지만, 소통이라는 표현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건' 붙고 사탕발림으로 유혹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니깐요.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도 수많은 관심과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늘어난 사람들에게 관심과 이해를 바라는 소통을 바라시나요? 


지금까지 왔으니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광고와 이벤트를 계속 유지해야한다? 그럴것 같으면 그냥 다시한번 생각해보시라는 말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남들하니 우리도 해야하고 할거면 숫자가 이겨야 한다? 오히려 역효과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시는게 맞을 타이밍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덩치는 작아도 즐겁고 유익한 정보가 있다면 그리고 조건없이 내보여준다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쌓여서 흔들리지 않는 팬들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물론, 이벤트가 없으니 살을 깎는 심정으로 수치의 요동침을 받아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제 스스로도 이벤트와 광고로 점철된 악순환을 제대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생각되는군요. 스스로에게 독이 되고, 페이스북의 생태계도 강요까지 해대는 독으로 물들이는 행동을 굳이 계속해야 하겠습니까? 


숫자와 메세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페이스북은 기업에게 약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독이 될 뿐입니다. 


진짜 모르거나 모르는 척 할 뿐이지, 약이 되는 길과 방법은 너무나 쉽게 보일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다만, 그것을 선택할 용기와 시간을 감내할 인내가 부족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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