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방통위의 '전파인증 간소화'가 시사하는 점

붕어IQ 2011. 1. 5.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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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할 주제를 선정해두고 이래저래 뉴스를 검색하던 중, 정말이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상’ 외산폰 반입비용 싸진다...소비자 활짝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밝힌 바에 따르면, 24일부터 시행될 고시안에서 전파인증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해외에서만 출시되었던 휴대폰등의 제품들을 훨씬 쉽게 들여올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예전에는 기기값을 빼고도 전파인증료 30~50만원... 그리고 시간... 그 번거로움을 참아야만 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일까요?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NEXUS ONE'을 처음으로 들여와 전파인증과 사용기를 올렸던 두산 인프라코어의 그분이 생각나는데;;;)

만약, 이 고시안이 시행된다면 얼리어댑터의 혜택만이 아니라 다각면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 되어집니다.
물론 긍정적인 면들도 있고, 부정적인 면들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나는 몇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첫번째, 얼리어댑터에게 희소식! 선택의 자유!

우선, 첫번째는 무엇보다 얼리어댑터들에게 공식적인 채널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통되는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와 적당히 유통될 쯤이면... 이미 해외에서는 신제품이 발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ㅠ_ㅠ
하지만, 이제는 해외에서 직접 디바이스를 구입하고 전파인증을 거친다면 국내의 통신사 눈치 볼 것 없이 사용이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국내 통신사에 특화된 서비스등은 이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정도의 열정을 가진 얼리어댑터들이라면 여러 방면으로 방법들을 찾아내고, 
또 자신의 needs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넥서스S, 국내 출시는 언제쯤?
오늘 썼던 글인데, 이제 24일 발표될 고시안의 행방에 따라 국내 출시를 별도로 기다리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_+

또한, 개발자들도 위의 넥서스S의 경우처럼 진저브래드(안드로이드 2.3)을 탑재한 레퍼런스 폰을 국내에 자유롭게 들여와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SDK나 에뮬레이터등을 통해서 개발은 가능했겠지만, 그래도 실제 환경에서의 테스트가 더욱 쾌적하게 되고,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모델에서의 직접적인 테스트도 훨씬 수월해지니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리어댑터나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특정 모델에 대한 호기심이나 충성도에 의해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충분한 기회와 채널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과 자유가 상당히 높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통신사에 대한 압박

국내 통신사들이 이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요?
이 뉴스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고 가장 궁금한 점이기도 합니다.
만약, 방통위가 기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면 국내 통신사들은 지금쯤 진땀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파인증까지 마친 디바이스라면 어떤 이유로 거부를 할 수 있을까요?

자신들의 요금제에 맞춰야 최상의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데, 그것에 속박(!)되지 않고, 전파만을 이용하려는 집단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통신사들은 통신료와 데이터 사용에 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지만 정식 출시되는 경우보다 약정(이라고 쓰고 속박 or 노예계약이라고 읽는다)의 구속력이 적어지기 때문에 가입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방안에 더욱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하나의 관점은 요금제 디자인이나 주파수등등의 문제로 기기등록을 회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규에 의해 안된다.'라는 표현등을 쓰거나 '현재 검토중이다'등의 표현이 남발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담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듯 합니다.
지금도 피터지게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서로 '가입자 모시기'에 열을 올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은 가입자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주는 방안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되면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_+
통신사를 통해 정식으로 발매되는 제품이 아닌 경우에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형태가 되든 수수료가 극단적으로 낮아지거나 면제될 경우에는 
국내 통신사들이 정신 차리고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번째, 가격의 평준화와 옵션의 다양화

갤럭시 탭의 가격 정책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제가 가졌던 생각이 이번 '전파인증 간소화'의 극단적인 예가 될 것 같아
이 글에서도 간략하게 요약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Verizon은 갤럭시탭의 가격을 599$에서 499$로 인하하고, 60$ 상당의 영화권도 주기 시작했다.>


갤럭시 탭이 해외와 국내 버전의 가격이 다르게 설정되고, 이미 예정되었다는 듯이 해외에서는 가격을 더 낮추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구매를 했던 사람들에게도 환불을 한다는 정책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출시 전부터 디자인된 가격정책이었거나, 여러가지 뉴스에 의해 갤럭시탭의 수요가 급감할 것을 미리 예상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삼성 갤럭시탭, 가격정책 실패를 극복할까? - by 니자드

내용은 평소에 즐겨찾는 '니자드'님의 글로 요약해봅니다.
삼성의 갤럭시탭의 가격정책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특히 국내의 경우에는 선택권마저 미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의 갤럽시탭 가격이 99,5500원(정상가)인 것을 감안하면, 500$X1120원(글작성 기준)=560,000원의 차이는.......
물론, DMBAS의 차이가 있으니 그럴 수 있다는 변명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요? 
스펙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이정도의 비용까지 차이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T-Smart Shop에서 판매되는 갤럭시탭의 가격 및 요금제>

이번, '전파인증 간소화'가 시행된다면, 
미국의 버라이즌에서 출시한 갤럭시탭을 사와서 (구매대행 혹은 지인) 10만원 내외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그래도 660.000원 상당이 될 것이고, 넉넉잡아 70만원이 된다고 하여도 전파인증료가 면제될 경우 30만원의 차액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전파인증료가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쓰지않는 DMB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정보들이 퍼져나간다면?
굳이 DMB를 선호하지 않는 저같은 사람들이라면 해외에서 사와서 전파인증을 통해서 사용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채널이 존재한다면 삼성에서도 과연 국내버전의 갤럭시탭에 풀옵션을 주고 판매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DMB가 옵션으로 붙게 되거나, 아이패드처럼 3G모델과 wifi모델등의 옵션이 좀 더 부과된 합리적인 판매가가 책정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국내의 여러 사정을 빌미로 반강제적인 느낌마저 들었던 풀옵션들이 이제 거품을 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구매와 전파인증 프로세스에 들어가는 비용이 국내 정발버전과 비용이 비슷해지면 
국내 소비자들도 차액을 감안하더라도 편의가 좋은 국내 내수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갤럭시탭만이 아니라 국내와 해외 버전을 미묘한 차이로 발매하는 부분들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리라 예상해봅니다.
거기다 국내 상품들의 라인업을 준비할 때도 좀 더 옵션이 강화되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을 기대해봅니다.



네번째, 무분별한 보따리상과 AS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가능성을 생각하고 경계를 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생각해 본 것은 해외의 제품들을 위한 '보따리상', '구매대행'의 난립을 걱정해봅니다.


지인들을 통하거나 직접 여행등을 통해서 구입하는 방법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매대행을 하거나 미리 물건을 들여서 판매하는 보따리상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메라의 경우는 이미 내수로 불리는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으며, 비용적인 측면이나 몇몇 기능들 때문에 오히려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 사용에 있어서의 불편은 적을수도 있지만, '내수'라 불리는 제품들이 가져오는 측면은 AS의 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초기에는 '내수'의 경우에 엄청난 수리비용이나 수리거부등의 일들도 있었으며, AS정책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직접 해외에서 공수된 디바이스들의 경우는 브랜드에 따라 warranty정책도 다를 것이고,
국내 통신사에서 커스터마이징을 거치지 못한 제품들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고장이나 장해가 발생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국내에 정식AS점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AS에 대한 혼란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M9을 사왔다고 가장했을 때, 과연 어떻게 수리를 해야할까요? -0-;;;)

몇몇 전자상가들에서 'HTC 썬더 내수 있어요?', '갤탭 verizon 있나요?' 등의 말들을 심심치 않게 듣게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직접 구매하거나 커뮤니티등을 통한 공동구매등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



마지막, 결국은 개인의 선택과 책임

위에서 살펴본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시행되었어야 할 정책이며 많은 장점들과 소비자들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불합리하던 시장의 구조를 변경하려다가 어두운 시장을 키워버리거나 유통구조(AS)의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수요가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선택의 폭이 늘어나고 그러인해 국내의 불합리한 점들도 개선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과도기적 과정을 거치며 자잘한 아픔들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이번 방통위의 '전파인증 간소화'에 대해서 스스로가 조금씩은 생각들을 가져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방통위에서는 자연 발생적으로 따라올 이런 피드백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곧 '모든 책임은 개인의 선택에 있다'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구입해서 국내에서 사용한다는 의미는 
'구입의 번거로움+전파인증의 시간+서비스의 불이익+AS의 불안'을 떠안아야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시한번, 
개인의 선택에 따른 책임이 강조될 시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방통위의 이번 '전파인증 간소하'에 대해서 정말이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진행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제 심정을 너무 잘 표현한 장면이라 인용했습니다. 문제가 되면 내리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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