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SKT의 LTE-A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붕어IQ 2013. 7. 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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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SKT가 세계최초로 LTE-A를 상용화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무리를 한 것인지, 너무 서두르지 않았나?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마음 급한 SKT, 최초 타이틀 때문에 LTE-A(dventure) 만드나? - 붕어IQ

SKT의 성급한 듯한 서비스 런칭에 대해서는 위의 글에서 먼저 다루어보았습니다

속도 문제와 LTE-A가 사용하게 될 기존 LTE망의 문제, 그리고 인프라 구축보다 마케팅이 앞서는 현실을 꼬집어 본 것이죠. 2년전 LTE가 처음 도입될 때도 준비가 덜 된 것을 마케팅으로 밀어부쳤고, 초기 사용자들의 불편 위에 망이 늘어났던 경험을 떠올려봤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비슷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재미있는 것이 요금제에서 업셀링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죠. 아니 기존의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더 높은 요금제를 만들지 못하게 해버린 것입니다. SKT는 이번 LTE-A를 통해 요금제에서의 이득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렇게 서둘러 LTE-A를 상용화하고 있을까요?




 핵심은 데이터! 


SKT의 'T끼리 요금제' 이통사 패러다임 바꾸나? - 붕어IQ

예전에 음성통화 무제한 서비스가 런칭될 때, 이제 통신사들의 수익구조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음성통화와 문자의 비율보다 데이터가 중심이 되고, 데이터 소비를 위해 음성과 문자등이 부수적인 혜택의 변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봤습니다. 그리고 SKT의 경우가 데이터를 서로 주고 받거나 나눠쓰거나 충전할 수 있는 등 발빠르게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서도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머리에 담아두고 SKT가 LTE-A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런칭을 서둘렀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 LTE-A의 런칭과 함께 SKT 에서 선보인 새로운 서비스들입니다. 

멜론을 통한 무손실 음원의 제공, Btv 모바일의 Full HD 방송, T베이스톨 타구장 멀티뷰, 그리고 그룹 영상 통화까지 포함하여 총 4가지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손실과 FHD등으로 더욱 질좋은 콘텐츠의 소비가 가능해졌습니다. 서비스의 퀄리티가 좋아진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LTE-A를 통해서 속도가 보장되었기 때문에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해진 타이밍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들을 딱! 보는 순간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무손실이고 FHD이고 야구 생중계이고 간에 데이터량이 상당히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H1fdi4w7q0>


SKT의 LTE-A 런칭광고입니다. 여기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렇습니다. 명히 속도가 2배 빨라진다면 사람들은 또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익숙해져가게 될 것이죠. 그리고 점점 더 높은 속도를 필요로 하는 콘텐츠가 늘어간다면 사람들은 점점 더 높은 경험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할 뿐이죠. 요금제는 크게 변동이 없어도 데이터에 대한 니즈는 더 늘어날 것이고, 지금보다 더 많은 충전과 나눠쓰기가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SKT는 패러다임 쉬트프를 통해 수익구조를 데이터로 옮기면서 고객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요금제에서는 업셀링이 아닐 수 있지만, 결국 데이터 관리와 사용량을 비교해보면 또다른 관점에서의 업셀링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제공되는 콘텐츠의 비용도 올라가겠죠?





 2배 더 빨라진다고 2배 더 행복해질까? 2배 더 요금이 드는 것이 아니고?



질좋은 서비스를 뭐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소비자들의 선택이 따르는 부분이니 말이죠. 하지만, 저는 2배 더 빠르다고 과연 2배 더 즐거운 세상이 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편리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더 즐거울 수 있을까요? 오히려 더 많은 소비를 하라고 부추기는 느낌마저 들고 있으니 말이죠. 새로운 폰을 구입해야하고 새롭게 요금제를 변경해야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하니 말이죠.


누누히 말하는 것이지만, 기존 회선을 사용하며 속도를 높이기 때문에 기존 회선에 부하가 걸릴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확충이 필요함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적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기존망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것을 SKT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인프라 비용없이 데이터 사용을 늘릴 수 있다'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하가 걸리건 말건 접속자 및 무선 환경의 영향을 탓하면 되니 한동안은 빠져나갈 구멍도 있고 말이지요. 왜냐구요? 뉴스를 아무리 뒤져봐도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말은 들은 적 없고, 앞으로의 계획도 아무런 말이 없으니 말이죠. 기존망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데이터 소비는 늘릴 수 있다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이만한 알토란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세계최초 타이틀보다 하루라도 빨리 런칭하는게 하루라도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빠른 속도는 분명히 사람들의 사용습관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좀 더 소비적으로 말이죠. 그렇다면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누구일까요? LTE-A를 이야기하며 '2배 빠르다', '세계최초' 같은 긍정적인 의미들에만 촛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이런 생각도 해보는군요. LTE-A의 요금제에서 데이터에 대한 혜택이나 차별성을 주지 못한다면 이것도 엄연한 업셀링일 뿐이라는 생각이군요. 그것도 기존망을 그대로 이용해서 새 폰도 팔아주고 요금제도 변경하며 약정도 갱신하는 그런 판갈이를 시도하는 것이죠.





시대가 흐르니 더 좋은 기술이 나오고 그것을 활용하여 더 좋은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순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현재 누리고 있는 것에 피해는 없어야 하며 자연스럽게 확충하며 변화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TE-A의 높은 속도와 질 높인 콘텐츠를 위해 기존 서비스들의 질적하락이나 차별을 두어 의도적인 소비유도를 하는 것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죠. 


과연 소비자들도 기분좋게 이것을 LTE-A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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