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게임이 사회악이 되어야하는 정치적 이유, 그리고 명분과 실리

붕어IQ 2013. 10. 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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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글을 읽기전에 스스로에게 게임에 대한 정의를 다시한번 질문하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게임'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와 통념적이고 사회적 시선, 그리고 이미 수많은 부정적인 사례의 이슈화를 통해 '게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반사적으로 부정적인 생각과 내용들이 먼저 떠오르시지는 않으신가요? 스스로가 게임을 중립적이지 않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한 호흡만 생각하시고 다음 글들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 저는 사회악을 두둔하며,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반박을 하려합니다. 저는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밝히며,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게임의 4대 사회악 규정과 관련한 행동의 이면을 정리해보려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하루 묵히며 생각을 정리했지만, 생각할수록 꼬이고 꼬여서 오히려 더 힘들어집니다.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과 하나하나마다의 상충되는 시선들이 겹쳐있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몇가지라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조금 거칠게 글을 이어갈 지도 모르겠군요.




게임은 사회악인가?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연설문 기사를 보면서 '게임이 이제는 사회악이 되었나? 술, 마약, 도박과 같은 수준인가?'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곱씹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어느정도가 중독이며 그 기준과 판단은 누가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중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 어떻게 관리하며 그것이 어떻게 사회악이 될 수 있는 것인가요? 예전 게임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글을 보면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바둑을 10시간 두면, 게임은 5시간하면 중독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사회적 통념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렇다면, 황우여 대표는 어떤 관점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기준에서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환자는 알코올 218만명, 인터넷 게임 47만명, 도박 59만명, 마약 중독 9만명으로 국내 인구 중 6.7%인 333만여명에 달합니다. 


이제는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 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하여야 합니다.


중독은 개인건강 문제뿐 아니라 자살이나 각종 범죄, 생산성 저하로 중독자 가족과 사회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에서처럼 그냥 죽여보고 싶었다는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심지어 한 중학생은 컴퓨터게임 하는 것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입니다. 


인터넷 중독은 스마트폰 중독현상과 이어지면서 유소년의 7%가 중독되었습니다. 최근 도박 빚에 쫓기다 모친과 형을 살해하고 부인은 자살하는 패륜사건은 도박중독의 비극입니다.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의 자살률이 타 시도보다 훨씬 많은 이유는 도박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행산업 규모가 합법도박(경마 경정 경륜 카지노 복권) 19조원(OECD 6위), 불법도박 75조원 도합 100조원이나 되고 지난 10년간 5배 증가하였습니다. 


사회적 비용이 109조 원에 이르는 4대 중독문제 해결을 위하여서는 중독예방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국무총리 아래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두어서 5년마다 중독 예방관리 기본계획을 세우고 중독폐해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접근성과 취약한 예방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국가와 지역사회의 통합적인 중독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연대도 강화하여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세수를 사행사업을 벌여 거두어 드린다면 고통에 신음하는 국민의 고혈을 빠는 것입니다. 내외국민을 막론하고 땀 흘리지 않은 수익을 노리는 도박을 방치하는 나라로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기존의 사행산업도 그 규모를 엄격히 총량제로 통제하고 이용자보호책을 강화하여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위대한 국가는 맑고 건전한 영혼과 튼튼한 육체를 갖춘 국민에서 나옵니다. 4대중독에서 자유로운 청정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무엇보다도 개인의 행복을 존중하고 가족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결코 경제적 지표만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자살률 이혼율 최상위권, 출생률 최하위권이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갖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이 지표들은 개선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멉니다.

복지부의 중독 비율을 인용하여 알콜, 마약, 도박과 동일선 상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중독의 폐해를 예를 들었습니다. 저 말을 듣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쳐갑니다. 얼마전 있었던 용인 살인사건에서는 '호스텔'이라는 영화 때문이라던데 그러면 영화도 사회악이 되어야 하는건가? 조금 확장해서 생각한 예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단어와 부정적인 예시를 대치해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사회악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애매하게 인터넷 중독과 스마트폰 중독의 비율을 이야기하며 도박 중독의 폐해를 이어갑니다. 몇번을 읽어보면 연관성이 없는 단어들이고 문맥이지만, 중독의 나쁜 예와 함께 '비극'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머리에 들어와 있고 똑같은 '중독'의 범주를 다루다보면 퉁쳐서 똑같은 것처럼 인식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은 다른 중독들의 도움(?)을 받아 당당히 하나의 중독으로 등극하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게임 중독 이야기만 하는 문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줄 매직 키워드들인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유소년'이 합세해서 이유없이 끼여있는 이유가 잘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사회악으로 만들기 위해 뛰어난 언변을 활용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기준이 필요한 지는 다음에 생각하면 되고 일단은 사회악으로 만들어 인식을 조장하면 되는 겁니다.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샌가 당연히 사회악으로 받아들일테니 말이죠. 그들의 의도는 그런 것인 듯 합니다.


일단, 그들의 의도는 게임, 중독, 사회악 키워드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 이미 그렇게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들의 시선에서는 게임이 분명 사회악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게임이 왜 사회악인 지 설득이 되지 않는군요.

게임규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저들은 왜 게임을 중독으로 몰아부치고 사회악까지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들이 그렇게나 게임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이유를 저들의 입장에서의 '명분'과 '실리'로 나누어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명분 - 누구를 위한 명분이며, 명분은 만들면 되는 것인가?


여성가족부

게임 중독과 관련된 이야기의 시작은 여가부(여성가족부)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선두에 서 있고, 말도 안되는 규제안도 척척 만들어내며, 주도적인 집단이니 말이죠. 여가부, 기존에는 여성부였습니다. 여성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신장하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들을 했지만, 명분만 내세우고 조금은 과도한 페미니즘의 시각을 가졌다는 질타를 받게 됩니다. (조리퐁은 잊혀지지도 않네요...) 이렇다할 명분도 사라지고, 눈에 띄는 이력도 많이 남기지 못합니다. 실적이 적어지니 예산부터 여성부의 포지셔닝이 흔들리는 것이죠. 그러다 이름과 성격이 조금 변형되어 '가족'이 들어갑니다. 이제는 여성은 물론, 여성중심에서의 가족에 해당하는 포괄적인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 그들이 찾아낸 키워드는 '청소년', '게임', '중독' 입니다. 아이들 문제라면 일단 민심을 움직이기 좋고, 언제든지 대의명분을 앞세울 수 있는 매직 키워드이니 말이죠. 특히나 가정에서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에 못마땅한 분들에게 대의명분으로 알아서 규제를 해주겠다고 하니 호응도 좋습니다. 제대로 키워드 잡았으니 제대로 한 건 남겨야 합니다. 욕심이 앞서다보니 최근에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반대는 필요없고, 일단 자신들의 의견을 비슷하게 관철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거지라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력에 큰 점 하나 찍겠다는 모습이 엿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치열하게 여가부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니 여가부가 원래 게임에 대해서 규제를 할 권한이 있었나? 언제부터 이렇게 관심이 많았지? 게임에 대한 전문지식은 있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게임은 콘텐츠인데, 지금도 미래부와 문화부가 애매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거기다 왜 난데없이 여가부가 숟가락을 올려두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청소년'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얽히게 된다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청소년과 가족이라는 범주에서의 접근이라면 게임 자체에 대한 규제를 직접 진행할 것이 아니라 미래부와 문화부에 건의하고 진행해야 하는게 옳은 순서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여가부는 게임 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직접 만들며 '게임'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원천적인 이유이니 게임을 규제하면 청소년과 가족에서의 문제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들에게 반문해 봅니다. 청소년과 가족의 문제에서 게임 이외의 것들은 없고, 규제만이 아니라 점진적이더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할 생각은 없는가요?


여기서 잠깐, 여가부에서 열을 올리는 명분이 되는 키워드들 중에서 '게임'만 살짝 빼서 한번 생각해보시겠습니까? TV 중독에 대한 가이드 라인, 연예인 중독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라도 만들겠습니까? 명분이 되는 핵심 키워드는 그냥 '게임'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자신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게임이 있으니 청소년을 빌미로 삼아 큰 명분을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을 빼고 청소년들이 학교와 집에서 아니면 다른 장소에서라도 자신들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긍정적인 대안은 언제 만들어주실건가요? 규제만 하지말고, 다른 숨쉴 방법부터 명확히 제시하시고 그것을 명분삼아 규제를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의원

정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삼단 콤보로 이어지는 모양새라 조금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1월에 손인춘 의원에 의해 일명 '손인춘법'이 발의 됩니다. 여가부의 셧다운 성공에 힘을 받아서인지 기세좋게 빅숟가락 한번 얹어볼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그냥 명분만 차리셨어야 하는데 실리가 땡기셨는지 게임사 수익의 1%를 세금으로 받아갈려는 빨대까지 꽂아보려고 합니다. 첫 시도는 여기저기 까임을 당하고 조용히 사그러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자로 신의진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중심내용은 '손인춘법'과 대동소이하며 2차 시도의 의미로 들이댄 것이죠. 여기서는 그래도 한번 더 진화(?)한 형태로 시도를 취했습니다. 게임의 중독성과 중독 물질유발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왔습니다. 중독, 중독물지과 관련된 근거자료는 여가부에서 제공을 했었구요. 그리고 10월이 된 지금에는 황우여 당대표가 나서서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해버렸습니다.


이 과정을 저만의 시선으로 신랄하게 요약해보면 '간보기 -> 떡밥 -> 자리잡기'로 보여집니다. 일단 크게 한번 던져봅니다. 반응을 보니 너무 거세서 한번 발을 빼고 다음을 도모합니다. 그리고 은근슬쩍 단계별 전략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한번에 되는게 아니니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며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갑니다.  손인춘 의원의 발안이 당시 기세와 여론을 타서 던져본 것이고, 신의진 의원에서는 중독과 중독물질 유발이라는 경각심과 함께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으로 한번 더 각인시킵니다. 그리고는 얼렁뚱땅 사회악으로 규정해서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면 되는 것이죠.

자기네들끼리의 명분은 만들어뒀으니 그걸 빌미삼아 '사회악으로 규정했다'라면 되는 것는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듯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사회악으로 만들어가며 자신들은 사회를 위해 악을 청소해내는 정의의 사도로 명분을 챙기면 되는 것이죠. 역시나 여기서도 '게임'이라는 매직키워드가 작용합니다.




명분

게임을 두고 정치세력들이 관심을 가지고 숟가락을 얹거나 빨대를 꽂으려는 것은 너무나도 명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PC게임부터 모바일게임까지 최근 몇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개념이나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통념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임, 오락'은 나쁜 것이라고 먼저 떠올리는 세대들이 있고, 그렇게 자란 세대가 부모가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게임'은 언제든지 잘 먹히는 네거티브 키워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명분은 명분을 쌓아갈 것입니다. 처음 시작이 미미하더라도 명분이 조금이라도 선다면 다음에는 더 큰 명분을 만들 수 있고,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당연한 듯 자리 잡으면 대의명분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이번에 당대표께서 직접 나서셨지만, 그 이전에 게임과 관련한 발안을 했던 국회의원의 소속당도 확인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어떻게 팀웍을 이뤄가며 명분 쌓기를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얼렁뚱땅 당연한 것처럼 인식시키고 있는지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자료제공이나 빠른 일처리를 진행하는 여가부와의 관계도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는 명분을 두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당연하지 않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츰차츰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처럼 느껴지고 거기에 반하면 왠지 모난 돌 같은 느낌을 만들기 때문에 명분이 형성되는 것이죠. 게임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서 게임이라면 반사적으로 먼저 떠올리게 되는 중독이나 청소년 문제 등과 같은 키워들이나 나쁜 케이스들을 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냥 매스컴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선별해서 보여주는 뉴스나 자료만 보고 판단하고 당연히 생각한다면 계속해서 명분을 만들어줄 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뉴스는 휴머니즘이나 아름다운 이야기보다 훨씬 자극적인 이슈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측면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만약, 뉴스에서 게임의 산업적 효과나 긍정적인 내용을 매일같이 내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글이 길어지지만, 저들이 핏대를 세우며 명분을 찾는 이유도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바로 실리입니다.




실리 - 자신들의 이익이 없다면?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나?


여가부

명분에서 한번 이야기가 된 부분입니다. 여가부에서 유독 게임을 규제해서 얻게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정 가정의 평화와 청소년들을 위해 명분을 세우고 질타를 받아가면서도 강행하는 것일까요? 쉽게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셧다운, 아청법을 빼고 여가부와 관련된 업무가 기억나시나요? 제가 다른 분야에 관심이 적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최근 뉴스를 통해 들리는 소리는 전부 게임과 관련된 소식들 뿐이고, 다른 일은 뭐하나? 싶을 정도로 이슈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슈를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여가부의 포지셔닝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뉴스등에서 활약(?)이 보이니 일도 많이 하는 것 같고, 명분도 탄탄해보여 부모님들의 호응을 많이 끌어내는 듯 보이니 주업무로 보기 좋습니다. 지금까지 질타만 받기 바쁘던 여성부의 활동과는 다르게 눈에 띄는 업적이 남는 것이죠. 이런 업적은 예산등에 반영되기도 좋고 그것을 위한 명분으로도 이슈가 된 사안으로 딱인 것이죠. '게임'이라는 매직키워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 '게임'을 뺄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청소년 게임 시간 규제를 넘어 게임제작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갑니다. 매직키워드가 힘을 잃기 전까지 쥐어짜서 최대한 업적을 쌓아야 합니다. 게임 산업이 너덜너덜해진다? '청소년'과 가져다 붙일 수 있는 다음 키워드를 찾겠지요. 흡연? 음주? 연예인? 게임만큼은 아니겠지만, 명분 좋은 것들은 많잖아요? 지금의 여가부에게는 '게임'만큼 효자가 없을 정도로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한단계 더 깊게 생각해보면 여가부의 서포트로 게임 규제안들이 통과되었을 때, 1% 혹은 그 이상의 세금징수에 대해서도 정치권내에서 명분을 챙길 수 있다는 실리를 놓치면 안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가부의 모습은 너무 욕심이 앞서서 이런저런 앞가림을 못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이 엿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점점 본래의 명분마저도 잃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손인춘법에서 가장 경악스러웠던 항목은 '매출액 1%' 세금징수였습니다. 순수익도 아니고 총매출액의 1%를 난데없이 게임사들로부터 받으려했었던 것이죠. 1%의 명분은 당연히 게임중독의 폐해의 원인이 게임사들이니 책임을 지고 게임중독과 관련된 정부의 예산을 마련하려는 것 입니다. 게임 산업규모가 커지고 돈이 모인다 싶으니 빨대를 꽂는 것이죠. 그들의 목적은 결국은 세금입니다. 든든한 명분이 있고, 여가부에서 앞장서서 바람도 잡아놨으니 이제 빨대를 꽂아 세금을 걷어내면 되는 것이죠.

문화부에서 게임위 등을 만들어 이미 목에는 목줄 채워놨고, 그정도 인세등으로는 성에 안차니 대놓고 밖에서부터 빨대를 냅다 꽂아보는 것이죠. 손인춘 의원, 신의진 의원을 거쳐 황우여 대표까지 나서서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국은 돈입니다. 끝까지 '중독', '청소년', '사회악'으로 철저하게 네거티브를 만들어갑니다. 그래야 명분이 서고 쥐어짜기 좋으니 말이죠.


만약, 1%의 세금을 걷게 된다면 게임중독 해결을 위해 게임산업에 대해 어떤 보완책과 수정방안이 있을 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일언반구도 없으며 단지 '중독'이라는 언어의 테두리에 집어넣고 세금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산업은 규제로 움켜잡으면 되고, 나머지 활동들은 정부에서 하는 것처럼해서 점점 더 명분을 쌓아가려는 것일까요? 진정, 게임 중독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했다면 게임산업과 공동 위원회등을 구성해서 해결책을 강구해도 좋지 않았을까요? 그런 행동은 하나도 없고, 일단 나쁜 것으로 만들고 빨대를 냅다 꽂으시는군요. 명분이 워낙 좋으니 굳이 눈치볼 것도 없이 실리를 챙기면 되는 것이니깐, 단계적 진행방법만 고민하면 되는 것이군요.


이번 황우여 대표의 사회악 정의와 게임중독의 범주에 대한 실리는 다음의 말을 살펴보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사회적 비용이 109조 원에 이르는 4대 중독문제 해결을 위하여서는 중독예방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국무총리 아래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두어서 5년마다 중독 예방관리 기본계획을 세우고 중독폐해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접근성과 취약한 예방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국가와 지역사회의 통합적인 중독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연대도 강화하여야 합니다”라며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 

게임이 '사회악'으로 4대 중독문제의 반열에 오르면 109조원에 이르는 예산 편성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4대 중독문제에 오르지 않아도 사이즈 든든하게 예산을 책정하겠지만, 이번 4대 중독에 이름을 올리게 됨으로써 다른 덩치 큰 중독들에 편승해서 더 높은(?) 지위와 예산편성의 책임을 지게 된 것이죠. 매출액 1%? 뜨거운 커피 마시는 두줄짜리 얇은 빨대 정도로 생각되는군요. 대표쯤되니 통크게 4대 중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버블도 슝슝 지나다니는 사이즈로 빨대를 냅다 꽂으셨습니다.


1%도 그렇지만, 이들의 실리 챙기기가 무서운 점은 세금으로 퉁친다는 부분입니다. 거기다 이번에 중독으로 편입되면서 원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될 가능성도 적어지는 것이죠. 세금으로 일단 걷어내고 일단 섞어서 출처를 적당히 세탁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곳에 예산으로 돌려써도 잘 모르니 말이죠. 만약, 진정으로 게임중독만을 해결하기 위한다면 게임산업에게 책임을 물어서 중독 예방과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들을 가이드하고 관리, 감독하면 됩니다. 그러면 실제적인 사안에 대한 예산의 관리가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것이죠. 다른 방안보다 그저 세수를 늘리겠다는 의도가 보이고 사이즈마져 커지고 있으니 그들이 원하는 진짜 실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뿐입니다.



실리
명분을 너무 강하게 주장할 때는 이면의 실리를 꼭 살펴봐야 합니다. 자신들에게 이득이 없는 것을 왜 굳이 할까요? 나라의 일꾼이라? 죄송하지만, 저는 그런 말 그다지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실리를 생각해보게 되는가봅니다.

여가부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고 다시 기세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기필코 살려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사업은 물론 앞으로가 순탄해지니 말이죠. 다음으로 말도 안되는 큰 빨대... 과연 게임중독을 위해 걷어들인 세금으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 지 궁금해집니다. 그들의 입장과 그들의 명분에서는 좋은 실리로 작용하겠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리는 아닌 듯 보일 뿐입니다. 진정 게임중독 해결과 국민을 위한 실리라면 부서를 만들고 5개년 계획을 수립하겠다가 아니라 좀 더 납득되기 쉽고 와닿는 방향성을 제시하셨어야 할 듯 합니다.




피드백 - 결국은 게임산업과 이용자만 덮어쓴다.


지금까지 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정치가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체감 수준으로 내려와 이렇게 게임이 사회악이 되었을 때의 상황과 영향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가장 말초적인 체감은 게임내 아이템 가격이 오를 것입니다!

왜? 지금도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퍼블리셔와 카카오등에 수수료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인데, 여기에 나라까지 빨대를 꽂으셨으니 그 수익을 어찌 맞춰야할까요? 수입을 늘려야 합니다. 게임사들이 수입을 취하는 방법은? 아이템 판매가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세금을 충당할 비율만큼 아이템 가격이 높아져야 합니다.


아이템 가격이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게임이 가져야할 본래의 게임성은 사라져가고 점점 돈을 써야만 게임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변해갈 것입니다. 지금도 국내 모바일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 여기저기 빠져나가는 모습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BM(Business Model)이 떡칠된 느낌을 받게되는데, 그 모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치열하고 맹렬한 방법으로 스팸에 가까운 메세지들도 받게 되겠지요.


또 다르게 수입을 올리려면?

그냥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돈을 쓰시겠습니까? 게임의 중독성은 더 높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 도박성이 가미된 게임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확률로 포장되겠지만, 확률이 어차피 도박적 요소이니깐요.


현재 국내의 게임 유통 구조라면, 중독을 막기 위해 세금을 높이는 순간 오히려 게임의 질을 하락시키고 게임의 중독성을 강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도 되는군요. 물론, 다른 다양한 방법론들이 나타나겠지만, 결국은 비슷하게 흘러갈 듯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더 탄탄해지는 것이죠. 그렇게, 돈냄새 찐한 게임들이 재미있겠습니까? 그러다보면 게임은 점점 외면받게 될 것이고, 산업은 죽어가겠지요. 점점 더 양질의 게임과는 멀어질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잠깐씩 게임을 할라치면, 무슨 중독자나 잠재적 사회악 요인분자로 보여지게 됩니다. 나라에서 사회악으로 지정해줬기 때문에 이말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명분을 제공해주게 되는 것이죠. '게임은 사회악이야'이라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도 되고, 아이들을 규제해도 괜찮아지는 것이죠. 사회 분위기가 게임을 점점 숨어들게 만들 뿐입니다.


이제 저는 지인들에게 하트 하나 보내기 무서워질 것 같습니다.

몇 회 이상 하트 보내는 사람, 몇시간 이상 게임하는 사람은 중독자 취급 받을지도 모르고 어떤 제재가 가해질 지 겁나기 때문이죠. 그것보다 사람들이 사회악을 서슴없이 즐기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싫습니다. 지금 당장 안그럴것 같죠? 당연히 단계적으로 규제의 폭은 넓어질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만약, 게임산업이 쇠퇴한다면 명분을 앞세웠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명분을 차렸다고 더욱 강화시켜서 다음 먹이를 노리게 해줄 것이고, 이미 단물 다 빨았으니 관심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흘러가든 쥐어짤려는 사람에게는 명분과 실리의 밸런스가 너무 좋은 주제라는 생각 뿐입니다. 그렇게 한번 쪽~ 빨고나면 다른 키워드를 검색하면 되는 것이죠. 사람들의 이슈를 차지하기 좋은 것으로 말이죠. 결국은 자신들은 손 안되고 코 푸는 격으로 명분과 실리를 챙기고 그 피드백은 게임산업과 이용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바램은?


제가 이렇게 긴 글을 쓰는 것은 게임규제와 사회악 정의를 두고 한번 더 '게임'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사례들과 이슈들로 이미 스스로의 개념 정리가 아닌 누군가가 원하는 개념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누군가를 위한 명분의 근거로 이용당할 뿐입니다.


게임을 휘두르려는 사람들이 원천적인 명분을 들고 나왔듯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뿌리부터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바로 키워드이고, 개념의 정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황우여 대표의 발언이 뉴스화 되면서 여기저기서 시니컬한 표현들이 걱정되었습니다. 재미라는 요소와 솟구치는 빡침을 희화해서 표현한 것은 좋지만, 의외로 그런 인식의 바탕에 이미 저들이 노리는 또다른 목적을 이루어주고 있다는 생각도 해봤기 때문입니다.


"게임이 마약이면...", "저는 오늘도 친구에게 마약 하나 보냈습니다."....


대부분의 표현들을 보고 있자니 '게임=마약'이라는 공식이 보입니다.

물론, 상징적으로 시니컬하게 받아치는 것이지만, 게임을 중독의 범주에 넣어 사회악으로 포지셔닝 하려는 의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빡침의 표현을 하지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재미있다고 자꾸 반복해서 사용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정말 '게임=마약'이 생각속에 자리잡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용의 전체 흐름이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게임=마약의 표현이 확산되는 것도 일면 걱정스럽습니다.


'게임'

단어 자체는 상당히 애매한 범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박을 해도 종목에 따른 '게임'을 해야하는 것이고, 바다 이야기처럼 수단이 될 수도 있습입니다.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할 지를 스스로 개념화하지 못하면 코에 걸었다 귀에 걸었다 마음대로 활용하기도 좋은 키워드인 것이죠. 그러니 그냥 퉁쳐서 '게임'으로 묶어버리고 안좋은 케이스들을 대표하기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만큼의 명분을 쌓아준 것인지도 모르죠.

다른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게임과 분리되어 '게임'에 대한 개념이 좀 더 순화되고 긍적적인 관점에서 시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점이 너무 부정적이니 어찌 손 쓸 도리가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니깐요. 작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게임을 마약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줄여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효과들도 매스컴등을 통해 똑같은 비율만이라도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중독'

일정시간 반복적으로 행동을 해야하며, 그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불안하거나 허전함을 느끼는 것도 중독에 포함됩니다. 강도의 차이일 뿐이죠.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습관적으로 게임을 한다면 이미 중독자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애매한 기준을 가진 범주를 가진게 중독이고 강도가 심해져 개인 혹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을 때, 두드러질 뿐입니다. 물론, 4대 사회악으로 분류되는 것들의 중독의 범위가 모두 똑같다고 생각되는군요. 현재의 저의 생각으로는 게임중독, 특히 심각한 증상이 예상되는 징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중독'이라는 단어를 타인에게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고 자가진단이나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해서 찾아낼 수 있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이것이 되어야 퉁쳐서 게임이 명분으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청법'에 이어 '사회악'으로 청소년에서 성인까지 모두를 '잠재적 중독자'로 만들며 잠재적 관리/규제 대상자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악으로 분류된 콘텐츠를 즐기고 이렇게 옹호하는 사람이 된 것이죠.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 뒤흔드는 것은 더욱 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디까지 쥐어짜서 어떻게 만들어갈 지 궁금해지는군요. 긍정적인 대안 제시보다 규제로 목줄과 족쇄를 채우는 방식에 놀아나야 한다는게 걱정이고 무섭기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가장 큰 바램은...

이렇게 뒤흔들고 쥐어짜서 게임산업이 쇠퇘했을 때, G스타 현장(2012년)에서 "게임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산업이다"라던 분께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로 끝을 내지 말아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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