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정식으로 서피스(Surface)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활약(?)을 알아보기도 전에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광고를 내놓았군요.
애플(Apple)의 아이패드 미니와의 비교를 하면서 윈도우 RT 태블릿이 이것저것 많이 되기도 하고, 활용면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격에서도 같은 64GB 모델의 경우 $250 정도가 싸다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의 음성 서비스인 시리(Siri)의 목소리를 활용하여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게 하고 있는데요. 광고를 보면서 MS가 마음이 너무 급한 것인가? 아니면 이제는 애플의 바지 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져야 하나? 라는 심정을 가지게 되는군요.
광고를 보며 다시한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비교 광고의 맛은 잘 살렸다. 하지만, 실상은?
광고를 직접 보시니 어떤가요?
분명 상대적 우위에 있는 포인트들을 잘 짚어서 비교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레이션 또한 애플의 시리가 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느낌과 조금은 바보스럽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MS는 교묘하게 비교를 하고 있다는 생각했겠지만 스스로 발목을 잡게 만드는 수들을 심어놓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MS가 시리에게 바라는 것처럼 바보스럽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비교하는 부분은 모던UI 상에서 자동업데이트 되는 부분입니다.
윈도우8을 처음 대했을 때는 상당히 좋아보이는 기능이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잠시만 사용하다가 많이 정리하게 되더군요. 정신사납게 업데이트가 랜덤하게 돌아가니 있어보이기는 좋지만, 실용성에서는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알림 업데이트는 애플에서도 알림메뉴를 내려보면 다 정리되어 있습니다.
두번째는 멀티태스킹에 대한 비교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윈도우의 강점이 확실히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번 광고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살아있는 부분이죠.
다음으로 비교한 것은 애플의 키노트(Keynote)와 파워포인트(Power Point)의 사용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키노트가 실질적인 작업에서 불편하다는 것과 파워포인트는 거의 동일한 사용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RT만으로 입력 작업을 해보면 화면의 거의 절반을 가리는 키보드 때문에 실질적인 작업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것을 바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RT에서도 MS 오피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모던UI가 아니라 데스트탑UI로 진입해야하죠. 그리고 데스크탑UI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돌아가는 윈도우용 어플이 MS 오피스입니다. 그냥 오피스용 머신인 것이죠. 그것도 UI를 바꿔가면서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말이죠.
또하나 생각해볼 문제는 동일한 사용성을 제외하고 모바일용이라는 관점에서 간단한 수정과 편집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굳이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무거운 오피스를 그대로 띄우고 사용해야 할까요? 그것도 사이즈 큰 파일의 경우는 데스크탑 수준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아 버벅일텐데요? 주위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PT를 자주하시는 분들도 불편이 없다는 말이 보통이고 오히려 뷰어나 프리젠테이션에서 직관적인 조작 덕분에 더 편리하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말이죠. 모바일 기기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간과하고 있고, 오피스에만 너무 기대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렇게 세가지를 비교하고 나서는 시리는 '우리는 그냥 젓가락 행진곡이나 연주하자'라고 하며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는군요.
윈도우는 여전히 모던UI의 업데이트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교를 할려면 여기서도 RT가 가진 '놀이'라는 부분에서의 강점을 보여주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아이패드는 연주도 하고 게임도 하고 그러면서 PT도 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입니다. 하지만, RT는? 그냥 오피스 머신입니다. 정신사납게 정보들을 막 던져놓으면서 말이지요. 제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이유요? 윈도우에서 앱센터에 한번이라도 들어가보신 분들은 격하게 공감하실 것입니다. 이걸로 도대체 무엇을 하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니 말이지요. 젓가락 행진곡으로 애플을 비하할려고 했지만, 둘의 내용을 아는 사람들이 바라볼 때는 'RT는 Garageband도 없잖아? 뭘 가지고 놀아?' 라는 생각이 먼저 스쳐갑니다.
마지막으로 광고의 메세지를 보여줍니다.
"Less talking. More doing" 적게 말하고 많이 해라? 시리의 음성 서비스를 비꼬는 표현이 맞습니다. 그리고 말하지말고 행동으로 뭔가를 많이 하라는 뜻인데... 과연? 이라는 생각부터 드는군요. 그리고 윈도우는 시리 같은 음성 서비스도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더 많이 행동할 거리가 없습니다. 그냥 오피스로 더 많이 일해라? 정도의 느낌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 광고는 둘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광고일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스스로가 다 경험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소통하고 장단점 정도는 쉽게 비교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나 패드류를 가질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말이지요. 그런 사람들에게 눈가리고 아웅~ 하는 정도의 메세지로 자신들의 메세지를 포장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어가보면 아니 1시간만 사용해보면 위의 강조점들이 오히려 자승자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텐데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가장 웃겼던(?) 장면입니다.
사실, 이 부분을 보고 광고를 다시보게 되더군요! MS에서는 자사에서 준비한 Surface RT 모델이 따로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를 위해서는 아수스(ASUS)의 모델을 기용했군요! 언뜻보면 $250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광고에 명시되어서 슝~ 지나가버리는 작은 글자를 잘 봐야합니다. 그리고 실제 가격은 어떨까요?
MS에서 공식으로 나오는 Windows RT 기기인 Surface의 아마존 가격입니다. 64GB 기준으로 $749 입니다. 오히려 $50달러가 높은 것이죠. 다만, 여기서 커버 가격인 $135를 빼봐도 $614가 됩니다. 가격 차이가 크게 느껴지시나요? 거기다 윈도우의 경우 OS가 상당히 무거워서 용량을 꽤나 잡아먹는걸로 유명한데, 비슷한 가격에 굳이 RT를 선택해야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윈도우 RT를 OS로 한다는 동일성만 가지고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과 자신들의 서드파티 보급형 모델을 비교하고 있는 것이죠. 아무리 비교광고의 기준에서은 지켰다고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자존심도 지켰어야 되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가격의 우위를 말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든 플래그십 모델도 내세우지 못하면서 OS에서도 뜯어보면 큰 차별성이나 장점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며 소비자를 우롱하지마라
그냥, 이 광고를 보고 있으면 말장난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느낌 밖에 들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장하는 윈도우8 Pro 모델들과 비교를하면 가격면에서 전혀 메리트도 못 챙길테고, 태블릿의 사용성만으로 가져다 붙여도 눈에 보이는 차별성은 제대로 와닿지 않습니다. 그냥 광고를 이용해서 교묘하게 사람들을 조삼모사하는 정도일 뿐인 것이죠.
윈도우폰의 현재 모습이 담긴 루미아 920의 광고 - 붕어IQ
얼마전에도 노키아 루미아 920의 광고에서 MS가 조급한 모습으로 말도 안되는 포지셔닝을 시도했었죠? 결국은 자승자박 밖에 안되는 케이스를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태블릿에서 MS가 또한번 큰 실수하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지나친 위트나 또는 위트만 있거나, 상대를 비하하는 비교광고는 결국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서로 위트로 치고박거나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이라도 주던가 말이죠. 거기다 MS는 자신들의 손(?)은 더럽히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윈도우 RT를 비교광고에 집어넣고 있으니 그것 또한 정정당당해 보이지 않는군요. 단순히 상대를 비하하는 광고로 깔끔하지 못한 기분과 이미지를 남겨놓네요. 서드파티들에서 이런 광고를 만든다면 오히려 조정해주고 이미지 관리를 해야할 MS라고 생각되는데, 오히려 스스로가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MS, 이제는 안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