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olumn

윈도우폰의 현재 모습이 담긴 루미아 920의 광고

붕어IQ 2013. 5. 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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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스마트폰 OS별로 각각을 대표하는 광고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어서 그것들을 보면서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아이폰에서 갤럭시를 거쳐 이제는 윈도우폰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노키아(NOKIA) 루미아(LUMIA) 920의 광고가 눈에 걸렸습니다. "Don't fight. Switch"라는 컨셉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는데, 재미는 있지만 안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엉? 재밌네?


'Switch to the Nokia Lumia 920 Windows Phone' 이라는 제목의 광고입니다.

1분 동안 보시고 난 뒤의 느낌은 어떠신가요?




재밌습니다! 광고적 과장도 잘 사용했고, 슬쩍슬쩍 아이폰과 갤럭시를 비꼬기도 잘 하는군요~

"iSheep", "Copybots", "auto correct THIS!"와 신랄하게 대립하며 감정 싸움에서 몸 싸움까지 벌이는 양측의 모습을 정말 재미나게 표현했습니다. 처음부터 하객들이 성향에 따라 나누어 앉은 것부터 실제로 커뮤니티 등에서 리플로 벌어질 듯한 설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는 코믹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격투(?)씬이 펼쳐집니다. 그것도 '화합'을 상징하는 결혼식에서 말이지요.


재밌습니다! 그런데, 재미만 있습니다.

실제 스마트폰의 모델들을 보여주며 사용자들이 대립하는 양상도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인듯 보입니다. 이 광고를 보고 있으면서 루미아 920을 사용해야할 이유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단지, 양대산맥인 아이폰과 갤럭시와의 다툼이 싫증나기 때문에 루미아 920을 선택해야하는 것일까요? 광고 속에서 루미아 920이 왜 좋은지도, 왜 선택을 해서 바꾸어야(Switch)해야 되는지 시원스레 말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숨겨서라도 메세지가 전달되지 않는군요.




그냥, 아이폰과 갤럭시의 모습을 더 많이 노출시켜주고 그들의 충성도 있는 모습을 홍보하는 정도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마치 온라인 등에서 설전을 벌이는 충성고객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재미있게 보여주는 정도의 효과랄까요? 

재밌기는 하지만, 광고 속에서 루미아 920은 오히려 너무 작아보이기만 하는군요.




상징(Symbol)의 힘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상징은 추상적인 느낌으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그렇기에 부가적인 설명이나 표현이 부족하더라도 상징들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 인식을 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번 루미아 920의 광고를 보면서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몇가지 상징(Symbol)이 있습니다.





1. 시장점유율을 대변하는 인원?

초반의 하객들의 모습입니다. 많은 하객들이 반반 나누어 아이폰과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루미아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의도적이었다면 모를까 이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양대산맥'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 루미아 920의 포지셔닝을 '구석진' 혹은 'Others' 속으로 밀어넣어 버리는 느낌입니다.


물론, 거대한 진영 둘이 말도 안되는 신경전을 벌이고 서로를 물고 뜯는 모습을 극과장해서 보여줄려는 의도이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양대산맥'을 되새기게 만들어주게 됩니다. 아무리 마지막 반전을 노리며 시도해도 사람들에게 상징으로 되새겨진 '양대산맥'을 뒤집을만한 반전 포인트나 메세지는 없습니다. 


양대산맥의 싸움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이었겠지만, 오히려 광고를 통해 현재의 스마트폰 점유율과 윈도우폰의 포지션을 확인시켜주는 역할만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물론, 루미아 920이나 윈도우폰에게는 불리한 메세지일 뿐입니다.





2. 종업원들이 사용하는 윈도우폰?

직업에 대해서 상하를 논하거나 비하할려는 내용은 절대 아님을 우선 밝힙니다.

광고의 말미에 반전으로 등장하는 루미아 920의 사용자는 종업원들(waiter)입니다. 

잉?

하객을 양측으로 갈라서 표현했기 때문에 결혼식과 무관한 삼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는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에서는 왜 광고에서 3B(Beauty, Beast, Baby)가 성행하고 유명 인사나 배우들을 모델로 활용하는지를 완전히 놓쳐버렸습니다. 모델들의 이미지가 제품에 전이된다는 상징성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광고의 질펀한 싸움 속에서는 '삼자의 입장에서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사용성 좋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대변하고 있지만, 그들의 의상이나 입장이 상징하는 의미들은 사람들의 무의식에 그대로 전이되어 메세지화 될 것입니다. 안그래도 이미 사용하는 OS에 따라 사람들에게 나름의 고정화된 이미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굳이 윈도우폰과 루미아 920의 이미지를 스스로 '종업원'의 이미지를 차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제가 굳이 종업원의 상징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영화로도 소개되었고 실제 실험에서도 입증이 되었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등에서는 실험대상과 살인이라는 내용에 촛점이 맞춰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제한된 상황에서 역할과 제복(Uniform)이 가지는 상징성과 권위가 각자의 위상(포지셔닝)을 만들어내고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종업원의 모습을 큰 상관없이 받아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제복이 가진 의미가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군요. 


이렇게 루미아 920의 광고는 현재 윈도우폰 상황을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묘사해버리고 920 스스로의 포지셔닝을 격하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재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짜장면 시키신 분?"에서 짜장면만 남고 브랜드(KTF)는 남지 않았던 교훈을 되새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바꾸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모델이었다!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컨셉이자 메세지라고 생각되는 문구(copy)입니다.

"싸우지말고, 바꿔라"


다시한번, 위의 관점들을 정리하며 광고를 봅니다. 

여전히 루미아 920으로 바꿔(Switch)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상징적으로 '종업원들이 사용하는 폰으로 갈아타라고?'라는 메세지가 남는군요. 단지 양대산맥의 싸움을 피해 삼자적 입장으로 회피하라는 부정적 느낌으로 다가오는군요. 그리고 그렇게 갈아타면 왠지 잘 차려입고 충성도 있게 자존심 싸움이라도 벌이는 하객도 아닌 종업원이 될 듯한 느낌을 남겨놓기도 합니다.


차라리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가 루미아 920을 꺼내들며 '화합'과 '결합'을 상징하는 결혼식에서 싸움과는 무관하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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