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키노트 정리 - 모든 제품들이 지갑을 정조준 하다
9월9일(현지시각) 샌프란시코에서 애플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1시간 30분에 걸친 키노트였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팩트들이 터져나오니 충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키노트에서는 애플워치, 아이패드 프로, 애플TV, 아이폰 6s 순서로 발표를 했습니다. 하나하나 아주 새로운 모습은 아니지만 아주 새로운 경험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제품들에서 사용자의 지갑을 털 준비를 꽤나 꼼꼼하게 작정하고 있더군요. 키노트의 팩트를 요약하기보다 각 제품의 간략한 요약과 함께 새로운 기대 포인트와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애플워치 - 손목 위에도 사과가 점령하길 원하다
키노트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제품은 애플워치였습니다. 애플워치로 포문을 여는 것은 새로운 기능보다 바리에이션 중심이었고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인트로의 의미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로즈골드와 골드 컬러의 추가, 에르메스 스트랩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애플 제품의 독특한 상징인 프로덕트 레드까지 선보였습니다.
금일부터 바리에이션 제품들은 24개국에서 구매가 가능하고 이번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워치용 OS2는 9월 16일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키노트의 애플워치 부분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0,000개의 앱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아주 많은 앱들을 선보였고 스마트워치로써의 활용성을 강화해왔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무섭게 잠식하고 경험들을 늘려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거기다 이제는 악세사리로써의 취향저격에도 나섭니다.
키노트 도중에도 계속적으로 애플워치의 실질적인 활용 모습을 내비치며 사용하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게 만드는 흐름이 좋았습니다. 키노트의 전체적인 무게중심을 생각햅해보면 애플워치는 애플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 생산성이라고만 말하기엔 너무 큰 변화
발표가 예상되었던 아이패드 프로이지만 이번 키노트에서 보여준 아이패드 프로의 모습은 활짝 웃는 팀 쿡의 표정과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던 필 쉴러의 거침없는 발표로 충분히 요약될 듯 합니다.
지금까지 아이패드에서 가장 큰 뉴스라는 말이 정말이구나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아이패드 프로는 2732x2048 해상도에 12인치(12.9인치)의 디스플레이, A9X AP, 4개의 스피커, 10시간 배터리, 8MP 카메라, 802.11ac MIMO, 150Mbps LTE, 터치아이디 등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32GB가 $799부터 시작하고 역시나 저장공간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군요. 무선통신이 되는 것은 128GB만으로 한정해놓은 것도 특징입니다. 11월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하니 연말 쇼핑구간을 제대로 노릴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이번 아이패드 프로 발표에서 단연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스마트 커버의 변형인 스마트 키보드와 애플펜슬이 될 듯 합니다. 스마트 키보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와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보여줄 것이고 13인치에 가까운 사이즈이기 때문에 풀사이즈 키보드의 활용성을 가져갈 듯 합니다. 키감이 궁금해집니다.
키노트를 보던 사람들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온 사람들도 꽤나 있을 듯 합니다. 애플펜슬 때문입니다.
단순히 필압을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필트로 기울기까지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자펜의 개념을 뒤집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준비했습니다.
거기다 단순히 펜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손을 함께 사용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UI들도 준비해뒀습니다. 이건 사야합니다. 그런데 애플펜슬을 쓰려면 아이패드 프로를 사야합니다. 통장잔고를 11월까지 살찌울 방법을 고민해보게 되는군요.
아이패드 프로를 보면서 놀랐던 점은 2가지 정도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12.9인치를 채택한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는데요. 현재 아이패드 에어를 포함할 수 있는 사이즈로 맞췄기 때문이랍니다.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아이패드의 사용경험을 그대로 연결하면서 더 확장된 공간을 선물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름 돋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마이크로소프트의 로고를 보면서 이거 정말이야? 응? 설마? 라는 생각을 먼저 했을 겁니다. 오피스에서의 협업이지만 애플에 마이크로소프트 담당자가 등장해 키노트를 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MS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 오피스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딜할만 가치가 있는 아이패드 프로입니다.
다음은 아도비의 등장이었는데, 애플스러운 편집방식에다 애플펜슬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미 준비해두고 있었습니다. 레이아웃 잡는 과정과 새롭게 추가된 이미지 변경툴 역시 애플펜슬 친화적이기도 하고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오프시와 아도비는 단순히 기능만이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가 실제 활용에서도 이미 준비가 되었고 이렇게 사용해보시지? 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애플펜슬은 $99, 스마트키보드는 $169의 가격입니다. 역시나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태블릿 시장이 정체되고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패드 프로는 생산성이라는 단어를 앞세웠지만 그보다 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블릿 시장의 변화만이 아니라 스마트키보드로 노트북 시장까지 넘보는 새로운 영역확장을 꾀하고 있고, 거기다 예전의 애플스럽게 전문영역에 어필하고 있습니다. 애플펜슬이라는 강력한 새 장난감은 전문영역에서는 필수, 잉여로움을 위해서 Must Have Item으로 보입니다.
애플TV - 3년만에 거실을 다시한번 정조준하다
팀 쿡이 애플TV를 꺼내들면서 티비의 미래라는 말로 암시를 걸고 있습니다. 그럴싸해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애플TV의 핵심은 리모콘의 변화였고 TV라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해야 한다는 UI를 시리와 함께 극복했습니다. 다만 경상도 사투리 쓰는 저에게는 딴나라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컨텐츠의 부분입니다. 아이튠즈와 아이포토를 연동해서 음악과 사진을 활용할 수 있고 넥플릭스, 훌루, HBO, 쇼타임의 컨텐츠 프로바이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튠즈를 통해서 접했던 CP들이지만 TV에서는 또다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정말 인상깊었던 부분은 앱스토어를 통한 다양한 앱의 확충이었고 가족 공간인 거실의 특징을 살려서(?) 콘솔급 게임까지 염두에 둔 것은 꽤나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애플TV는 용량에 따라 $149, $199의 가격입니다. 다행인 것은 국내에는 내년이나 되어야 넥플릭스가 상륙할 것이고 TV로써의 의미는 아직 국내에서 크게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제품들보다 지갑을 열 순서를 늦춰도 된다는 말이죠.
TvOS는 바로 구해서 앱들을 개발할 수 있고, 10월말 출시될 예정입니다. 국내환경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가전에서 가장 큰 영역인 TV와 컨텐츠를 공급하는 도구로 포지셔닝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시도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긴장해야 할 업체는 스마트TV를 제조하는 곳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애플TV와 함께라면 모니터만 있으면 되니 말이죠.
아이폰 6s - 모양만 아이폰6, 전혀 새로운 경험!
이미 아이패드 프로에서 잔고를 확인하게 만들어놓고 팀쿡은 이제 완전히 카드를 끍으라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시간입니다.
2번째 올라는 필 쉴러는 여전히 신나 보였습니다. 그만큼 준비한게 많고 자신있다는 생각이 스쳤고 긴장하게 되더군요.
3D 터치, 7000시리즈 알루미늄 하우징, A9과 M9의 AP, 2세대 터치아이디, 통신모듈의 발전, 12MP 카메라, 4K 비디오, 라이브 포토 등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2년 약정에 $199부터 시작되는 가격입니다. 애플공식 홈페이지에서는 6s가 $649에서 시작됩니다. 9월 12일 예약 시작하고 9월 25일부터 판매됩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일단 1차 발매국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떻게 될 지 조용히 기다려봐야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iOS9이 9월 16일 배포된다는 점이 기대되고 과연 새로운 UI들이 기존 기기들에서는 어떻게 지원되고 구동될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3D 터치를 기반으로 하기에 거의 재구실 못하겠지만 말이죠.
아이폰6s 형제의 변화들은 일단 컬러와 하우징에 있습니다. 루머대로 남자의 색 로즈골드가 추가되었고 휨 이슈등을 감안해서 튼튼한 알루미늄을 사용했습니다.
3D 터치는 정말 기대되는 기능입니다. 맥북에서 처음 선보였던 포스터치를 어떻게 활용할까? 라는 질문이 우문이었다고 말하는 듯 느껴졌습니다.
살짝 깊게 누른 상태에서 팝업으로 미리보기가 가능하고 여기서 다른 액션을 연계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락날락거리거나 링크를 타고 딴 창을 열어야했던 불편함을 줄였습니다.
거기서 한번 더 깊게 놀러 활성화를 하는 기능과 손쉽게 멀티태스킹의 전작업을 선택하는 기능은 기가 막히더군요. 사람들은 또다시 새로운 기능에 길들여질 것입니다.
12MP의 카메라 성능과 4k 비디오에 대한 부분은 아이폰6s를 별도로 다루어볼 때 깊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또한번 업그레이드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아이폰6s에서 재미있는 기능은 라이브 포토로 사진 촬영 전후 1초를 함께 저장합니다. 사용법도 아주 간단하고 평소 사진 찍듯 찍으면 되지만 3D 터치와 연계해서 엄청나게 재미있어 보이게 만들어뒀습니다.
있는 놈이 더하다고 이제는 안드로이드 밥그릇까지 툭 건드려보는 기능입니다. 안드로이드 앱들을 포팅해서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어느 범위까지 구현될 지 경험해봐야하겠지만 겁부터 나는게 사실입니다.
충분히 사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은 기능들을 추가해서 아이폰6s를 만들었음에도 애플의 주머니 털기 플랜은 끝이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깔맞춤된 전용 독은 물론 가죽과 실리콘 케이스까지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제 대출이라도 받아야할까요? 카드 한도를 늘릴까요?
그런 걱정을 눈치채듯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선보이는군요. 다만 이건 좀 더 생각해보고 진행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자동차 리스해서 내꺼 못 남기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월세는 돌아오거나 남지않고 사라질 뿐이니깐요. 그래도 사람들을 애플에 종속시키기 위한 수단으로는 꽤나 좋아보입니다. 애플만 그냥그냥 쭉 사용할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플랜입니다.
1시간 30분? 애플의 욕심을 엿보다.
최근 키노트 중에서 가장 새로움이 가득한 키노트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전부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을 남기는 키노트였습니다. 제품과 기능에 대한 설명들 뿐인 키노트였지만 애플의 플랫폼 정복 의욕과 단계적인 침투계획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TV는 새로운 영역확장과 함께 경쟁자들을 긴장시키기 충분했습니다.
다시한번 곱씹으며 각각의 제품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생각은 따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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