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스마트폰, ZTE 에코 모비우스(Eco Mobius)의 가능성과 기대
PC는 조립으로 필요한 부품들을 자신이 선택하거나 사용중에도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직 다른 전자기기들에서는 보편화된 방식이 아니죠. 하지만, 최근 모바일의 발전 속도를 생각해보면 전체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분명히 부담이 있고, 부분만 조금씩 업그레이드할 수는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많이들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모듈(Module)화해서 필요한 부품만을 교체해서 사용하는 방식은 얼마전부터 시도는 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는 실험적이고, 도입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두고 기대를 모으는 조립 스마트폰 시장에 ZTE가 에코 모비우스(Eco-Mobius)등장했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1. core도 분리하는 과감함을 보인 ZTE
지금까지의 모듈화는 디스플레이, 코어(AP), 카메라, 램, 배터리 정도의 구분이었습니다. 하지만, ZTE의 경우는 AP(core)에 해당하는 부분도 세분화하여 모듈화 했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사실, 퍼포먼스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AP이고 이 또한 발전 속도가 조금씩 다르고, 게임등의 부하가 큰 그래픽 작업이 없다면 GPU등을 낮게 선택해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ZTE는 에코 모비우스에서 CPU와 GPU마저 모듈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조립식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세분화 될수록 장점을 가지는 모듈화이지만, 장점이 커질수록 단점도 같이 커지며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컨셉 단계의 에코 모비우스이고 큰 장점을 가진 청사진을 보이는만큼 걱정과 기대를 함께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2. 생산력의 ZTE
모듈화를 통한 조립식 스마트폰을 이야기하면 언제나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폰블록스(PhoneBloks)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듈화에 대한 가능성을 가장 먼저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빠르게 발전하는 스마트폰 부품들에서 중심 시점을 잡기도 어렵고 실제적인 생산력을 갖추기는게 가장 큰 문제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OS의 선택과 최적화등의 노하우와 모듈들에 대한 호환성등 넘어야할 산은 첩첩산중이었고, 프로젝트의 의미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갑자기 등장한 원군이 모토로라입니다. 모토로라도 프로젝트로 진행하던 '아라 프로젝트(Ara Project)'를 꺼내들게 되는데, 역시나 모듈화를 통한 개념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좀 더 간소화를 하였고 디자인에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모토로라는 아라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폰블록스와의 협업까지 이야기 하였습니다.
모토로라의 뒤에 버티고 있는 구글을 생각해보면 OS에 대한 노하우를 보완할 수 있고, 스마트폰 생산과 유통에 대한 경험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현재까지는 아라 프로젝트+폰블록스의 연합이 조립식 스마트폰에서 가장 앞서 있었고,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에 ZTE의 등장은 위에서 살핀 세분화된 모듈화의 장점 말고도 큰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생산력. 폰블록스나 아라 프로젝트를 바라보면서도 가장 크게 걱정을 하게 되던 부분이 생산력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개별 부품들을 별도로 생산해서 유통해야 하기 때문에 완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생산과 유통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수량 예측에서 제고처리까지 생각한다면 쉽사리 손대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조립식 스마트폰이 생산된다고 해도 시장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소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비해 가격의 장점을 가지지 못할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표준화등을 통한 기술력보다 선결되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하고 폰블록스나 아라 프로젝트의 실제 상용화와 실질적인 소비자의 이득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ZTE에서 크게 마음을 먹고 물량전을 펼쳐버린다면? 어차피 중국이나 베트남등으로 생산을 넘겨야하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ZTE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장점이 살아나게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관점에서 아라 프로젝트보다는 ZTE에 모듈화의 실현과 유지에 조금 더 기대를 걸어보게 되는군요.
3. 유통과 수요를 충족시켜줄 내수!
소비자들도 이제는 조금씩 합리적인 선택은 물론 합리적인 업그레이드를 바라게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모듈을 통한 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은 분명히 커져갈 것으로 쉽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하고 어느정도 궤도까지 끌어올린 동력이 필요할 뿐이죠. ZTE는 시장에서 선두는 아니지만, 이러한 요소에서는 아주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내수시장이라는 부분에서 시장을 창출해내기 좋은 포텐셜도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 수요와 유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무기를 하나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죠. ZTE의 포텐셜이 가장 잘 맞아지는 시장이 될 수도 있으니 어떻게 바라볼 지가 궁금해지는군요.
PC와 닮아있는 스마트폰, 조립 시대는 곧 다가올 것이다.
지금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하는 모바일 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소비자들의 교체주기 니즈보다 신기술과 신제품 주기가 앞질러가는 완숙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포화되어가는 시장에서 여전히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것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구조와 활용법이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을 상기해볼 때도 PC처럼 조립의 시대는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현실적인 수익성에서 조금은 부족해보일지는 모르지만, 일찍 표준화를 서두르고 시장을 이끌어야 하는 분야가 될 것입니다. ZTE는 이번 CES 2014를 통해 컨셉 제품을 내보이며 준비하는 느낌을 남겼습니다.
ZTE의 생산력에 기대를 걸어보며 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좀 더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독자적인 라인을 고집하며 아라 프로젝트와 대립하게 될 것인지?
- 표준화를 통한 통합적인 발전을 선택할 것인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표준화를 통한 통합과 빠른 시장 견인을 바라지만,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ZTE가 얼마나 힘있게 밀어부치느냐의 문제인데, CES에서 컨셉으로 기술력만 선보인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모멘텀을 이어갈 지 관심을 가져봐야 할 듯 합니다. 아라 프로젝트와 ZTE의 에코 모비우스, 조립 스마트폰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상당히 흥미롭게 발전을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