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6, 발표회장에서 만난 첫 인상
26일 12시(현지시각) 바로셀로나 산호르디 클럽에서 LG G6의 발표회가 있었다. 50여분의 키노트와 함께 공식적으로 공개된 LG G6 실물을 만났다. 행사장에서 만나본 LG G6 실물에 대한 첫인상을 정리해본다.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고 확 끌리지도 않는다.
LG G6의 가장 첫 느낌은 베젤이 상당히 줄어든 화면이었다. 18:9 비율을 적용했고 5.2인치 사이즈에 기존 5.7인치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화면이 커져서 좋기는 하지만 카메라나 다른 부품들이 조금 타이트해 보이기도 했고 그립이 조금 애매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LG G6 뒷면은 심플했다. 2개의 화각이 다른 렌즈와 지문 인식 센서겸 후면 전원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LG G6를 한 손에 쥐어봤다. 첫 느낌은 의외로 가볍다였다. 163g이었다. 실제 무게보다 좀 더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좋았다. 하지만 키노트나 다른 보도자료에서 이야기하듯 손안에 감기는 그립감은 조금 부족했다.
아래는 마이크, 충전단자(USB-C), 스피커가 위치해 있다. 비대칭으로 그어놓은 절연띠가 눈에 들어온다. USB-C를 이용하는 충전단자는 퀄컴 퀵차지 3.0을 지원한다.
위는 3.5mm 오디오 단자와 센서가 위치해 있다. 아래와 다르게 대칭의 절연띠로 마무리 해두었다.
좌측은 볼륨 버튼이 위치해 있다. 금속 재질의 사이드 프레임, 각지지 않고 살짝 라운딩된 느낌이 있다.
우측은 유심 슬롯이 있다. 사이즈를 보니 MicroSD 카드 슬롯과 함께 있을 듯 하다.
전면 상단은 5MP 카메라, 조도센서, 스피커 등이 위치해 있다. 베젤이 줄어서 그런지 타이트한 느낌이 있다. 스피커의 모양이나 배열 등이 눈에 익숙하다. 위와 좌우 졀연띠에 시선이 간다. 조금 거슬린다. 라운드로 처리한 화면의 모서리도 처음에는 부드럽게 보인다.
전면 하단은 LG 로고만 남겨 놓았다. 상단이 구성물로 타이트한 느낌이 있었던 것에 비해 단촐하다. 위 아래 베젤 사이즈가 묘하게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왼쪽에만 보이는 절연띠가 비대칭이다. 이런거 신경 쓰이는 사람은 꼭 참고해두길 바란다.
LG G6 뒷면의 첫 느낌은 깔끔했다. 대칭되는 느낌과 카툭튀가 아닌 점은 좋았다. 후면 전원 버튼의 사이즈나 키 눌림은 잘 마감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카툭튀가 아닌 이유는 두께가 좀 있어서 카메라 모듈의 높이와 바디 높이가 거의 같은 것 뿐이었다.
LG G6의 직접 보고 있자니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들이 자꾸 느껴진다. 유출 이미지나 렌더링 이미지로 보면서 궁금했던 것을 직접 보니 뭔가 좀 더 구체화가 된다. 각지게 바라보면 아이폰5, 5s 계열의 다이아몬드 커팅이 눈에 들어오고 전체적인 느낌은 갤럭시 A라인의 느낌이 묻어난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이다.
LG G6는 디스플레이에 라운딩을 넣어 충격에도 강하고 더 부드러운 화면 구성을 했다고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라운딩의 느낌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조금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라운드가 아니라 팔각으로 잘라낸 느낌도 있었고 라운드가 이어지는 부위에 픽셀이 튀어나와 보였다. 한번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각이 참 애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LG G6의 올웨이즈온도 적용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어두운 느낌이었다. (사진은 촬영 환경 때문에 실제보다 좀 더 밝게 나왔다.)
위에서 주로 살펴본 제품이 미스틱 화이트에서는 메탈의 헤어라인을 볼 수 없었다. 미세한 펄의 느낌이 들어가 있었다. 아스트로 블랙에서는 가로줄의 헤어라인을 발견할 수 있다.
LG G6의 전체적인 디자인 요소를 보고 있으면 가벼운 느낌과 5.2인치 사이즈에 5.7인치 화면을 넣은 점 등은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절연띠나 비대칭 베젤 등은 보는 동안 은근히 계속 거슬리기도 했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이런 것들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점도 없다. 튀지 않고 무난하게 잘 만들었던 기기들을 답습하는 인상이었다.
뭐가 달라졌나? 큰 차별이 느껴지지 않는 UI
LG UX라 부르는 부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나씩 차차 경험하겠지만 대동소이한 느낌이다. 키노트에서도 카메라 기능에서 18:9에 맞춘 스퀘어 UI와 기능 등을 몇가지 선보여 주었다. 그런데 이미 이전부터 해오던 느낌이 많아 큰 변화나 새로움을 느낄 수는 없었다.
가로 화면에서 비율과 해상도가 달라졌지만 잠시 본 화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늘어난 만큼의 변화나 이익이 아직은 와닿지 않더라. 첫 18:9라서 익숙함보다는 미묘한 어색함이 있다는 정도랄까? 이어서 몇 대의 18:9 기기가 등장하면 오히려 익숙해질 듯한 느낌이다.
후면 카메라 일반과 광각 비교와 전면 카메라 일반과 광각 화각 비교이다. 참고만 일단 해두자. 여전히 사진 앱에서는 사진기 같은 느낌이 아니라 포토샵 같은 느낌이 남아있다.
키노트에서도 UX중에서 그나마 이야기를 많이 한 부분은 카메라 기능들이었다. 18:9의 비율을 이용한 스퀘어 작업을 많이 추가한 것이 눈에 보였다. 이 부분은 다음에 경험할 기회가 있다면 충분히 이용해보고 이야기를 이어가보겠다.
18:9는 큰 이질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또 큰 장점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마주치는 몇몇 환경에서 좋은 점들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일단 LG G6가 제안하는 활용이나 키노트의 내용에서는 차이점을 느끼고 돈을 지불하며 구매해야할 확실한 매력은 없었다. 다음에 한번 정리할 키노트 내용에서도 18:9의 명확한 장점을 제안하는게 아니라 18:9를 먼저 만들고 장점을 끼워넣기 하려는 느낌이 강했었다.
여전히 아쉬운 LG만의 색
개인적인 LG G6의 첫인상을 간략히 이야기하면 LG G(alaxy)6라는 느낌이었다. 뒷면을 제외한 디자인의 느낌도 그랬지만 UI에서도 흔적들이 많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LG 스마트폰이라면 어느정도 따라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히트 파이프나 후면 강화유리, 따라한 듯한 느낌이 있는 UI 등이 이미 지난 해에 만들어졌던 버전이라는 것이 걸린다. 따라잡고 한 수 앞으로 봐야할 시점에서 이미 한 해를 까먹고 따라잡은 느낌이다. 물론 AP도 여러 사정으로 스냅드래곤 821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 달 뒤쯤부터 등장할 스냅드래곤 835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냥 카피를 하더라도 모양만이 아니라 제대로 습득해서 내 것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이번 키노트나 제품을 보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국내에서는 차별화 포인트로 들어가는 쿼드DAC이 키노트 내도록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국내 버전에서는 쿼드DAC이 포함된다. 행여나 싶어 이래저래 스펙을 다시 확인하고 해봐도 쿼드DAC에 대한 언급이 없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스냅드래곤 835를 넣은 LG G6 4DAC 버전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또다시 낙동강 오리알 되는 소비자들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이름과 무늬는 LG의 것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기술, 누군가의 디자인이 느껴진다. 마음 급해진 시점에서 LG G6는 일단 따라잡기라도 하듯 그냥 흉내내고 카피한 첫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는 않다. 참 계륵 같은 느낌이다. 나만이 아니라 LG도 나름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키노트도 참 중용의 미를 발휘했었다. 다음에는 키노트를 하나하나 뜯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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