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T끼리 요금제' 이통사 패러다임 바꾸나?


지난 22일 SKT가 야심차게 시작한 'T끼리 요금제'가 3일만에 20만의 가입자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SKT ‘T끼리 요금제’, 3일만에 20만 돌파 - zdnet korea

16만400명(79.7%)은 기존의 사용하던 요금제를 변경한 가입자이며, 4만800명(20.3%)은 단말기를 교체(신규, 기변)하면서 요금제를 변경한 경우라고 하는군요. 자칫 생각해보면 짧은 기간동안의 수치이기 때문에 SKT로의 이동이 적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지만, 왠만한 경우에 다들 약정에 묶여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 수치는 많이 올라갈 듯 예상됩니다.


3일만에 20만? 상당한 니즈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고, 'T끼리 요금제'의 등장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SKT가 보여주는 패러다임의 변화 2가지


3일만에 20만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무료 통화'에 대한 니즈가 상당히 높았구나! 였습니다. 스마트폰이 주류가 되어온 최근 4~5년을 되돌아보면 문자를 대신한 '카톡'과 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전화'의 니즈가 중심이 되어 오히려 데이터가 더욱 주목받는 요금제들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SMS의 비중이 현격히 떨여졌고, 데이터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로 통화가 떠오르는 정도였은니깐요. 

이미 이통사의 수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도 이미 데이터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이통사의 입장에서도 SMS와 통화에 대한 수익률이 떨어진 것에 대한 고민이 커져갔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타이밍에 SKT가 상당히 큰 돌을 잔잔하던 이동통신 시장에 던져버린 것이지요. 수익률이 낮은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데이터 중심으로 생각하며, 음성통화를 통한 부가적인 이익보다는 '사람 모으기와 잡기'에 더 집중한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첫번째 패러다임, 수익구조.

이미 SKT는 가입자 수로 국내 1등을 달리는 이통사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SKT가 왜 굳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치고 나가려는 것일까요? 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완료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과도기적 성향이 있었던 데이터 중심의 수익구조를 지나 SKT는 패러다임을 '데이터 통신'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춘 것 입니다. 수익을 완전히 데이터로 돌려버리고나면 나머지 통화나 문자등에서의 수익을 다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SKT는 수익구조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통화나 문자의 수익을 서비스의 질적 개선, SKT에 대한 고객 충성도, 유입 증가등의 무형적인 수익을 강화하여 챙길 수 있게 된 것이죠. 


두번째 패러다임, 

'T끼리 요금제'를 생각해보면 데이터만 신경쓰면 나머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입니다. 물론, 주위의 환경이 SKT 가입자 중심이 되어야하겠지요? 그렇다면 다음으로는 어떤 행동이 예상되나요? SKT의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자신이 편해지고 같이 편해지기 위해서 'T끼리 요금제'를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사람들을 모으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지금 보조금이나 이벤트등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더욱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이며, 자리가 잡혀간다면 지금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나갈 수도 있는 것이지요. 


SKT는 'T끼리 무제한'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큰 패러다임 2가지를 바꿔버림으로써, 서비스의 질적 차이나 요금제의 큰 차별없이 고착되어가던 통신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지요. 




지는 않지만, 따라가야만하는 레이스

<KT의 i라이트 요금제>


<SKT의 'T끼리 45요금제'>


위는 제가 몇년째 사용하고 있는 i라이트 요금제이고, 이와 유사한 요금대의 SKT의 T끼리 45요금제를 비교해본 것입니다. 고민하게 되는군요. 굳이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그외 130분'이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눈에 거슬리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나는 통화 별로 안 쓰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통화 스타일은 요금제에 맞춰져 왔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으로 비교를 해보면 데이터도 처음에는 적었지만, 요금제를 높이거나 여유가 생기면서 점점 사용량이 높아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저도 i라이트 요금제를 사용해오면서 추가요금이 나왔던 것은 음성통화에서 뿐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슷한 요금을 내면서 그런 걱정을 지울 수 있다면 SKT로의 이동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싶어지는군요. (제가 요즘 자주 통화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해서;;; 쿨럭;;;)


이렇게 비슷한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이용자에게 상당히 이익이 된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SKT 내에서 서비스 전환을 한 비율이 높은 이유가 말해주겠지요.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현재 '약정'에 발이 묶여 있을 뿐, 약정이 풀리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자 그러면, 다른 이통사들 즉 KT와 U+는 과연 어떤 대응을 보여야 할까요?

따라가야 합니다. 아니 따라가야만 합니다.

SKT가 자신만의 이익을 이렇게 눈에 보이도록 차이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3일이 아니라 3개월, 6개월이 흘러가는 동안 위에서 제가 이야기한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SKT로의 유입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지금 당장 더 많은 수치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약정'과 다른 서비스(묶으면!등)와의 연계 때문이지만, 약정에서 자유로워진 사람들의 선택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KT는 자신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꿨습니다.

저는 소비자에게 베네핏만을 주는게 아니라 소비자를 마케팅 요소로도 활용하는 전환이 크게 마음에 듭니다. 괜히 다른 곳에 쓰여질 마케팅 비용을 돌려 소비자에게 되돌려주고 그 혜택을 본 소비자들이 다시 마케터로 활동을 하는 발상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시장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군요.


SKT가 바꾼 패러다임을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갈 것입니다.

안그래도 선두에 있는 SKT이지만, 이번에 선두로써 또다른 수를 던진 것이고, 앞서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다른 통신사들은 어찌해야할까요? 빠르면 유출이 가시적으로 들어나기 전에 움직일 것이고, 늦으면 가시적인 수치가 체감될 때에서야 움직일 뿐, 시기적인 문제만 남은 것 같습니다. KT와 U+가 과연 이정도의 서비스 차이를 감내할 충성도를 가지고 있을까요? SKT는 자신들의 패러다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도 크게 흔들어 놓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선두가 더 빠르게 가속을 붙여 달려나가 버렸습니다.

그것도 지금까지의 주법과는 다른 새로운 주법으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뒤를 따르는 선수들은 과연 어떻게 반응을 할까요? 따르거나 뒤쳐지거나.

레이스는 시작되었고, 빠르게 자신만의 주법을 개발하던가 선두의 주법을 연구하고 따라가야 하겠지요?

주저하는 사이 격차는 커질 뿐입니다.


이미 새로운 레이스는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소비자에게는 선택이 생겨났고, 이익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발생했습니다. 

간만에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하고 좋아할만한 일이네요. KT와 U+의 대응과 대응 시점이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