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이제는 마약 취급까지 받아야하나?


한동안 잠잠하다 생각했더니, 또한번 게임업계의 목을 쥐어짤려는 움직임이 있나봅니다.

인터넷게임을 마약, 도박과 동일시한 법률 발의 `논란` - etnews

제목부터 자극적이군요. 인터넷게임을 마약, 도박과 동일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난감해지는군요.

한국에서 게임과 관련된 정책 뉴스를 접하면 항상 걱정이 앞서고 과연 이 사람들이 게임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중독'이라는 단어와 현상에만 집중해서 마약, 도박과 동일시 한다는 생각일까요?




도대체 뭐하자는 법률인가?

법안에 따르면 국가기관은 매 5년마다 중독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기초로 중독 예방·치료와 방지·완화 정책의 기본목표, 추진 방향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또 법안을 유지하기 위한 재원조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법안이 시행되면 해당 산업의 광고와 판촉에 제한을 둘 수 있고 생산, 유통, 판매에도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문제는 인터넷게임과 미디어 콘텐츠를 알코올이나 도박, 마약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 요인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번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의 내용을 기사를 통해 살펴보면 위와 같습니다.

법률안이야 큰 틀이고 상세한 내용을 봐야하겠지만, 일단 술이나 도박, 마약과 동일 선 상에서 게임의 중독을 놓고 보겠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게임 좀 열심히하면 알콜중독자나 상습도박자, 마약사범과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 될 지도 모르겠군요.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란이 되어왔고, 저도 심각한 중독 상태에 대해서는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법률안으로 게임의 중독에 대한 선을 잡아버리겠다는 뜻은 상당히 걱정스럽고 반대하는 의견입니다. 자구책이나 협력을 지원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보지도 않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규제 이야기만 나오면 조금은 신랄해지는 편이긴 하지만, 오늘도 조금 까칠하게 글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이미 동네북이라고 막 던지지마라!


최근, 한국에서는 예전 만화산업의 경우처럼 '온라인 게임'이 동네북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된 심리를 이용해서 부모들의 관심을 끌기 아주 좋은 소재이기도 하며, 게임산업 측에서는 아직까지 강경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강경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뭉쳐진 이익 집단의 형태(표밭)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니 아주 그냥 동네북으로 생각하고 신나게 후려치는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거기다 법률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돈냄새가 더 풍긴다는 것이지요.
셧다운제등등으로 1차 명분이나 간보기를 끝냈으니 이제 마음껏 후려쳐도 된다는 뜻일가요? 

“지난 1월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셧다운제 강화와 매출 1% 기금 징수를 위한 법안이 계류된 상태에서 다시 게임을 죄악시하는 법안이 발의돼 게임업계를 고사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미 셧다운제로 청소년을 게임에서 멀어지게 하거나 족쇄를 채웠고, 혹은 음지로 내몰아 다른 루트(어른 민번)를 발견하게 만들었으면 됐지, 족쇄를 강화하려고 1%의 기금 징수를 왜 게임업계에게 하는 것인가요? 청소년 층의 이용률을 떨어뜨려놓아서 매출이 나올 수 있는 기회는 줄여놓고 거기다가 왜 1%의 '삥'을 뜯으려는 것인가요?

이런 삥듣기의 움직임이 계류되자 이제는 좀 더 대놓고 세금을 붙이고, 목줄을 채울 수 있는 범주로 이동을 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독성'이라는 마법의 키워드가 있으니 천군만마 지원군을 등에 엎을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하지만, 진정 좋은 일을 하려면 눈에 보이지 해보던가 아니면 또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법안을 유지하기 위한 재원조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법안이 시행되면 해당 산업의 광고와 판촉에 제한을 둘 수 있고 생산, 유통, 판매에도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위의 법률안에서 굵게 표시를 했지만, 이 부분을 보면서 느끼는 솔직한 심정을 말해볼까요?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남기기 위해 세금을 걷어내고, 그 돈으로 자기 공적을 그럴싸하게 남길 수 있겠네!'

......

재원도 국민의 세금 아니면 게임산업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돈으로 그럴싸한 명분과 실적만 남기면 됩니다. 중간과정이야 어떻게되든 상관이 없습니다. 게임업계에서 반발한다? 광고와 판촉, 생산, 유통, 판매에서 슬쩍 숨통을 조이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요? 그냥 목줄 채워놓고 쥐고 흔들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손인춘법으로 통하는 1월의 발의안에서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게임산업에 속칭 빨대를 냅다 꽂아대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마약급으로 분류해서 대놓고 쥐어짜보자는 뜻으로 보이는군요.


게임산업이 그렇게 만만해보이나요?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나 아직도 '오락'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만 보시니 쉬워보이시나요? 그렇게 쥐어짜기 시작하고나서 게임업계는 어떤 상황인줄이나 알고 계신가요? '만화'라는 개념으로 보시고 쥐어짤대로 쥐어짜서 해외로 내쫓아버리거나 산업자체를 거의 죽여버린 만화는 이제 꽂을 빨대도 없으니 그만이고 산업육성등은 관심도 없으시겠죠. 그렇게 게임도 단물 나올때까지 쪽쪽 빨아대기만 하면 그만일테니 말이죠.

그리고 국가에서 게임을 관리한다? 세금만 쭉쭉 붙여댈 모습만 떠오르는군요. 게임내 아이템 하나 구입하는데 교육세 몇% 이런 세부 조항도 넣어주실건가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은 자기 돈을 세금으로 내고 게임을 즐겨야 하는 것이군요? 주류, 담배 등에 그렇게나 붙어있는 말도 안되는 명분의 세금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데, 이제는 잠깐 머리 식히려는 게임을 하면서도 그런 기분 더러운 상황을 느껴야 하는군요.



이미지 관리나 명분을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가능한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려고 하는데, 게임을 마약급으로 취급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더 풀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뉴스를 접한게 5월 1일, 노동절입니다.
광화문은 물론이고 많은 곳에서 집회가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주축이 되어 집회를 연 것이었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고 이익집단에서는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했을 것이고, 정부에서는 그러한 어필에 대한 반응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의미있는 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한동안은 표밭을 크게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강경하게 그들의 힘을 누르고 길들이기 하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입니다. 이익집단에서는 자신들의 존재와 의사를 강하게 어필해야만 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구요. 하지만, 그들의 논리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은 오히려 일반 시민입니다. 정치적인 행동에 수많은 사람이 눈살을 찌푸리고 불편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왜 게임 이야기 하다가 집회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게임업계를 바라보면서 과연 정부에게 그들의 존재와 표밭을 무기로 정치적 싸움을 할 힘이 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없습니다. 그러니깐 표밭이 풍성한 부모들을 공략하는게 게임의 논리 아닐까요? 이미 셧다운제 등으로 기세를 높이고 있으니 부모들에게 골치거리인 '게임'을 처리해주는 사람은 큰 명분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명분은 다음 선거에서 '표'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로 돌아올 지도 모르지요. 처음에는 적당히 게임산업을 건드려 볼려나 싶었지만, 점점 쥐어짜는 모습이 빨대를 격하게 꽂아대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고, 이제는 자신의 명분과 공적을 위한 행동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습니다. 

제출 법안에는 지난 `손인춘법` 발의에 참여한 다수의 비전문가 그룹 의원들이 동조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익집단을 만들어 정계와 딜하며 보여주기 집회라도 해야 '표밭'이라는 것을 눈치채시겠습니까?
명분과 공적을 위해 막 던지듯 이미지 만들기하는 법률안으로 이슈를 만들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생각하시지요?

지금 당신들이 목줄을 걸려고 하는 대상은 '침묵하는 여론'인 게임업계일 뿐이고, 정치보다는 게임개발에 관심이 더 클 뿐이며 재밌고 대박게임 하나 만들자고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한계라는게 있을 것이고 똑같은 '한 표'라는 것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들도 궁지에 몰리면 뭉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렇게 어른들의 명분놀이인 셧다운제 등으로 권리등을 제한 당하고 억눌렸던 청소년들이 다음 선거 때에는 선거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거기다 그들은 IT와 SNS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지금의 행동들이 수없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게 웃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진행되는 '게임산업 죽이기(빨대꽂기)'는 실질적인 수혜대상을 위한 것들이 아니라 명분과 실리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논리에 맞춰 그들이 원하는 명분 싸움에 대한 대항수나 경고의 의미를 담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전에 여가부에서 말도 안되는 말을 꺼냈을 때도 열변을 토하기도 했지만, '게임'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으며 장단점을 살려주는 사람이 이런 법률안을 꺼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전문가 그룹에서 탁상공론으로 명분 찾아먹기 게임에 진정한 '게임'업계는 죽어나는 현실입니다.

작은 목소리지만, 국가에서 게임업계를 쥐어 흔들수도 있는 여지를 남기는 이 법률안에 대해 소심한 목소리를 내봅니다.
"난 반댈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