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블루(코드명)'가 개발되고 배포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스타트 버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연합뉴스의 속보에서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발견하게 되었고, 기사를 읽다보니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정도인데 인용("")을 사용하면서 단정형으로 제목을 붙인 것이더군요.
그래서 좀 더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Windows Blue: Microsoft promises changes based on feedback and a holiday release - The Verge
The Verge에서 MS의 CFO인 Tami Reller와의 인터뷰를 한 내용이고, 내용을 줄여보면 딱 제목과 같은 정도입니다. CFO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조심스럽게 언질은 하면서 핵심적인 대답은 피해가는 느낌이군요.
윈도우8에서 과연 스타트 버튼이 되돌아올까요?
왜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흘러갈 지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윈도우 블루는 업데이트이다.
"Blue is an update," says Reller. "That's a good way to describe it, that's a good way to think about it." It's an update to Windows 8 that Microsoft is focusing on three key areas with: the touch vision, addressing feedback, and new form factors.
- "블루는 업데이트"이다. 이것이 블루를 묘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블루를 떠올리기 좋은 방법이다."
윈도우8의 업데이트는 MS가 주목하고 있는 세가지 영영(터치비전, 피드백 수집, 새로운 폼 팩터)에 대한 것이다.
인터뷰에서 렐러가 블루에 대해 말한 것은 역시나 업데이트 개념의 보완입니다.
지금의 윈도우8 기본틀은 크게 유지하며, 크건 작건 보완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말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MS가 주목하고 있는 세가지 영역에서 터치비전과 피드백에 대한 것을 크게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 버튼의 '부활'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One of the biggest areas of Windows 8 criticism is related to its use on a non-touch PC and a lack of a traditional Start button and Start menu. "We do have an opportunity with Blue to address some of the feedback that we're seeing from customers and from the market," says Reller. Although Microsoft isn't listing the exact feedback, Reller admits that the company has heard the cries for a Start button. "We have heard that, we definitely have heard that and taken that into account," she explains. "We've really also tried to understand what people are really asking for when they're asking for that."
- "우리는 블루를 고객들과 시장에서 얻은 피드백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명확하게 받아들였고, 그것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이고, 언제 원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렐러는 역시 CFO입니다. 속시원한 말은 없이 입질만 던져주면서 애매한 해석을 할 건덕지를 남겨주는군요.
나중에 어떤 형태가 되든지 빠져나갈 구멍은 있어보입니다. 그렇지만, 위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고객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적용하기 위해 최소한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다만, 렐러의 말에서 "언제"가 상당히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The Verge에서는 이와 같은 렐러의 답변을 통해 '스타트 버튼의 부활'과 '데스크탑 모드 부팅'에 대한 루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거론했습니다. 렐러의 애매한 답변들은 앞으로 예정된 MS의 행사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미리 김 다 빼버리면 정작 임펙트 있는 소식을 전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에 하나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작의적으로 이해하고 MS만의 고집을 "고객들의 언제"로 회피한다면 큰 기대만큼 큰 배신감을 안겨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연합뉴스에서는 FT(파이낸셜 타임즈)를 인용하여 스타트 버튼이 들어간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였지만, 아직까지는 스타트 버튼에 대한 소식은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해야 옳을 것입니다. 다만, 5월 말쯤에 밝혀질 MS의 입장과 6월말 개최될 '빌드 2013'에서 배포될 것이라고하니 늦어도 6월 초쯤에는 나름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네요.
스타트 버튼이 뭐길래??
윈도우8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큰 불편함으로 이야기되는 것이 '스타트 버튼'입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 버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윈도우8을 사용해보신 분들이라면 윈도우8의 빨라진 프로세스와 깔끔한 UI보다 어색하고 달라져서 적응이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실겁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했던 '스타트 버튼'의 부재와 스타트 버튼의 역할을 세분화하고 분산해서 새로운 UI에 적용시켜 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나 윈도우8의 데스크탑 모드의 UI를 보고 있으면, 윈도우7과 유사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져왔던 사용자 경험(UX)를 바탕으로 익숙한 동작들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저만해도 필요한 어플 하나 실행시키기도 어렵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더군요. 나름 PC를 관심가지고 만진다는 입장에서도 한동안 헤매이게 만들었는데, XP부터 윈도우7까지 익숙함으로 학습된 일반 유저들에게는 얼마나 불편할 지도 떠오르더군요. 단순히 '스타트 버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UX 전체를 뒤흔드는 상황을 야기시켰습니다. 그리고 UX를 뒤흔드는 상황이 더 크게 와닿는 것은 윈도우8의 기본적인 구조가 윈도우7을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탐색기나 아이콘의 활용 등등의 UI는 그대로인데, 스타트 버튼이 빠져서 UX를 새롭게 쌓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가이드와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렐러의 인터뷰에서 스타트 버튼의 부활과 함께 예상해보는 방향은 '스타트 버튼에서 가장 용이하게 사용했던 어플의 접근등에 대한 다른 대안이 나올 수도 있겠다'라는 점입니다. 이미 분산되어 관리 등에서는 효율적인 면을 보이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야기하는 몇몇 UX를 보완하기 위해 UI를 수정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이 스타트 버튼의 형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런처모드와의 연계를 생각하면 앱센터(App Center)등을 데스크탑 모드에도 적용해서 통합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MS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스타트 버튼은 결국 윈도우 UX의 대표적인 상징이었으며, MS가 과도하게 앞질러서 UX를 뒤흔들고 사람들을 새로운 환경으로 이끌려던 욕심의 상징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윈도우8, 조금은 성급한 시도
저는 윈도우8의 출시를 보면서 '터치기반이 아니라면 불편할 것이다'라고 처음부터 생각해서 메인PC에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터치기반의 모니터나 최소한 매직패드와 같은 직관적인 보조적 입력도구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상당히 불편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최근에 Z160을 통해 터치기반이 있는 디바이스에서 윈도우8을 경험하게 되었지만, 역시나 불편함이 존재했습니다. 새롭게 적용된 UI들은 편리함을 느끼기 이전에 혼동스럽고 직관적이지 않아 익히기 어렵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사용성을 가진 두 개의 OS가 한 침대에서 두 개의 이불을 덮고 있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따로 논다는 뜻이죠. 그리고 2개의 OS와 사용성은 개별적인 환경이 갖추어졌을 때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느낌인데, 그 사이를 이어줄 만한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각자 자기 이불을 지키려고 둘둘 싸매고 있는 경우이고, 데스크탑 모드의 경우는 오히려 이불을 빼앗겨 자기 기능도 제대로 못하는 형태라고 느껴지더군요.
스마트폰의 급속한 발전으로 터치기반의 UX가 앞으로 한동안 대세를 누릴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MS도 그러한 대세를 감지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PC 시장의 변화를 만들고 이끌려 했던 것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하지만, 윈도우8에서는 조금 성급했다는 생각입니다. 전통적인 입력도구들이 아직은 80%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윈도우8만을 위해 터치기반의 디바이스들을 접목시키기는 성급합니다. 터치기반의 OS나 데스크탑 모드에서 터치 사용이 주는 메리트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직관적이고 입력이 편리하다? 라는 것만으로는 아직 기존의 UX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은 점차 변화해나갈 것입니다.
과도기적 제품인 윈도우8이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메리트들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블루는 이러한 MS의 과도기를 메워주는 존재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고, 성급한 교집합을 만들려던 모습을 어느정도 정리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윈도우8의 모습은 터치는 터치대로 완성도를 일단 높이고, 데스크탑도 데스크탑대로 완성도를 높여주면서 우선, 소비자가 원하는 모드에서 충분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다음, 둘의 연관성을 높여가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 UX의 대표인 스타트 버튼이 끼인 셈이죠.
저는 왜 윈도우8을 보면서 윈도우 3.1가 도스(DOS)위에서 유틸리티로 실행되던 모습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도기와 시도를 넘어서 MS는 윈도우 XP를 만들어냈고, 다음에 Vista로 과도기를 겪었지만, 윈도우7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초반에 만들어냈다기 보다는 많이 수정, 보완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겠지만 말이지요. 윈도우8도 3.1부터 ME까지 그리고 Vista와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변화와 시도라는 점에서는 상당히 닮아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타트 버튼은?
MS도 이런저런 경험들을 쌓아온 시간들이 있으니 아마도 시장의 요청에 따라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그것이 윈도우7에 적용되었던 스타트 버튼의 부활이 될 지, 또다른 형태의 보완적인 UI가 될 지는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MS도 스스로 너무 급진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는 것과 중간에 놓쳐버린 발판 하나를 채워놓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스타트 버튼을 대신할, 그러니깐 사용자들의 비어버린 UX를 채워서 각각의 OS들이 완성된 형태를 이루는 쪽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MS는 블루에서 윈도우8의 새로운 '스타트' 버튼을 누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7-8인치 폼팩터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