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5c와 5s가 발매되는 시점에서 또한번 5c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가격 때문에 조금은 실망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c의 의미를 cheap으로 생각하고 접근했었던 경우들의 경우였고, 이제는 또다른 의미에서의 접근이 필요해지는 시점입니다. 이러한 타이밍에 팀 쿡이 가진 블룸버그 비지니스 위크(Bloomberg Businessweek)와의 인터뷰 내용은 아이폰 5c에 대한 팀 쿡과 애플의 관점을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never had an objective to sell a low-cost phone” that would compete on some level with the dirt-cheap Android handsets that have been flooding into emerging markets. Instead, Cook says that the goal with the iPhone 5c was “to sell a great phone and provide a great experience, and we figured out a way to do it at a lower c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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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e not in the junk business,”
- Apple CEO Cook: ‘We never had an objective to sell a low-cost phone’, BGR
팀 쿡은 저가형 모델을 생각해본 적이 없고, 아이폰 5c의 목표를 "굉장한 폰과 굉장한 경험을 판매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위한 보다 저렴한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아이폰 5c는 '보다 저렴한(lower cost)'이지 '싼(low-cost)'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말장난 같지만, 싼 제품들은 스펙이나 제품의 마감에서 아쉬울 수 있는 제품들이고, 사용자 경험을 헤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lower cost) 제품은 생산 방식등에서 상대적인 차이를 가질 뿐 경험에서의 차이는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팀 쿡은 이번 아이폰 5c와 iOS7을 묶어서 생각했는데, 그것은 의외로 광고를 통해 직접적으로 시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Designed Together. 약점을 강점으로 역전시켜라!
이번에 배포된 iOS7은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던 조너던 아이브가 OS의 UI에 참여하여 만들어낸 작품이고, 초기 호불호를 넘어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평가를 받을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의 iOS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물해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베타부터 사용하던 느낌은 똑같은 폰인데, 새 폰을 선물 받은 느낌이랄까요? 그런 와중에 아이폰 5c와의 iOS7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광고 'Designged Together'가 등장했습니다. 원과 색, 라운드, 여러가지 숫자와 비례등, 아이폰 5c에 녹아있는 iOS7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광고입니다. 이것은 오히려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한 아이폰 5s보다 iOS7에 좀 더 최적화된 모델은 5c이고 iOS7의 사용에서 오히려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내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조너던 아이브가 양쪽을 모두 지휘할 수 있었던 팀 쿡 사단에서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팀 쿡 사단의 새로운 시작점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작업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광고에서 여러가지 연결점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사실 사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가서기 때문에 iOS7에서의 사용 경험은 5c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무서운 점이라고 생각되는 것 또한 특별히 강조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일체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팀 쿡은 5c를 두고 보다 저렴한 제품이라고 했지만, 그냥 저렴한 제품으로의 포지셔닝이 아니라 iOS7이라는 무기를 제대로 활용해서 전혀 새로운 만족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Designed Together로 아이폰 5c의 부족할 수 있는 제품의 이미지를 채워버리고 오히려 더 큰 재미와 경험으로 포장되어 버린 것입니다.
5s보다 더 큰 의미의 5c
iOS7이 아이폰 5c와 디자인의 연관성을 더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버린 순간, 이번 신제품 라인업에서의 무게중심은 오히려 5c에게 기울어지는 느낌입니다. 아이폰 5s는 플래그쉽 모델로 새로운 기능과 경험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고, 아이폰 5c는 오히려 더 친숙하게 iOS7의 경험을 늘려갈 수 있는 제품으로 포지셔닝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폰의 아이덴티티는 5s가 이어가며 새로운 경험과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이 될 것이고,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고 활용에 좀 더 활용에 치중할 사람들에게 가깝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로 5c가 자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팀 쿡 사단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변화를 확실히 보여주고, 더 많은 점유율을 노려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지게 될 듯 합니다.
iOS7의 경험은 이미 만족스런 상황에서 깔맞춤(?)해서 나온 5c의 활용성과 경험은 어찌될 지 궁금해지고, 수많았던 예측과 달리 사용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경험을 선사해줄 지 기대를 해보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