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을 택하고 넥서스를 버릴 것인가?
10월 4일 구글 이벤트에서 구글은 새로운 스마트폰 라인인 픽셀(Pixel)과 픽셀XL(Pixel XL)를 발표했습니다. made by Google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에서 앞으로 스마트폰 라인을 넥서스(NEXUS)에서 픽셀로 갈아탈 것이라는 예상들도 들립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보자면 픽셀은 픽셀일 뿐, 넥서스는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픽셀과 넥서스의 차이는?
사실 저도 픽셀이 발표되기 전에는 넥서스를 대체할 라인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새로운 UI와 새로운 레퍼런스를 제시하는가?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배포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OS를 제안할 리는 없어서 혼동이 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부러웠던 구글? 픽셀과 made by Google의 의미>글에서 픽셀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구글이 이제 스스로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런칭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좀 더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애플과 아이폰, 그리고 애플의 소프트웨어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애플만의 독립된 OS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들어온 사람들은 점점 빠져들고 나가기 쉽지 않은 가두리 양식장 같은 생태계입니다. 구글은 이제서야 가두리를 위해 픽셀, 픽셀XL, 픽셀C를 꺼내들었고 거기에 안드로이드라는 새로운 OS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made by Google이라는 슬로건으로 스스로 차별화를 선언했습니다.
made by Google, 즉 픽셀 라인에 쓰인 안드로메다OS도 결국은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UI만 살짝 바꿨고 made by Google의 혜택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포토 무제한 등의 몇몇 차별성만을 가질 뿐입니다. 안드로메다가 등장해도 안드로이드는 한동안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드로이드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가정을 해보게 된다면 안드로이드의 기준을 잡아주고 테스트를 위한 레퍼런스폰도 여전히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결론을 쉽게 도출해낼 수 있을리라 생각합니다. 픽셀은 레퍼런스폰이 아니라 G로고를 살리는 별동대가 되는 것이고 넥서스는 레퍼런스폰으로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죠.
구글이 넥서스를 지우고 픽셀을 내세운다?
여기서 또다른 가능성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구글이 앞으로 안드로이드를 버리고 안드로메다를 기본으로 한다면? 이런 가정은 충분히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빠른 시일내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구글이 안드로메다를 내세우며 하고자 하는 방향이 made by Google로 구글만의 차별화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제조사에서 안드로메다를 이용하면 굳이 made by Google의 의미는 퇴색되어 버릴테니 말이죠.
차별화와 함께 안드로이드를 유지해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 안드로이드를 통해 쌓아온 구글 인프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애플과는 다른 오픈된 형태이긴 하지만 구글도 구글만의 생태계를 만들고 사람들의 경험을 장악하기 위해 수많은 돈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안드로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제조사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구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죠.
made by Google인 픽셀도 독립적인 생턔계를 꾸리기는 너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제조사들이 함께 만드는 인프라 위에 숟가락을 얹어야 합니다. 구글 인프라 속에서 좀 더 우위에 서는 제조사로 G로고를 싸움을 벌여야하는 것이죠. 구글이 극단적인 궁지에 몰리지 않는다면 한동안은 G로고의 차별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을 것입니다. 구글이 대인배 정신을 발휘하며 힘들게 쌓아온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영향력을 한번에 뒤흔들 수는 없을테니 말이죠.
그런 이유로 안드로이드는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고 기준이 되어줄 레퍼런스폰 라인인 넥서스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구글만이 명확하게 알 것이고 앞으로 소식을 전하겠지만 일단 다음 안드로이드 8.0과 넥서스 모델을 기대하고 있어도 될 듯 합니다.
주변에서도 그렇고 픽셀의 스펙이나 카메라에 집중하는 글들은 많지만 정작 넥서스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적더군요. 구글이 선보인 made by Google의 의미를 짚어보면서 함께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라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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