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그랜드슬램? 13시즌 모든 캐릭터 100단 달성해보니
디아블로3 13시즌이 2월 23일 시작 되었습니다. 시간을 돌아보니 한 달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군요. 중간에 세 개의 캐릭터를 100단 찍고 정리를 한 번 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욕심이 생겨 모든 캐릭터를 100단 달성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꾸역꾸역 하나씩 도전했고 성공했습니다. 디아블로3를 하면서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모든 캐릭터를 100단 찍고 보니 디린이에서 아주 조금 레벨업한 느낌입니다.
모든 캐릭터 일반적으로 국민트리라 불리는 세팅을 주로 이용했지만, 도저히 손에 붙지 않는 캐릭터는 좋아하는 트리로 밀어 올렸습니다. 손 느린 아재도 다 할 수 있다는 것과 하면 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균열 100단의 의미? 그게 뭐?
2.6.1 패치가 적용되고 난 후, 대폭의 딜 상향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균열 100단이 국민단수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세팅들이 등장했고 칼데산 없이도 100단을 깨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아직 100단은 하나의 시험으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
아이템 세팅, 스킬의 이해, 운영과 컨트롤.
대균열 100단, 캐릭터와 트리에 따라 다르지만 3박자를 고루 갖추어야 도달할 수 있는 단수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더 높은 단수도 많지만 하나의 기준은 되는 듯 합니다. 그 캐릭터의 이해도와 나름의 고행을 거쳤는지 시험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6.1 패치가 처음 적용 되었던 12시즌에서는 두 개의 캐릭터만 100단을 겨우 달성할 수 있었고 90단 중반에서 멈춘 캐릭터가 두 개 정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복귀 두 시즌만에 100단을 맛보는 재미도 누렸습니다. 그리고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되기도 했습니다.
”강해지는 방법은 단순하다. 하루 만큼 강해지고 그걸 반복하면 된다”
사실 이번에 모든 캐릭터 100단을 도전하면서 머리 속에 계속해서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못하는 것이냐? 안하는 것이냐?”
세 개의 캐릭터를 100단 찍는 동안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3시즌의 목표를 살짝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캐릭터 100단 한 번 찍어보자!’라며 캐릭터를 하나씩 늘렸습니다. 그리고 100단을 찍은 캐릭터들은 13시즌 여정 보상인 초상화 장식으로 바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7개의 뿅망치 캐릭터들이 모두 바뀌고나니 일단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 안하는 것 뿐이었다’라는 칭찬 하나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위의 스샷에 있는 캐릭터 순서대로 100단을 찍은 간략한 느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수도사, 어쩐지 정이가는 캐릭터
처음으로 100단을 찍은 캐릭터는 수도사였습니다. 2.6.1 패치 이전부터 오공종 트리를 플레이 했었기 때문에 2.6.1 패치 이후인 12시즌과 13시즌에서도 수월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부위에 100전설보석으로 칼데산을 해주기도 하며 애정을 과시한 오공종 트리입니다. 기록갱신 시에는 카나이함의 천벌을 마수로 변경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딱히 개인적인 특징을 더하지 않은 국민트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플레이 타임이 가장 긴 만큼 콘트롤과 상황에 대한 대처가 좋아졌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100단들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야하겠지만 어쩌다보니 수도사는 조금 더 올려놨습니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103단으로 83위에 랭크 되었습니다.
수도사 오공종 트리는 잘 짜여진 국민트리대로 약간의 칼데산만 작업해도 100단은 도전할 수 있는 트리입니다. 다만 잘 짜여졌기 때문에 100단 이상을 도전할 경우에는 아이템 하나, 칼데산 하나의 벽이 크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일균, 대균, 큐브런 등 다양하게 응용이 쉽고 시원시원하게 몹을 쓸어버리는 맛이 좋기 때문에 추천하는 클래스입니다.
정복자렙이 좀 더 오르고 전설보석을 조금 더 욕심내보면 아주 조금 더 높은 단수를 갱신할 수 있을 듯 합니다만 이번 시즌에서는 욕심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부두술사, 애정으로 키우는…
부두술사는 마지막 일곱 번째 100단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기억상 가장 100단이 힘들었던, 그래서 모니터에 대고 육성이 가장 많이 터진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꾸역꾸역 100단을 찍으며 ‘정말 애정없이는 키우기 힘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두술사의 경우 크게 덩치를 사용하는 소환계열과 불박쥐를 이용하는 트리로 나뉩니다. 12시즌까지는 그래도 불박쥐가 파티 대균열에서 게이지 딜러 역할을 해서 종종 보였는데, 13시즌에서는 별약법사에게 자리를 내주고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러나 정작 이것저것 해보니 불박쥐는 저와 맞지 않는 느낌이라 지옥니 세트와 덩치 스킬을 중심으로하는 지옥니덩치 세팅으로 100단을 깼습니다.
100단을 깨고보니 순위표에서 9위를 차지하더군요. 같은 100단이라도 틈새시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적은 것도 있지만 패치 이후에도 상향폭이 아쉬워서 100단도 버겁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 지옥니덩치로 9부위를 100칼데산 하고 맵을 돌려돌려가며 겨우 100단을 기록했습니다. 개인적인 캐릭터와 스킬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 했겠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상향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상향폭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90단 정도까지는 그래도 덩치와 재미있게 균열을 누릴 수 있기는 했습니다. 애정으로 혹은 저처럼 목표의식으로 100단을 노리는게 아니라면 90단 정도로 잡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성전사, 규탄 성전이 평정하다
세 번째로 살펴볼 캐릭터는 성전사입니다. 2.6.1 패치 이후로 규탄성전이 대세가 되었고 마법사와 최고 기록 경쟁을 벌이기도 하는 클래스입니다.
저도 기본적인 규탄성전 트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수도사나 야만전사, 부두술사에 못 미치는 칼데산을 하고 100전설보석 공장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정작 성전사에게는 90보석들로 칼데산을 해준 상태입니다.
그렇게 정성을 조금 덜 들여도 100단 정도는 수월하게 돌아내기 때문에 100단으로는 순위에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12시즌과 13시즌을 통틀어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클래스임은 분명합니다.
규탄성전은 가성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시즌 초중반 솔플로 보석을 업그레이드 하기에 좋습니다. 빠르게 세팅하고 100단을 돌아내기 시작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을 위한 전설보석을 작업해주면 좋습니다. 물론 파티플을 하시는 분들은 굳이 챙기시지 않으셔도 될 듯 하지만 솔플 위주의 플레이어라면 하나쯤 키워두면 좋을 살림꾼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더군요.
강령술사, 조금은 계륵 같은 느낌
강령술사는 2.6.1 패치를 바로 적용받기도 했고 등장한 지 얼마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클래스입니다.
라트마 세트를 이용한 해골마법학자 트리와 역병세트를 이용한 시체창 트리가 국민 트리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솔플의 경우 시체창을 이용한 기록갱신이 많은 편이고 라트마셋은 라트마팟을 위한 경우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12시즌에서 시체창을 플레이 해봤으나 손에 잘 붙지 않아서 라트마셋을 이용해서 100단을 깨봤습니다. 위의 스샷은 라트마팟에서 딜러로 사용되는 정리이고 노화 스킬을 뼈창으로 변경해서 솔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령술사 역시 역병시창과 라트마 트리가 강력함을 발휘하기 때문에 100단으로는 순위에 들어가지 못하더군요. 등장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역병시창과 같이 시원하게 몰아치는 폭딜이 인상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만용사, 아재스러운 고집을 잘 표현해주다
야만용사도 2.6.1 패치 이후로 기록이 많이 높아지고 있는 클래스입니다. 최근에는 레코르 세트를 이용한 레코르선망, 레코르대지 등이 순위를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불멸왕 세트를 이용한 불명선망을 선택했습니다. 복귀 이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향수가 있기도 하고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우직하게 망치질을 하는 모습이 야만용사에 잘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세팅은 불멸선망 국민트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아이템별 시너지가 잘 짜여져 손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불멸선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짜여졌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히 오고 역시나 90단에서 95단 쯤에서 벽이 한 번 느껴지더군요. 한계에 의한 힘의 문제였습니다. 칼데산을 100전설보석을 돌돌 감아주니 100단은 어찌어찌 깨더군요. 물론 사소한 템 차이 컨트롤 차이 등이 있으니 절대 기준으로는 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은근히 우직한 맛으로 아재스러운 고집을 잘 표현해주는 듯 해서 힘들어도 100단을 꾸역꾸역 해내게 해주더군요. 생각보다 100단이 쉽지 않은 클래스라는걸 등수가 대신 이야기해주기도 합니다.
마법사, 언제나 도도한 강함
13시즌에서는 별약법사로 파티플 딜러 자리를 꾀차고 있는 마법사입니다. 디아블로3가 유독 사랑하는 듯 느껴지는 클래스이기도 합니다. 2.6.1 패치 이후로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운석낙하(운낙)을 중심으로 탈라샤 세팅과 불새 세팅으로 나뉘게 됩니다. 최근에는 불새운낙이나 불새 세트를 이용한 별의 약속(별약운낙) 세팅이 대세입니다.
그래도 저는 역시나 아재스럽게(?) 탈운낙으로 100단에 도전했습니다.12시즌에 도전했다가 이해도가 부족해서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100단을 찍어보고 싶더군요. 스크린샷은 일균용 세팅이네요. 무기에 유언과 카나이에 팔씨름을 사용한 국민트리를 이용했습니다.
마법사의 경우 100단을 찍어보니 672위에 랭크 되었습니다. 사실 탈운낙을 이해하고 보니 사기에 가까운 튼튼함과 딜이 나와서 칼데산도 100전설보석으로 두 부위 정보만 진행하고 100단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짧은 시간에 100단을 기록했고 규탄성전과는 또다른 가성비를 보여주더군요.
딜 구조가 조금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해를 하고 조금만 익숙해지면 상당한 손맛을 보여주는 클래스입니다. 다른 패치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아마 별약법사가 대세를 이룰 듯 하고 개인적으로도 다음 시즌에서는 도전해보고 트리이기도 합니다.
악마사냥꾼, 쉽지만 쉽지 않은
마지막으로 악마사냥꾼입니다. 어둠투검과 다발악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별다른 사전 준비가 필요없는 딜과 이동이 장점인 클래스입니다. 특히 2.6.1 패치 이후로 딜이 상향된 다발악사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패치 이전에 고단을 위한 숨구멍이었던 어둠투검보다 더 선호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국민트리를 따른 다발악사 세팅입니다. 카나이에 잉걸불을 마수로 대체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쉬워 보이지만 절제를 챙겨야 하고 패시브 스킬 등을 유의해서 세팅해야 하기도 합니다.
100단으로 44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발악사도 100단은 은근히 어려운 문턱으로 작용하더군요. 90단 중반쯤까지는 잘 버텨내지만 그 이상을 도전하기 위해서는 빡빡한 칼데산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오공종과 함께 일균, 큐브런, 저단 보석업등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다발악사이기 때문에 오공종과 선택해서 하나쯤 키워두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고행? 스스로의 재미와 깨달음을 얻는 과정
디아블로3의 모든 캐릭터로 100단을 달성해본 느낌을 정리해봤습니다. 복귀 첫 시즌에서는 어리버리 바뀐 시스템을 익혔고 두 번재 시즌에서는 모든 캐릭터의 세트를 맞춰보며 취향에 맞는 세트와 빌드를 찾아봤습니다. 세 번째 시즌인 12시즌에서는 패치의 영향으로 다시 트리들을 하나씩 조금씩 익혀야했고 100단을 달성해보며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놓지만 않으면 조금씩 나아진다”
디아블로3를 통해 개인적으로 부족한 끈기, 쉽게 생각하고 안해버리는 버릇을 조금 고치게 되었습니다. 못하는 것을 안하다고 해버리면 쉽습니다. 하지만 해봐야 알게 되고 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는걸 게임이지만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아블로3에 쓰이는 고행(torment)이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아니 디아블로3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컨텐츠이기에 단순하고 졸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 디아블로3입니다. 하지만 졸릴 때면 버거운 단수를 도전하며 부족함을 깨닫고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다시 떠올립니다.
강해지는 방법은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안다고 생각하고 귀찮아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되면 못한다, 안된다를 인정하고 조금씩 빈자리를 채워가면 됩니다. 분명 누구나 아는 단순한 과정입니다. 귀찮고 번거로울 뿐이죠. 하지만 한번쯤은 실제로 경험해보면 차이가 느껴질 듯 합니다.
“디아블로3는 거짓말하지 않아요. 거짓말은 내가 해요”
닭은 살이 찌지 않고 내가 살이 찌 듯, 디아블로3에서 강해지는 방법은 거짓말하지 않더군요. 아이템 좋은거 하나 먹는 운보다 미련하다 싶게 하루만큼씩 쌓아간 시간과 노력이 보답해주더군요.
디아블로3는 공평한 기준에서 서로의 노력을 시험해줍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나씩 자신만의 기준과 목표를 만들고 이루어보는 재미를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