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스토리와 결말을 직접 결정한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스토리와 결말을 직접 결정한다?

넷플릭스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리지널 컨텐츠입니다. 그 중 블랙미러(Black Mirror) 같은 흥미로운 시리즈인데, 넷플릭스는 이번 블랙미러 시리즈를 영화와 했습니다. 단순히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니라 영화 중간에 선택을 통해 다른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구성을 보여줍니다.

동급생과 같은 게임처럼 선택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고 엔딩이 달라지게 됩니다. 한 편의 게임을 즐기는 듯 영화를 즐길 수 있고 블랙미러 시리즈의 흥미를 느낄 수 있어서 상당히 즐겁게 즐긴 영화입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므로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를 선택하길 권해드립니다. 그게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후기다운 제안이 될 듯 합니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엔딩, 과연 끝은?

저는 1회차에서 더이상 선택지가 등장하지 않고 제대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끝나는 엔딩을 봤습니다. 물론 엔딩에 이르기까지 많은 루프와 숨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엔딩은 주인공 스테판이 감옥에 가고 밴더스내치의 평점이 달라지는 정도입니다. 선택지에서 가장 많은 변수가 발생하지만 정말 재미요소로 심어놓은 결말을 제외하고는 결국 스테판은 감옥에 갑니다. 밴더스내치의 평점을 보는가 어느 점수를 받게 되는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엔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다른 선택이 일어나지 않는 엔딩은 엄마의 기차 사고를 아는 스테판이 거울을 통해 어린 시절로 가서 엄마와 함께 기차 사고를 당한다는 흐름이고 밴더스내치를 만들던 하나의 현재에서는 스테판이 상담 중 죽어있는 장면입니다. 선택지들을 맴돌며 중간에 알아야 할 정보들을 충분히 모았다면 블랙미러 한 편의 분량 정도는 잘 채운 스토리 하나가 완성되는 느낌입니다. 이전의 블랙미러를 즐겨본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 납득할 정도의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많은 엔딩은 감옥에 가고, 밴더스내치가 출시 되지 않거나 출시 되도 범죄 사실로 판매중지가 되며 게임의 완성도에 따라 평점이 달라지는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숨겨진 재미요소로 아주 엉뚱한 전개가 하나 숨겨져 있는데 블랙미러의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이건 진짜 재미를 위해 말을 아끼겠습니다.

선택지에 따른 엔딩 결과는 LifeHacker에서 도표로 이미 만들어져 있으니 다른 엔딩을 원하시면 참고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혹시라도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도표는 인용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무한 루프일까?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재미있는 점은 시청자의 선택에 의해 스테판이 행동을 억제 당한다는걸 스테판이 알고 대화를 걸어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콜린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풍기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기를 선택하면 콜린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어깨를 터치하는 장면이 그런 의미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영화 전체를 꿰뚫으며 시청자들에게 심어놓는 메세지가 몇 개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영화 속 게임인 밴더스내치가 무한한 선택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가 될 듯 합니다.

인터랙티브로 많은 선택지가 있고 그에 따라 아주 많은 엔딩과 흐름이 있어 보이지만 결과는 조금 달라지지만 결국 위에서 정리해본 엔딩으로 이어집니다.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결국 몇가지의 엔딩으로 흘러가는 흐름을 무수히 많은 루프가 있는 것처럼 절묘하게 장치를 깔고 있는 것입니다. 페이크를 위해 흐름에 큰 영향이 없는 중요도 낮은 선택지를 일부러 깔아두거나 선택에 따라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미묘하게 바꿔주는 등의 장치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1984년의 현재, 게임인 밴더스내치, 미래(영화시점에서)의 다중 구조로 루프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하며 스테판의 정신상태, 약의 선택 등 사람들의 인식을 복잡하게 만들 정보들을 잘 사용해서 시청자들의 머리 속을 그럴싸하게 복잡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넷플릭스를 오래 봐오며 블랙미러를 즐긴 사람들에게는 어느 결말이건 블랙미러에 어울린다는 범주를 지키고 있고 다른 블랙미러의 전개를 잘 유추해보면 스토리 전개를 위한 선택이 어렵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든 교차점에서 반복되니 부담없이 이것저것 골라보는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넷플릭스 코드로 장난친 한 가지 흐름은 피식하고 웃게 되니 말이죠.


그리고 남은 정보들

넷플릭스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의 이스터에그(easter egg)로 터커소프트 사이트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숨은 링크를 찾아보면 터커소프트의 게임리스트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밴더스내치도 존재하고 플레이를 누를 경우 넷플릭스 페이지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링크 이름을 잘 살펴보면 전화번호가 연관되어 있는 점도 참 디테일을 살린 쓸고퀄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콜린이 만들던 노즈다이브(Nohzdyve)게임은 실제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터커소프트 페이지에 숨겨져 있고 파일을 받으면 ZX Spectrum 에뮬레이터인 Fuse, Qaop, Sepccy 같은 에뮬레이터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이 부분은 저도 좀 더 파고 든 다음에 방법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이트의 광고를 눌러보면 1984년 터커소프트의 광고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적당히 선택하고 몇 가지의 흐름으로 흘러가는 인터랙티브가 아니라 그럴듯 빠져들게 만드는 기획과 연출, 루프에 빠진 듯한 착각까지 들게하며 몰입도를 보여준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넷플릭스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제안하는 하나의 시도로도 좋았고 이스터 에그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전체적인 그림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버드 박스로 오리지널 컨텐츠의 갈증을 풀어주더니 바로 이어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로 새롭게 신선한 경험까지 이어가는군요. 새로운 가능성은 봤고 앞으로 밴더스내치와 같은 스타일의 콘텐츠 혹은 또다르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을 기대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