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보다 욕심만 엿보였던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
8월 10일 0시. 삼성 갤럭시노트9을 위한 언팩 행사가 진행 되었습니다. 갤럭시노트9의 스펙과 간략 기능, 출시일 등을 알 수 있었고 갤럭시워치, 갤럭시 홈까지 발표 되었습니다. 세가지의 신제품이 발표 되었고 나름의 서비스에 대한 발표도 있었지만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기억에 남는 말은 심리스(seamless)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조금은 아쉬웠던 언팩이었고 행사와 제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삼성이 언팩 행사에서 내비치던 속내나 엿보이던 욕심을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언팩행사?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 훈화 같았던 기조연설
행사가 시작되고 역시나 고동진 사장이 등장합니다. 갑자기 AI, VR, IoT 등등을 이야기하며 삼성도 신경을 쓰고 모두를 아우를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갤럭시노트9으로 이어질 듯한 이야기는 점점 반복되며 심리스(seamless), 커넥티드(connected)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하더군요. 집중력을 잃어버리기 시작합니다. 제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다른 허세스럽고 뜬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가 많아서 정작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습니다. 제품에 자신이 있다면 제품을 더 많이 이야기 했을테니 말이죠.
반복되는 이야기 속에서 스쳐가듯 하지만 강하게 어필하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픈 시스템과 파트너. 특히 파트너에 눈길이 갔습니다. 오픈 시스펨은 삼성이 직접 플랫폼을 개척하겠다는 의미이고 이를 위해 비지니스 파트너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내던졌습니다.
행사는 파트너와 미디어들을 위한 자리지만 전 세계로 생중계도 하는 언팩행사이면 언팩 제품들에 대해 좀 더 집중해줬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15분 가량을 사내 훈화 말씀 같은내용을 반복하면서 말이죠. 덕분에 갤럭시노트9을 비롯한 다른 제품에 대한 흥미와 집중력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연설중에 “월드 모스트 파워풀 스마트폰”이나 최고급 혹은 좋은 표현들을 많이 썼는데, 그에 대한 납득이나 설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냥 바램을 팩트처럼 이야기하더군요. 이런 부분들 때문에 공감보다는 삼성 직원의 입장에서 훈화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리모컨 되는 S펜? 그리고는? 응?
1시간 행사에서 1/4을 차지하는 기조연설이 지루해질 때즘에 갤럭시노트9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미 루머와 사전 티저를 통해 거의 모든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숨겨둔 원 모어 띵(one more thing)을 기대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은 디자인을 이야기했고 6.4인치 대화면, 다이아몬드 커팅, 후면 지문인식의 레이아웃, 4가지 색상 등을 장점으로 이야기하더군요. 사실 이게 유별난 차이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으로 4000mAh의 올데이 배터리, 512GB+microSD 512GB로 1TB 저장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티저에서 배터리, 용량을 이야기했던 부분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배터리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고 1TB의 저장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환영 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9에서 선보일 수 있는 다른 특장점에 비해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폭발 이후로 배터리 용량을 줄였다가 다시 살짝 늘어난 느낌인데 이게 티저에서도 이야기를 꺼낼 만큼 마케팅 포인트가 될 부분인 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메라는 다른 큰 내용없이 흘러갔습니다. 가변 조리개, 슈퍼 슬로우모션, AI필터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다른 제품들이 함께 발표 되었기 때문인지 내용에서도 부실하고 별다른 설명없이 겉핥기로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 S펜에 뭔가 있을거야’라고 생각해봤습니다.
드디어 S펜이 등장했습니다. <갤럭시노트9, S펜에 블루투스 들어간다?>글에서 이미 S펜에 블루투스가 장착될 것은 예상을 했었습니다.
버튼을 이용해서 리모컨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은 쉽게 예상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모콘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이나 리모컨 이상의 다른 기능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갤럭시노트9에서 가장 큰 변화는 S펜에서 리모컨입니다.
사실 S펜의 버튼을 리모컨으로 이용하는 것은 편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갤럭시노트를 이용해보면 S펜을 분실하기 쉽고 꺼내기 불편해서 사용이 점점 지양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과연 리모컨의 장점이 심리적인 불안함을 이겨낼 수 있을 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취향과 사용습관에 따라 좌우 되지만 저는 조금 부정적인 시각입니다.
얼마전 삼성이 발표한 갤럭시탭 S4에서도 덱스를 강화한 모습을 강조했었습니다. 갤럭시노트9에서도 똑같이 덱스를 강조했습니다.
기존에는 독(dock)을 활용하고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간단한 연결과 연결중에도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 덱스다운 개념을 잡아가는 느낌이고 역시나 아직은 좀 더 발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남겼습니다.
여기까지 갤럭시노트9의 대략적인 설명이었습니다. 설명중에 역시나 최고의 퍼포먼스, 향상된 그래픽, 늘어난 배터리 등등을 이야기 했지만 왜?는 빠져 있었습니다. 새로운 쿨링 시스템이 도입 되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군요. 1/4인 15분이 뜬구름 잡는데 쓰여져서인지 서두르고 내용을 생략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왜 갤럭시노트9을 사야하는지, 사고 싶어지는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대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지인들도 물어보겠지만 갤럭시노트9을 왜 사야하는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1년이 지나 보조금이 자유로워지는 갤럭시노트8에 호감이 더 기울어지는게 사실입니다. 8월 24일 출시될 예정이니 그 사이에 사전예약 등을 잘 체크해두면 좋을 듯 합니다.
욕심을 드러낸 빅스비와 갤럭시홈
글이 길어지기도 하니 갤럭시워치에 대한 내용은 따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갤럭시노트9과 갤럭시워치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가운데서도 시연까지 탄탄하게 보여준 기능이 있습니다. 삼성이 꾸준히 키워가고 있는 빅스비입니다. 전용 버튼까지 넣어가며 밀고 있지만 지난 언팩행사에서 부족했다고 사과까지 했던 바로 그 서비스입니다.
이번에는 과연 나아졌을까요? 언팩행사등 행사에서는 네크워트나 전원등 다양한 환경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시연 장면에서 버벅이는 장면이 연출 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실수이거나 주변 네크워크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통제된 환경에서 리허설까지 철저하게 했을 상황에서 나올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믿음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실수보다 더 눈여겨볼 장면은 구글맵이나 다른 서비스들과의 연동입니다.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도 ok google로 호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굳이 빅스비를 써야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용자를 위한다기 보다는 억지스럽게 버튼까지 넣어가며 플랫폼을 만들어가려는 삼성의 욕심이 내비치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조연설에서 힘을 주어 파트너를 강조했던 이유가 스쳐가더군요.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등과 같이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라기 보다는 파트너와 삼성의 비즈니스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려는 모습이 강하게 보였습니다.
이미 삼성페이를 통해 노하우를 쌓았으니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려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편리를 우선하고 인프라를 바탕으로 커져야 플랫폼은 의미를 가집니다. 빅스비는 아직까지 억지스럽게 그리고 너무 삼성의 관점에서 하면된다는 식으로 서두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갤럭시홈이라는 제품이 등장합니다. 응? 기조연설이 다시 떠오릅니다. 홈 IoT를 강조하고 뜬금없이 삼성은 모든 가전도 갖추고 있다는 말을 하던 부분이 다시 스쳐갑니다. 단순히 음성인식 스피커의 의미가 아니라 홈 IoT의 허브 자리를 넘보는 녀석입니다.
그런데 사실 VR로 중계되던 화면에서 이 장면을 보면서 ‘뭔가 아쉬워지면 애플을 따라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고 포지셔닝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쓸 수 있는 이름이긴 하지만 이름도 어디선가 많이 듣던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첫번째 디자인이고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시연을 보이는 장면이 TV와 갤럭시홈 사이에 심리스(seamless)를 연출합니다. 일단 제가 쓸 일은 거의 없을 듯 합니다. 30평 사이즈에서는 거실에 TV와 음성인식 스피커를 함께 둘테니 말이죠. 거실에 갤럭시홈 사이즈 정도의 전방향 스피커로도 충분히 커버가 될텐데 심리스만 너무 강조한 느낌입니다.
사실 갤럭시홈처럼 허브가 되는 기기라면 음성인식이나 컨트롤하는 앱의 UI등을 더 신경써야 합니다. 그런 설명이나 시연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빅스비를 중심으로 연동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안된 느낌이었습니다. 언팩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고 했고 출시일은 명확히 하지 않았으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할 듯 합니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 강조하는 심리스를 보여줘야하니 등장한 정도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까지 빅스비와 갤럭시홈까지 살펴봤습니다. 1시간 안에서 배분된 시간들이 촘촘해서 그런지 언팩에서 기대하는 조금 더 깊은 내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기기의 등장과 설명보다 스포티파이의 등장에 와우가 터지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팩 행사를 보면서 과연 이 행사를 보고 있는 미디어나 사용자들이 행사의 주체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디어와 사용자를 앞에 두고 心less로 바라보는 듯 느껴졌습니다. 저 뒤에 있을 파트너들을 위한 행사는 아닐까? 싶을 정도의 행사였습니다. 다른 채널이나 광고 등으로 자세한 내용을 알릴 에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행사의 1/4을 뜬구름 잡아버리고 제품들의 장점은 얼렁뚱땅 처리해버린 언팍행사를 보고나니 이번에 발표된 제품들에 대해서 心less가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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