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의 컨디션은 좋지 않은 편이다.
아니... 오늘 오전까지는 그랬다.
사실... 오후까지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중요한 면접이 있었고,
컨디션 때문인지 생각보다 더 많이 긴장했었고,
언제나 그렇듯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면접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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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일은 이 때부터 일어났다.
어머니께 면접 보고(?)를 드리는데,
오늘 일어나셔서 나의 면접을 생각하니 왠지 좋은 느낌이 드셨다고 하신다.
(면접 전에는 말씀을 안하시더니... -0-;;)
그렇게 통화를 하며,
삼성역 앞에서 담배 한모금을 빨아 넘기는데 왠지 가슴이 훈훈해졌다.
아무 이유없다... 그냥 웃어지더라...
그때서야 면접 전 용기를 주던 사람들과 면접 때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실수하고 아쉬웠던 부분들도 많았지만,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다른 면접들에 비해 더 기억도 나지않아서 리뷰도 힘들게 생각되었는데,
이상하게 그런 리뷰보다는 면접장에서 보이던 '잠실운동장'과 '한강'의 풍경만 떠올랐다. ^~^
그리고 생각을 비우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거의 다 스쳐지나간 지하철의 광고판이 갑자기 뒷통수에 걸린다. 뒤돌아 본다.
'박민규'의 신간!!!
하루키와 베르베르의 신간들을 밀어내고 아껴가며 읽고 있던 그 작가!!!
제목은 눈에 기억되지도 않았지만,
그냥 박민규의 신간이 나왔다는 fact만으로도 갑자기 즐거워져서
그 사람많은 2호선 삼성역 복도에서 한동안 실없이 미소짓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월요일 주문을 계획하며 지하철을 탄다.
갑작스럽게 집앞 엔젤모 커피 브렌치의 커피가 땡겼다.
오랜만에 찾은 것 같다.
매니저 누님이 언제나처럼 반갑게 아는척(?)을 해주시며 오래만이라 인사한다.;;;
주문도 하기전에 이미 커피를 드립하고 계셨고;;;
결재가 끝나기전에 이미 준비가 끝난 듯 보였다.
왠지... 조금은 진한 맛이 생각나 진하게를 뒤늦게 부탁한다.
추가금이 붙는 쓰리샷을 흔쾌히 만들어 주신다. +_+
그리고는 뭔가 하얀 것을 같이 같이 주신다.
"얼마전에 이벤트 진행해서 사람들 다 나눠줘 버렸는데,
생각해보니 받아야 될 단골들은 못 받은 것 같아서
다른 매장에 수소문해서 조금 구해놨던 겁니다.
하나 가져가셔야죠~ ^^"
하신다... ㅠ_ㅠb
이벤트 상품은 작은 예쁜 컵이었지만,
매니저 누님의 멘트는 내 마음에 또한번의 바람이 된다.
"자주 오라는 말씀이시죠? ^^ 자주 올께요~~~ +_+"
를 남기고는 찬바람이 부는 동네를 걸으며 평소보다 진한 아이스 커피를 쪽쪽 빨아 마신다.
아이스 커피가 차갑지만은 않다.
친하고 싶었던 스윙댄스 강사들의 강습을 듣게 되었다.
우연히... 동생의 강습 도우미로 소환되었다가 (연습 부자재의 역할이다;;;)
뒷풀이 자리에서 쌤이랑 정신없이 갈매기살 집어먹다 내린 결정이었다. -0-
강습을 들으러 가는 동안에는 몸의 컨디션이 심각히 걱정될 정도였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왠지 즐겁기만 하다.
뒷풀이를 간다.
처음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약간은 코드가 다를 것 같은 사람들이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팔뤄랑 이상하게(?) 말이 통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2년을 함께한 동기들과의 술자리 마냥 즐겁다.
옆에 앉았던 그 친구와의 대화 덕분에 술자리가 화기애매(?)해지며
간만에 웃음으로 복근이 잡히는 경험을 다시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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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내 마음이 달라지기에 세상도 달라지는 것이겠지만,
오늘 하루는 왠지 좋은 일들이 우연을 가장해서 내곁에 찾아와 준 것 같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할 것은 면접 결과이고,
거기에 쓰여야 할 운이 다르게 쓰여지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이지만...
이런 것도 어떻고 저런 것도 어쩌겠는가?
좋은 바람이 불어준 것 같다.
그럴 때는 그냥 그 바람을 느끼고 바람을 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바람에 너무 기대지는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