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용자 중심이 아닌 페이스북 중심으로 흘러가나?


최근 페이스북의 변화를 눈치채신 분들이 많으시죠?

얼마전부터 프로필의 이미지 퀄리티가 눈에 보이게 떨어지더니 이제는 '타임라인'의 레이아웃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사실, 친구들의 '좋아요' 표시 방법이나 자잘한 레이아웃들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사용성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앞으로 크게 바뀔 '뉴스 피드'의 흔적들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홈'에 적용된 레이아웃이 기대되는 새로운 뉴스피드(news feed)>


하지만, 얼마전 타임라인을 들어가 보고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줄로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던 타임 라인이 한 줄로 줄어 버렸고, 오히려 그 사람의 신변에 대한 정보들이 한 쪽 레이아웃을 잡아먹어 버리고 있습니다. 개인이 노출을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 기본으로 노출이 되고 있으며, 추가를 종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상당히 기분이 상하더군요. 기존에는 위의 정보들이 작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렇게 큰 영역으로 노출이 되기 시작한다면 개인정보 관리에 대해서 더 많이 신경을 써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변화에 대해서 크게 3가지의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것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개인 정보의 무분별한 노출, 과연 사용자들을 위한 것인가?


이번,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레이아웃 변경을 보면서 '이러한 변화가 과연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

'이제 한껏 익숙해진 UI를 굳이 이렇게 변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자신의 타임라인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길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법인데, 그것을 시선이 가장 잘 머무르는 곳에 배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사람의 타임라인이니 그 사람을 좀 더 알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러한 목적보다는 페이스북에서 원하는 정보들을 좀 더 손쉽게 사람들에게 인지 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타임라인의 모습이 변경된 것을 보자마자 떠올랐던 것이 그래프서치(Graph Search) 서비스였으니 말이죠. 왜 그래프서치를 떠올렸고, 이것이 사용자들에게 과연 편리하게 사용이 될 지 의구심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블로거 '하츠의 꿈'님의 글에서 발췌한 이미지>


페이스북 그래프 검색(Graph Search) 적용, 효과적인 검색? 개인정보 침해는? 

-하츠의 꿈

그래프 서치의 발표를 접하면서부터 항상 가졌던 생각은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를 자신들의 서비스를 위해 무분별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고, 실제로 국내에서 그래프 서치를 이용해보신 하츠의 꿈의 글에서도 그러한 우려를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프 서치의 특성상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태그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이 이루어집니다. 인맥(네트워크)가 힘인 페이스북이다보니 의도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들이 노출되거나 검색을 중심으로 만든 페이스북이 아니다보니 엉뚱한 검색 결과가 나타나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임라인에서 개인의 정보를 더욱 부각시키는 이유는 '이렇게 검색되고 노출될 수 있으니 니네들이 좀 더 알아서 정보를 관리해라!'라는 메세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처럼 가려져 있다면 자신들도 의도하지 않은 정보 공개 때문에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 미국등의 나라에서는 소송의 여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에서는 면피용이자 사용자에게 관리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는 뜻 입니다.


결국, 이번 레이아웃 변경은 그래프 서치나 다른 서비스의 확장을 위한 행동으로 예상되며, 이것은 사용자가 아니라 페이스북만을 위한 행동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용자가 빠져있다는 이유요? 두번째에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2. 예전에는 '선택'하라더니, 이번에는 왜 강제적인가?


혹시, 이번에 바뀐 타임라인이 아니라 그전의 타임라인이 처음 적용될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한동안 새로운 타임라인으로 바꾸라는 메세지를 무시하고 기존의 타임라인을 고수했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었고, 기존의 타임라인이 저에게는 편리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서 변경을 했었고, 저의 '선택'에 의한 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타임라인의 변화는 사용자들에게 '선택'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변경이 진행되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의 퀄리티 저하등은 모바일 트래픽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고 이해라도 하겠지만, 개인의 레이아웃이 변경되는 것을 개인에게 공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괄 적용해버리고 변화된 모습에 대해 사용 가이드를 준다는 것은 페이스북이 예전에 취하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태도라고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강제적인 변화에 대해서 또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 버전에서의 광고입니다. 무료 서비스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지만, 어떠한 공지없이 어느 날부터 지인의 포스트와 같은 형태로 광고가 노출되고 있습니다. 웹 버전이야 레이아웃상 분리되어 관심을 끊어버리면 되지만, 모바일 버전의 경우는 의도하지 않아도 무조건적으로 보여지는 상당히 불쾌한 경우라고 느껴집니다. 안그러신 분들도 많을 수 있겠지만, 저는 모바일 버전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때마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보여지는 광고 때문에 짜증이 많이나는 편입니다. (극장에서 내 돈 다내고 영화보는데 강제적으로 광고에 노출되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최근의 트렌드상 웹보다 모바일의 트래픽이 높고, 광고의 효과도 좋다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이러한 광고형태로 큰 매출을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매출이 늘어난다면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와야 하는게 당연한데, 그다지 서비스가 나아졌다는 변화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에는 타임라인까지 선택이 아닌 강제로 변경을 하며 개인의 정보를 더 많이 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의 관리 책임까지 사용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프 서치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면 개인들의 정보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다! 라고까지 완곡한 경고를 날리면서 말입니다.


페이스북의 강제적인 변화는 그래프 서치를 위한 변화도 있을 수 있겠지만, 광고등을 위한 정보 수집에도 촛점이 있음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개인 사용자들의 경우보다 기업에서 원하는 타겟팅 정보들이 가득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3. 페이스북을 위한, 페이스북에 의한, 페이스북의 변화


이번 타임라인의 변화는 순전히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마치 페이스북만을 위한 변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단순히 타임라인의 변화만이 아니라 최근에 런칭된 '홈' 서비스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홈' 서비스에 대해 아직 개인적으로 장단점이나 느낌에 대해서는 정리를 아끼고 있지만, 짧게 요약을 하면 

"스마트폰을 페이스북 머신으로만 쓸려면 써라. 

 다만, 카톡이라도 좀 쓸려면 안 쓰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정도가 될 듯 합니다. 홈 화면부터 막무가내로 트래픽을 발생시키기 시작하며 페이스북의 사용을 차치하면 다른 부분에서의 배려가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페이스북 폰' 혹은 '페이스북 머신'으로 기기를 사용하실 분들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홈' 서비스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홈' 런처에 담긴 페이스북의 의도는 '페이스북'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동패턴이나 중요도, 혹은 확장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오직 페이스북의 기능을 활용할 때에만 편리함이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페이스북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페이스북을 위한 페이스북에 의한, 페이스북의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에서 느낀 페이스북의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와 UI의 선택은 웹버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타임라인의 레이아웃이 사용자의 의향을 물어보거나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이 이렇게 강제적으로 변경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레이아웃 변경을 선택할 수 있게 했던 페이스북이기에 이번 변화를 통해 페이스북의 방향성이나 목적등을 다시한번 의심하게 만들어버리는군요.




사용자를 존중하지 않고, 수단으로 바라보지마라.


위에서 살펴본 모바일에서의 광고와 그래프 서치... 모두 개인 사용자에게 유리하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광고나 기업의 PR을 위한 목적이 더욱 크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홈'도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되기 참 좋고 말이지요. 


페이스북은 전세계적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이용자를 보유한 서비스입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용자'는 큰 힘이 됩니다. 특히나 마케팅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말이죠. 

적당히 구석에 눈치껏 자리하던 광고들이 전면으로 튀어나오고 그것을 위해 조금씩 강제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의 의견이나 선택은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가지고 있고, 그들은 페이스북을 쉽사리 끊을 수 없는 인맥(네트워크)로 이어져 있을테니 말이죠.


페이스북. 수익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던 때에는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엄청난 광고수익을 내기 시작했으면서도 점점 더 욕심을 내는 듯 보입니다. 이익을 위한 기업이고 서비스이니 수익을 더 바라는 것은 뭐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수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자를 바라보지는 말아야할 것입니다. 국내에서 인맥과 당시의 인기를 볼모로 지나치게 수익성을 밝히고, 사용자를 수단으로 바라봤던 '싸이월드'가 새로운 페이스북에 의해 한방에 훅~간 것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좋아요'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페이스북은 조금 오버페이스로 내달리고 있으며, 초기에 가졌던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을 수단으로 바라보는 순간, 사용자들도 분명히 그것을 알아채고 등 돌릴 것입니다. 적당한 대안만 있다면 싸이월드처럼 한방에 훅~ 갈 수 있는 상황이고, 구글에서는 호시탐탐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의 자기중심적인 변화들.

조금씩 시나브로 진행한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변화를 느끼고 점점 짜증이 나거나 싫증이 더해간다는 것을 생각해줬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