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OS 파편화(iOS, 안드로이드), 핵심은 경험의 분산과 수평적 관리
오늘 LG G2의 킷캣 업데이트 소식을 들었습니다. 12월 중으로 킷캣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이고, 다른 모델들도 순차적으로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킷캣(kitkat) 4.4.x를 업그레이드 해주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명확한 버전이 없는 것으로 보아 킷캣 4.4가 될 지 마이너 업그레드가 포함된 4.4.2가 될 지 궁금하네요. 시기적으로는 4.4가 맞을 것 같고, VM등의 이슈를 생각하면 4.4.2가 되어야 할테니 말이죠.
환영할만한 소식이고 기다려온 소식이지만, 오늘 접한 OS의 파편화와 관련된 뉴스와 섞어보면 조금은 생각할 부분이 있어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OS파편화, 단순한 버전이 아니라 속을 봐야한다.
CNN Money(출처)의 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와 iOS의 파편화가 차이를 보이고, iOS의 경우가 파편화가 적으며 빠르게 변화해간다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iOS의 경우는 출시 4개월만에 70%를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으니 상당히 집중되는 경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iOS를 떠올리면 이름도 통일되어 있고 숫자로만 버전을 크게 구분할 뿐이고, 이 숫자가 변하는 주기도 상대적으로 길고(1~2년) 통일된 변화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에서 기기와 iOS 둘 다 관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변화의 혜택이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빠른 전환률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금까지 더 많은 버전들이 나타났고, 빠른 전환률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거기다 오래된 버전의 OS들도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쉽게 '파편화'라 부르는 다양성이 너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히 사용하는 것에 불편이 없다면 굳이 버전을 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그냥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업데이트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위의 그래프를 분석하는 관점에서 단순히 수치적인 분포만을 볼 것이 아니라 저 버전들 속에 포함된 제조사들의 OS 파편화까지도 고려를 해야합니다. 그래프들이 균일한 면적을 그려낸다는 것은 일정 %의 사용자들은 그 버전에서 멈춰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레퍼런스가 아니라 제조사의 커스터마이징 OS의 경우 지원이 끊겨서 멈춰버린 것입니다. 그냥 쓰던지 루팅을 하든지, 폰을 바꾸어야 합니다.
안드로이드 파편화의 중심에는 단순히 구글의 수직화된 버전만이 아니라 제조사의 수평적인 모델별 커스터마이징이 교차해 있기 때문에 결코 단순화된 버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드로이드, 수직적인 업그레이드도 중요하지만 수평적 경험의 통일도 신경써야...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이러한 안드로이드 버전의 파편화 과정이 짧게는 몇개월에서 보통 1년 정도의 주기로 발생한다는 점이 될 듯 합니다. 2년을 넘기며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실시해주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모델들이 나타나고 새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커스터마이징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델별로 빌드(Build)가 또한번 파편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똑같은 안드로이드의 버전에서도 제조사별로 각각의 UI를 익혀야하고, 제조사 내에서도 모델별로 UI를 익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의 경험 분산을 의미하는 것이고, 사용자들은 굳이 한가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쌓을 필요가 점점 희석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대신, 그럴수록 경험을 유지하면서 최신의 성능을 사용할 수 있는 구글의 레퍼런스가 주목받게 될 것이구요.
그렇다면, 안드로이드를 생산하는 기업들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경험의 통일입니다. 항상 새로운 모델에서 새로운 기능이나 바뀐 UI들로 학습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잘 정제된 하나의 UI로 자신들의 '색(色)'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별화만을 위해 커스터마이징으로 무거워지는 UI보다 익숙해서 언제든지 모델을 바꾸어도 지속될만한 UI들 위에 킷캣과 같은 업데이트된 성능을 기대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모델별로 키보드도 다르고 아이콘도 달라져 버리면 새로운 기능에 앞서 아주 기본적인 활용에서부터 불편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의 통일과 원활한 업데이트를 위한 방법으로 UI빌드의 통일이나 최소화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모델별로 UI를 만들어내야하니 수많은 빌드가 생겨나게 되고, 결국은 한정된 리소스로 그 모든 빌드를 관리하기는 불가능해져 버리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지원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됩니다. 하지만, 빌드를 최소화하고 브랜드 내에서도 기준이 되는 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능들은 앱의 형태등으로 구현하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준이 되는 UI가 있으니 고객들도 뼈대가 되는 경험들은 유지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기능은 브랜드별 앱관리나 업데이트등을 통해 경험을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렇다면, 아무래도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 OS를 업데이트를 관리하기도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사용자들은 빌드의 차이나 관리의 어려움을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 킷캣이 발표됐네? 내 모델은?' 이게 가장 먼저인 생각이고, 킷캣이 적용되는 레퍼런스 모델을 살펴봅니다. 자신이 가진 스펙이 레퍼런스보다 좋은데, 적용이 안된다면? 제조사 OS에 대한 아쉬움과 불신이 쌓여가겠지요. 최근의 안드로이드 버전이 어느정도 평준화 되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을까요?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으니? 하지만, 심리적인 불편과 상대적 손실감은 브랜드 OS에 대한 거리감으로 나타날 것이고, 점점 쌓여갈 것입니다. 구글의 레퍼런스 디바이스들이 점점 늘어갈수록 상대적으로 점점 더 비교가 될 것이고 말이죠.
또하나의 과제는 브랜드 내에서의 수평적 경험의 통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수직적인 안드로이드 버전의 업데이트를 당장 바라고 있지만, 업데이트가 되게 되면 사람들은 상위 모델들이 가진 기능들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앉으면 눕고 싶어지잖아요? 불과 얼마전에 구입한 신형 폰인데, 불과 몇개월 사이 더 좋은 기능들이 추가된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 등장합니다. 속히 말해 멘붕옵니다. 새로운 기능이 멋지고 좋아보일수록 상대적 손실감은 커집니다. 그런데 가만히 뜯어보니 뼈대가 되는 빌드나 기능들이 참 비슷해 보이는데, 내 기기에서도 소프트웨어로 돌아갈 것 같은 기능들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말그대로 구형폰이 되어버린 기분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신제품 주기가 짧을수록 더 많은 새로운 기능들을 포함할수록 심해질 것입니다.
위에서 빌드의 통일이나 최소화를 이야기한 것도 이것 때문이며, 사용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새로운 기능을 소급해서 적용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의 파편화가 현재와 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능들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구매를 위한 소구점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이거 사도 몇달 뒤면 또 버려질텐데...' 라는 인식이 자라고 있다면 반드시 패러다임의 변화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파편화가 심화될수록, 경험의 싸움이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픈소스를 통해 커스터마이징이 좋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버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불과 수년 사이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파편화가 이루어졌고, 경험의 분산이라는 가장 큰 실수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차별화가 필요하게 되고 에너지와 예산을 쏟아야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것도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고리를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의 파괴는 오히려 애플의 경우를 경험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2년이 넘은 아이폰 4S에 iOS7을 적용해서 사용해도 동일한 경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급해서 적용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기가 버티지 못하는 수준의 퍼포먼스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도태됩니다. 혹은 기기의 스펙 때문에 퍼포먼스에서의 차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똑같은 경험선상에서 퍼포먼스가 지탱해주는 모델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죠. 자연스럽게 신제품에 대한 소구도 가능하며 이동을 장려하게 됩니다. '경험, 그리고 익숙함'의 힘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그 주기가 2년 이상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둘은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 항상 힘 겨루기를 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도 가장 근본이 되는 뼈대인 경험을 유지하는 선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새로운 것이 익숙해지자마자 또다른 새로운 것이 나와서 경험을 뒤흔들어 사용하고 즐기기도 바쁜 폰을 언제나 익혀야할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면 안될 것 같습니다. 분명히 있는데 사용하지 않으면 왠지 스스로가 스마트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죠.
OS의 파편화. 특히 안드로이드에서의 파편화는 한동안은 유지될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체제를 쉽게 뒤엎기는 쉽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는 '경험'의 싸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고, 누가 먼저 누가 더 손쉽게 시스템을 통일해서 사용자들의 '경험'을 유지시켜주느냐가 보이지 않는 싸움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