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이제는 페이스북 소셜게임도 사전 심의?



오늘 뉴스를 보다가 혈압이 오르는 뉴스 기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 소셜게임 사전 심의 논란> -출처-
뉴스의 내용에 따르면 '팜빌', '마피아 워'등 페이스북 상에서 유통되는 게임을 대상으로 사전심의를 위한
 모니터링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284건이 심의 대상으로 분류가 되었고, 사전심의 등급 대상을 받은 것이 3건 정도라고 합니다.
흠냐...



제 2의 iTunes 사태?

그런데, 이미 유통되고 있는 게임에 대해서 '사.전.심.의'를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도 국내 개발사나 유통사를 통한 것도 아니고, 글로벌 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앱으로 들어가는 게임들을 상대로 말입니다.
'사전'심의라는 것도 웃기는 제약일 뿐인데, 이미 유통되는 것들에 대해서 '사전'의 의미를 부여할려는 행동의 진의를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이미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사전'등급 때문에 수많은 족쇄들이 채워져 제약과 시간적 물질적 피해가 가해지는 상황인데,
이제는 잘 사용되고 있는 해외산 게임들까지 칼날을 겨누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과연 '사전심의'를 통해 책임을 물리려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팜빌을 개발한 징가인가요? 그들에게 영문으로 공문을 보내서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국에서 유통이 가능하니 기 제공한 양식에 맞춰 작성해주시오~"라고 말을 할 것인가요?
.......
아니면 페이스북을 상대로 "앱과 관련된 전체 사전심의를 진행하여야 하니 기 제공한 양식에 맞춰 모든 게임에 대한 사전심의를 진행하고 게임물 등급을 명시하시오"라고 말할 것인가요?

<왼쪽이 우리나라 카테고리고 오른쪽은 미국의 카테고리>

이미 이러한 전례는 있지 않던가요?
국내 iTunes의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를 가보면 정체성을 알 수가 없습니다.
원하는 어플도 제대로 찾아보기 힘들구요...
이것이 이미 '게임위'(라고 쓰고 '게등위'라고 읽는다.)에서 해놓은 업적(?)아닌가요?
이제는 페이스북이 사회적 이슈가 되려고 하니 게임위에서는 또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행정을 펼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이제 페이스북에서도 앱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려는 심산이신가요?
지금 짧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밖에 없군요.



'사전심의'가 도입된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보길...

사전심의제가 도입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당시 게임개발사에서 일하던 중이라 기억에 남아있는데, 
국내 유통되는 사행성 게임이었던 '바다XXX' 때문에 촉발되었던 것 아닌가요?
물론, 당시에 다른 온라인 게임등등에서도 사행성이 가미된 요소들이 많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단속의 대상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바다이XX'로 이미지 검색만해도 위와 같은 정보가 쉽게 검색됩니다.
그리고 동네 후미진 곳을 다니다보면 '오락실'이 보여서 오랜만에 들어가보면 깜짝 놀라서 나오게 됩니다.
아직도 이것이 현실입니다.

본래의 목적은 이슈가 지난 시점에서 단속의 어려움등을 이야기하며 뒷전이고,
만들어진 법이니 지켜야지~ 그러면서 안정적인 수입과 권력에 목에 힘넣기나 하는 것은 아닌가요?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법상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물은 사전심의를 통해 등급을 결정 받아야 유통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게임법 개정안에서 규정한 자율심의 대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위 뉴스중-

규제를 강화한 목적과 명분은 분명히 다른 것이었는데, 이제는 용도가 전용되어 사용되는 건 아닐까요?
그것이 일이 했다는 흔적을 남기거나 명분을 세우기 좋은 '전시'용은 아닌지도 분명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차라리, '페이스북에 사전심의를 실시한다'라는 뉴스보다 '게임위, 검찰과 합동으로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실시' 같은 뉴스를 접하는게 게임위를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더욱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일들이 아닐까요?



'갈라파고스'행에서 그만 하차하길...


과연, 이같은 사전심의(?)를 통해서 이용자들이 얻게되는 이익과 편의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위해 사전심의를 진행하는지도 밝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법이 있으니 지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법이 불합리하고 적당하지 않으면 바꾸기 위한 노력도 같이 병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제약은 권력을 낳고 권력은 재물을 불러옵니다.
이미 국내 개발사나 유통사들을 통해 충분히 목에 힘주고 있는거 아닌가요?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 있는 법이니 실행을 해야한다는 식의 행정은 좀 피했으면 합니다.

단속이 용의한 인터넷이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페이스북등이 칼날의 대상이 될 뿐인가요?
아니면, 사전심의를 진행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한번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번 '국내법'을 들먹여 제약만 할 뿐 해결책이나 대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말도안되는 '갈라파고스'행을 감행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용자들도 이제 눈가리고 아웅하고 정보가 막혀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니깐요!
이와같은 행정은 목적을 상실한 행동이고 어떤 명분도 만들어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게임위, 좀 더 거시적인 시점으로 국민을 위한 위원회로 제자리를 찾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