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통신사에 통보를? 갑질 시작?


오늘도 참 재미진 기사를 봅니다.

여러가지로 놀라움이 숨겨진 기사라서 간만에 기사를 좀 더 파고들어 보고자 합니다.

구글, 국내 통신사에 앱 판매 수익금을? - etnews




기사의 중립성은? 일단 팩트만 가려보자!

구글이 우리나라 통신사업자에 지급해온 애플리케이션(앱) 판매 수익금 비율을 줄이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구글과의 협상에서 판매 수익금 배분 비율이 줄어들면 통신사 매출 급감이 불가피하다. 구글 플랫폼에 사실상 종속된 국내 통신사가 구글 정책을 거스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종속에 따른 위험이 현실화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기사의 첫문단, 즉 리드(lead, 전문)입니다. 기사의 전체를 요약하고 한눈에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여기서 읽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정보를 가려보면, 


- 구글이 우리나라 통신사에게 앱 판매 수익금을 지급해왔다.

- 그 판매 수익금을 줄이겠다.

- 통보했다.

- 구글과의 협상에서 판매 수익금 배분 비율이 줄어들면 통신사 매출이 급감한다.

- 국내 통신사는 구글 플랫폼에 종속되었다.

- 구글 정책을 거스르기 힘들것 같다.

-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도로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사를 읽고나서 남는 기대되는 독자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요?

'어? 구글이 통보하고 갑질 시작하는건가?'

'구글 나쁘네. 이게 어디서 횡포야?'

......



<어서와~ 뒷통수는 처음이지?>


저는 팩트만을 전달한 기사라고 생각되지도 않고, 구글의 횡포에 대해서 통신사가 손해를 보게되는 입장에 대해서 대변하는 듯 보입니다.

제가 '리드'을 강조한 이유가 바쁜 일상에서 뉴스를 꼼꼼히 읽기는 어렵고, 헤드라인과 서브에 이어 리드에서 정보를 보통 다 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리드에서 명확하지 않은 정보를 주게되면 혼동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구글이 플레이 앱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 중 일정 부분을 플랫폼과 망의 연동, 고객 관계 업무 운영비 등 명목으로 통신사에 지급했는데, 이 비율을 줄이기 위한 협상을 최근 실무자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다.


........


비율 조정은 통신사와 구글 간 협상을 따르지만 칼자루는 사실상 구글이 쥐었다. 지난 3분기 기준 스마트폰 시장 70%에 이르는 안드로이드의 막강한 모바일 플랫폼 지배력 때문이다.


리드와 다음 문장에서는 '통보'라는 말을 당연한 듯 써놓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무엇인가요?

'협상을 최근 실무자 중심으로 진행 중'입니다. '사실상 통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70%에 이르는 플랫폼 지배력을 가졌기 때문에 구글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합니다. 

그럴듯하게 수순을 풀어가고 있지만, 정작 여기까지 읽기 전에는 이미 '통보'로 머리 속에 기억이 됩니다. 


인터뷰의 내용도 왠지 통신사의 억울한(?) 입장을 강조하듯 흐름이 잡혀있습니다.
기사에서 다루는 내용이 앱 판매 수익금이니, 비율에 대해서 질문을 했겠지요.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좀 더 다양한 질문을 유도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일단, 기자의 관점을 존중하고 기사를 바꿔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으면서 '통보'했다가 아니라 '협의중'이라는 부분에서 오해를 줄이고 다음 생각을 이어가봅니다.



구글이 뭐 잘못했나? 구글은 돈버는 회사인데?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무료로 배포할 때부터 제기되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은 근본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검색과 여러가지 무료 서비스가 워낙 잘 제공이 되니 '무료'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그러한 검색과 서비스를 통해 '개인정보'(검색어, 사용패턴, 맵정보등등)를 취합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모르게 제공하게 되는 '데이터'. 그것이 구글이 노리는 가치이고 그것을 재가공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의 무료제공???

당연히 인프라를 늘리기 위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투자였던 것입니다.

무엇을 위한 투자일까요?

구글의 레퍼런스 3형제가 보여주는 4가지 사실

구글이 최근에 레퍼런스 삼형제? 패밀리?를 발표하면서 디바이스에 남기는 이윤을 최소화하는 모습에서 이미 구글이 슬슬 투자에 대한 이윤을 회수할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이 구글플레이를 통한 컨텐츠 수익이었고, 이후에 안드로이드에 대한 로열티까지 또다시 거론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월등한 점유율이나 이용자 인프라가 있으면, 수익은 이후에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라는 것에서 익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 카카오톡을 통해 '애니팡'등의 게임이 큰 성공을 이룬 것이나, 네이버가 확고한 이용자 수를 가지고 만들어가는 수익도 같은 논리입니다.

구글은 똑같은 상술을 좀 더 티 안나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제 인프라가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가니 거둬들일려는 것 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제가 위의 기사에서 '통보'라는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구글이 이제 '협상'을 하자고 한다는 점입니다.

절대 구글은 통보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군요. 당연한 비즈니스의 수순을 밟을 뿐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통보'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저는 되물어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닥치니 숨 넘어가는 겁니까? 그 사이에는 그냥 떠먹여주니 얼씨구나 좋다고 그냥 콩고물 먹고 있었던 겁니까?

그 콩고물 적게 준다니 구글이 'evil'로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까?

관계자도 아닌 사람들이 봐도 당연히 그려질 수순이었고, 이제는 이렇다저렇다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합니다. '협상'입니다. 

협상에서 들이댈 칼자루 없으면 끌려가는게 룰입니다.

칼자루를 구글이 쥔게 아니라, 콩고물에 칼자루를 쥐어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플랫폼 70% 장악하는동안 그 플랫폼 안에서 당장당장 돈 만들어 궁리만했지, 큰 흐름에서 대응은 생각해보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지금 협상에서도 칼자루 들이대며 유리하게 혹은 최소한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니 답답하고 그러니 사실상 통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제서야 차, 포 다 떨어지고 외통 걸렸다는걸 눈치채셨다고는 말하지 않으시겠죠???

자... 이제 위의 수치들을 두고 iOS보다 우월하다고 비교하는데에만 사용하시겠습니까?

저런 수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이고, 양날의 검이었다는 것을 슬슬 느끼시나요?




문제는 시작되었으나, 대안은?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종속은 너무 많이 와버린 것 같습니다.

항상 이야기가 나오던 자체 OS는 감감무소식이고, 구글은 점점 옥죄어 올 지 모릅니다.


저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별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바다니 타이젠이니... 등의 말만 되풀이할 수는 없고, 이미 구글은 'evil'이 될 수 있는 포석을 다 깔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숟가락 빨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을까요?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윈도우폰등은 국내에는 잘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수요가 적었나요? 수익이 적었나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구글에 들이댈 수 있는 칼자루를 티 안나게 야금야금 만들어가야 합니다.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 그건 다양성을 갖추고 완충하며 조율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에 수익율은 낮고 여기저기 동시에 딜을 해야하니 머리 아플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evil'의 가슴에 말뚝 하나 박아볼려면 그만큼 준비하며 칼자루 준비해야하지 않을까요?


아! 마지막으로 이말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호갱이 아니라 칼자루가 될 것 입니다.

구글이나 자신들의 주머니만을 위하지말고 고객을 위한 생각을 조금만 더 한다면 구글도 움찔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명분을 그냥 콩고물에 던져주지 말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