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형? 카피캣? 메모리스트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3월 28일 메일을 확인하던 중, 재미난 초대장을 발견합니다.
메모리스트(memoryst)의 오픈베타 서비스를 알리며, 정중히 서비스를 경험해보길 권유하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SNS서비스인가? 구경은 해봐야겠지?'라는 생각에 URL을 찍어 메모리스트로 가봅니다.

이름만 다른 핀터레스트가 펼쳐집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둘러보아도 레이아웃과 사용법등이 핀터레스트와 너무 많이 오버랩됩니다.
.....
아니나 다를까 메모리스트의 블로그 페이지에는 카피캣에 대한 비난과 눈살이 찌푸려지는 댓글까지 등장하는군요.
하지만, 리플에서 메모리스트의 현재 상황을 인정하는 모습과 변화의 의지를 정성들여 대답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잠시 사용을 해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해봅니다.



메모리스트는 과연 카피캣 핀터레스트인가?

메모리스트가 핀터레스트와의 차별성을 만드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단지 서비스 방식(SNS 큐레이션)과 레이아웃 등등이 유사하기 때문에 카피캣이라고만 불려야 할까요?
카피캣이라고 비난만 하는 사람은 과연 핀터레스트와 메모리스트의 어떤 차이점을 발견했을까요?



두 개의 서비스를 가져다놓고 비교를 해보면 정말 카피캣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걸 아니라고 우긴다면 두말없이 까야겠지만... 메모리스트의 블로그에서는 변명하지 않고, 카피캣으로 보이는 부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하니 조금 더 입장을 들어보고 판단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서비스의 핵심은 컨텐츠다!
저희 집에는 똑같은 모양의 물잔이 3개 있습니다.
하나에는 생수를 담고, 하나에는 우유를 담고, 하나에는 오렌지 쥬스를 담았습니다.
'물잔'이고 잔의 모양이 다 똑같으니 그곳에 담긴 것들도 모두 물이 되는 것일까요?
똑같은 잔에 똑같은 방법으로 채우니깐 똑같은 맛과 향이 나야하는 것일까요?

적절하지 않은 비유일까요?
적절하지 않은 비유일지라도 저는 일단 잔만 보고 내용물을 판단하지는 않겠습니다.
위의 비교사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언어의 차이를 보았습니다.
리핀(repin)이 주가되는 핀터레스트와 같은 서비스에서 최초의 핀이 한글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시작된 서비스여서 일지도 모르고 제가 팔뤄잉하는 인물들의 차이에서도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경험한 두 서비스의 결과는 겹치는 정보보다 서로가 다른 새로운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두 가지의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두가지 다 이용하며 두가지 다 추천할 것이다.

핀터레스트의 힘! 한눈에 정리해보는 핀터레스트(Pinterest)
추천은 메모리스트 먼저!
며칠전 위의 제목으로 핀터레스트를 정리해보고 지인들에게도 추천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인들의 가장 많은 반응은 '영어네? 나 울렁증;;;', '뭐? 초대받아야해? 귀찮아~ 다음에!', '새로운거 복잡해! 싫어!'....
딱히 영어에 겁(?)이 없고 이미지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은 딱 좋다며 반기기도 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새로운 해외 서비스에 대해서 거부감에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핀터레스트를 쓰면서 한글로 된 핀을 거의 보지 못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일부러 한국사람들을 찾고 있지않고 핀터레스트를 그대로 즐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한국어를 사용하는 핀들의 비중이 상당히 낮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초대를 받거나 신청을 하고 며칠을 기다려야하는 번거로움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메모리스트는 의외로 위의 두가지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한글로 사용법이 설명되고 핀이 되며 이메일만으로 간단히 가입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
저는 앞으로 지인들에게 핀터레스트보다 메모리스트를 먼저 소개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진입장벽이 낮아야하고 쉬우며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재밌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룰을 익히고 난다음에는 슬며시 핀터레스트도 추천해볼 요량
입니다. ^^


장점이 다르니 사용법도 다르게!
핀터레스트가 해외서비스이다보니 아직 한국어를 사용은 할 수 있지만, 아직 한국에 대한 로컬라이제이션은 덜 되었습니다. 또한, 국내 포털등의 컨텐츠에 대한 pin에서 어려움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의 동영상은 어색한 썸네일로 핀은 되었지만, 다음 블로그의 핀은 막혔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하지만 메모리스트는 국내형 서비스이다보니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했다고 합니다. 

핀터레스트는 해외의 새로운 정보들이나 생활 모습등을 빠르게 스캐닝하거나 흥미거리를 찾기 좋습니다.
메모리스트는 국내의 정보나 국내 이용자들의 감성을 빠르게 스캐닝하거나 갈무리하기 좋습니다.
두 서비스는 대립되는게 아니라 서로 각자의 컨텐츠를 담고있는 개별적인 서비스입니다.
아직 메모리스트에는 세팅과 pinning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핀터레스트를 위한 소스용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실제로 오늘만해도 메모리스트에서 본 재밌는 컨텐츠를 핀터레스트에 pinning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인프라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핀터레스트가 메인 스크랩용이 되고 메모리스트는 서브가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어느것이 과연 국내 인프라를 먼저 가져갈지는 저도 예상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SNS이기 때문에 결국은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메인을 결정할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레이아웃이 다르면 다른 서비스인가?
사실, 메모리스트의 경우는 핀터레스트의 카피캣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누가봐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그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이라면 미투데이나 요즘과 같은 SNS나 카카오톡과 같은 IM(Instant Messenger)들은 레이아웃이 다르니 카피캣은 아닌가요? 서비스의 핵심은 이미 다 있고 똑같은 것 아닌가요?

<아주 조금 다름 느낌의 핀스파이어는 카피캣이 아니라 유사 서비스일까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카피캣이라고 선입견을 가지지말고 컨텐츠를 살피고 그 컨텐츠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용방식에 더 의미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이라면 차라리 핀스파이어보다 메모리스트를 진입장벽을 느꼈던 지인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유사한 UX를 이용하여 핀터레스트로 확장할 수 있게 말이지요.

결국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은 카피캣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될 이용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카피캣을 두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에서 줄곳 메모리스트의 다른 점과 장점을 보자고 말하고는 있지만, 결코 메모리스트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는 오픈베타이고 서비스의 런칭과 테스트등을 위해서 유사한 포맷으로 준비중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메모리스트만의 USP와 색깔을 찾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오픈베타 기간을 거치면서 변화없이 버그잡이만 하고 이대로 런칭을 하게 된다면...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저도 적찮게 실망할 것이고, 핀터레스트를 소개해주기 위한 튜토리얼 정도로만 소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endless9(왕효근)님이 만들어왔던 믹시와 올포스트의 서비스를 떠올려보면 메모리스트가 이대로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이미지 중심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두고 '카피캣' 이상의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비아낭들까지 보면서 조금 씁쓸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고 가능성도 있는데, '카피캣' 하나로 차이를 보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베타서비스라는 특징을 감안하여 개선을 촉구하는게 테스터로 초대받은 사람들로써 먼저 가져야 하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메모리스트가 지금의 모습에서 더욱 다르게 발전하여 국내형 SNS 큐레이션 서비스로 자리잡기를 바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호흡만 쉬면서 조금만 기다려 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