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초입인데도 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는군요.
그래도 이렇게 날씨가 더워지면 기대되는 것이 바로 파티! 파티! 파티!
락페스티발, 재즈페스티발, 댄스페스티발까지~ +_+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잘 다니지 못하는게 사실인데요.
이번에 서울의 중심에서 재미난 기획으로 진행하는 파티가 있어 관심을 가지고 다녀왔습니다.
제가 이번에 재미나게 다녀온 파티는 6월 5일 현충일 전 날 진행된 '클라인 쿤스트 파티(Klein Kunst Party)'였는데요.
쯔비쉔42(Zwischen42)에서 기획하고 진행한 이번 클라인 쿤스트 파티는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재미난 컨셉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독일어로 쯔비센(Zwischen)이 '사이', '중간'을 의미한다는데 클라인 쿤스트 파티는 독립적인 아티스트와 관객의 '사이'를 체험으로 채워가며 완성해가는 경험을 선물해주더군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뭔가 감이 잘 안 잡히시죠? ^^;;
그럼, 클라인 쿤스트 파티가 어떤 파티였었는지 함께 구경해볼까요?
입장부터 독특한 이색적인 경험
6월 5일, 파티가 시작하는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논현동의 '플래툰 쿤스할레(PLATOON KUNSTHALLE)'를 찾았습니다.
진한 카키색 바탕에 벽화가 그려져있는 컨테이너들을 연결해 공간을 만들어 놓은 플래툰 쿤스할레는 멀리서도 눈에 딱! 띄이는 장소였습니다. 이쯤부터 두근두근해야 파티에 대한 매너겠죠?
입구에 이번 클라인 쿤스트 파티 포스터가 보이고, 입장전 매표소가 보이는군요.
예매하면 10,000원, 현장 입장은 15,000원이 들기는 하더군요.
티케팅을 하고 들어서자 네임태그을 고르라 합니다.
재미있었던 점은 다른 파티들에서 자신들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쓰는 것에 비해 명사나 형용사로 된 단어들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파티장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네임태그를 은근히 유심히 보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단어들로 네임태그를 만든 것도 불특정 다수가 만나면서 의외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기 위한 의도라고 하더군요. 저는 묘하게 남성분들과 네임태그의 의미가 잘 통했....
그렇게 네임태그를 고르고 테이블에 준비되었던 팜플렛을 들고 펼쳐봅니다.
오호~ 4층까지 알뜰하게 무엇인가가 준비되어 있군요!
사실, 4층까지 있다는 것을 팜플렛을 통해 알지 못했다면 아마 2층까지만 참여해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ㅠ_ㅠ
이제 최소한(?)의 지식과 마음의 준비(?)도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파티를 즐겨볼까요?
1층 - 자유로움 속에 다양한 퍼포먼스가 준비된 공간
파티장의 1층은 넓은 공간을 활용해서 설치미술과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이었고,
4개의 독립된 공간에서는 각각의 특색있는 참여예술이 진행되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이렇게 공간을 나누고 밖에서도 진행을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눈을 끈 것은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수선집'이었습니다.
수선집에서는 관객들이 가져온 헌옷들은 AVEC ANALOG의 디자이너 배인영씨에 의해 즉석에서 리폼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리폼을 하는 과정을 이렇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퍼포먼스가 되기도 하고, 참여자들은 또다른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옷들이 대부분 여성용이라 저는 과감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ㅠ_ㅠ
'수선집' 바로 옆에 있던 공간은 '눈감고 야옹화'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여자와 작가가 등을 맞대고 대화를 통해 초상화를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초상화는 관객에게 선물해주는 공간이더군요.
실제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대 같아 보였는데, 저는 대화만으로 제 얼굴을 그리면 대략 어떻게 나올지...
작가님이 안 보이셨다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던지며 일단 다른 프로그램들을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바로 옆!)은 '티노의 아뜰리에(Tino's Atelier)'라는 작품 공간이었는데요. 은근히 사람들이 많이 오가며 붐비기도 하고, 벽에 사진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머물더군요.
뭔가 독특한 컨셉인 것 같아서 티노의 아틀리에에 대한 설명을 참조해봅니다.
베를린에서 활동중인 Sabatino Cersosimo의 작품과 사진들을 중심으로 꾸며진 방으로 티노의 메모, 작품, 사진들 사이를 관객들의 메모, 사진들로 채워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하는군요. 오호? +_+ 그런데 어떻게? -ㅅ-;;;
이렇게 조명을 잘 받아서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리고 티노의 아뜰리에 한쪽에 마련된 인화용 공간에서 포켓포토를 활용해서 즉석에서 인화하고 그려진 밑그림 사이사이에 편하게 붙이고도 하더군요.
저도 평소에 상당히 재미있게 활용하는 포켓포토여서 그런지 더 눈길이 가고 정감이 가는군요.
이제는 포포가 예술을 품고, 베를린과 서울을 잇는 예술 작업에도 참여도 하는군요! ^^
다른 퍼포먼스들에는 부끄러워서 참여하기 애매할 것 같아서 그래도 익숙한 사진과 포포를 통해 클라인 쿤스트 파티에 참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작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파티에 동행한 일행중 같은 더 블로거 멤버이신 '한우리'님을 즉석에서 옵티머스 GK로 촬영했습니다. 작품에는 누가 덜 되었지만, 급하게 찍느라 한우리님께 살짝 누가 된 듯한 느낌도... ㅠ_ㅠ
그리고 익숙한 솜씨로 NFC를 켜고 슉슉~ 포포에서 한우리님 사진을 뽑아냅니다!
역시나 사진의 절반은 모델이군요. ㅠ_ㅠ
한우리님께서는 건물의 창을 멋지게 채워주셨습니다! 유후~
그리고 저도 살짝 남산타워를 상징하는 밑그림에 활용(?) 되었습니다.
제가 어디있냐구요? 3B에 입각해서 Beauty, Beast, Baby! 그 라인을 이어주는 공간에 슬쩍 묻어가고 있습니다. ㅠ_ㅠ
저쪽 창문에 보이는 것이 베를린의 타워! 사진의 우측에 살짝 보이는 것이 남산타워!
베를린과 서울을 이어주는 스카이라인이 많은 참여자를 통해 이어질 듯 하네요.
파티가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빈공간이 좀 보이기는 했지만, 다른 파티 관람을 위해 자리를 옮겨봅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언어꼴라쥬(Word Cllage)'라는 작품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3명의 시인들이 직접 쓴 3개의 시를 분해하고 단어로 정리해서 왼쪽에 보이는 벽에 관객들이 재구성을 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단어들을 조합하다보니 지금은 큰 의미가 없어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미없어 보이는 것도 하나의 의미가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언어 꼴라쥬'의 한쪽 벽에는 '클라인 보틀(Klein Bottle)'이라는 퍼포먼스도 진행중이었는데요.
입구에서 랜덤하게 전달받은 4가지의 향을 관객이 시향하고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큰 병에 부어 하나의 향을 만드는 과정이라 합니다. 관객들이 만든 향은 '클라인 보틀'이라는 브랜드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
제가 받았던 클라인 보틀의 향은 베이스가 될 듯한 살짝 시트러스한 과일향이었습니다. 왠지 탑으로 가야할 향인것 같아서 조금 많이 부어넣고 왔습니다. -0-;;;
4개의 부스를 우선 돌고보니 1층의 다른 공간들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휴식을 위한 바에는 파티에 어울리게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고, 부스와 바 사이에는 촘촘히 '뒤틀린(Twisted)'이라는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참여할 수 있거나 스크린을 통해 영상 작품 관람을 위한 넓은 공간, 파티 분위기를 띄워주는 실시간 디제잉(DJing)까지 파티 느낌을 물씬 풍겨주더군요! ^^
그렇게 1층의 공간을 촘촘히 살펴보는데, 바 위쪽의 공간에서 무엇인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보이시던 분들이 이뻐서 눈길이 간 것은....)
1층은 적당히 둘러봤으니 2층으로 얼릉 가보시죠!
2층 - 동심으로 돌아가 맘껏 그림을 그려라! 그러면 작품이 되리라!
타박타박 2층으로 올라가보니 동심을 자극하는 예쁜 작품들이 벽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뭔가 저도 작업을 무엇인가 그려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들어주기도 하더군요. ^^
김정혜 작가님의 '꿈꾸는 시리즈(Series of Dreaming Animals)'로 모두 눈을 감고 즐거운 꿈을 꾸는 모습을 그린 연작이라고 하는군요. 조명 아래에서 아주 잠깐 눈을 감아보았지만...;;;
저만 그런 마음이 든 것이 아닌 것처럼, 2층에서는 직접 창문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들을 준비해두고 있었습니다. 아크릴 물감에 매직, 크레용까지 참~ 다양한 재료들이 보이더군요. 이곳은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 퍼포먼스로 관객들이 직접 큰 그림을 완성해가고 1층에서 제가 본 것처럼 그 과정을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의도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침, 신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관객을 만났는데, 뒤에서 잠깐 지켜보는 사이에 노래도 흥얼거리고 둘이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리시더군요.
자~ 작품 앞에서 인증샷! ^^
두 손에 물감을 실컷 묻히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손 좀 보여달라는 말에 흔쾌히 미소까지 지어주시네요!
자~ 다음은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요? ^^
3층 - 이른 여름 밤에 취하다.
3층은 사무실이 있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조용하고 독특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름날 밤(Summer Night)'라는 제목으로 여름철 별자리인 백조자리, 독수리자리, 거문고자리를 일러스트와 사진을 이용하여 꼴라쥬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몽황적인 느낌과 어둡지만 왠지 상쾌한 여름날이 떠올라서 옥상으로 올라가보고 싶어지게 만들어주더군요.
그리고 계단들 사이에는 'Crying is ok Here'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스쳐지날 뻔 하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흘러가는 불빛에 따라 강조되는 저 메세지가 왠지 저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어주더군요.
'Don't Stay Lonely'....
4층 - 도심 속에서 즐기는 한량의 시간?
3층의 몽환적인 기분에 취해 옥상으로 올라가봤더니 신기한 풍경이 연출되어 있습니다. -0-;;
여기는 논현동;;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한량스러운 자세들과 여유가 가능하군요!!!
사실은 이 곳도 작품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
저기 베개에 보이는 얼굴 보시이죠?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바랜 피를 연상시키는 갈색 펜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불에 조금씩 사라져가는 재단용 잉크를 사용했으며 주제는 일상에 잠재된 불안한 감정을 읽어냈다고 하는데... 옥상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는 마냥 행복한 구성으로 작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뒷편의 통기타를 메고 계신 분은 뮤지션 '초이'님으로 잔잔하면서도 부담없는 곡들과 허밍으로 옥상의 분위기를 한껏 책임져 주시고 계셨습니다. 저도 슬쩍 드러눕고 싶었지만;;; 데이트 약속이 있었던 관계로... 발걸음을 재촉해야했네요. ㅠ_ㅠ
그렇게 옥상까지 경험을 하는 사이 시간은 적당히 흘렀고, 1층에서는 이제 영상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영상을 위해 잠시 음악은 낮아졌지만, 영상이 끝나고 나서는 진짜 클럽 마냥 신나는 음악이 흘렀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파티가 시작되고 조금은 듬성듬성하던 '언어 꼴라쥬'가 이제는 어느덧 빽빽하게 채워져 있네요. ^^
그리고 역시나 사람들 붐비고 인기가 많던 '티노의 아뜰리에'에서는 베를린과 서울을 잇기 위한 미소가 한창이었습니다.
19시부터 23시 30분까지 진행된 파티였지만, 저는 늦은 약속을 위해 조금 일찍 발걸음을 옮겨야했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음악도 커지고 조명에 운치를 더해갔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줄을 선 모습을 뒤로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집에 돌아와 팜플렛을 펴놓고 여운을 되새겨보며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참여형 '클라인 쿤스트 파티'를 되새겨봅니다.
* 쯔바이센24의 블로그에서 http://zwischen42.blog.me 에서 지난
'클라인 쿤스트 파티'는 물론, 앞으로 열릴 파티의 정보도 확인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포스트는 LG전자 더블로거 7기 활동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