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해킹 당해보니...


6월4일입니다.
저녁쯤해서 접속 장애가 있었고, 공지로도 다수의 인원에 대해 접속 장해가 있다고 밝히더군요.
그래서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접속을 했습니다.

주캐릭인 악마 사냥꾼 여캐릭이 홀딱 벗고(?) 있더군요;;;
설마 하는 마음에 게임으로 진입을 해보니... 깔끔하니 모든 템들이 털려있고 골드도 싹 사라져 있더군요...
그나마 양심이 있었을까요?
부캐릭으로 키우던 마법사의 캐릭터는 입고 있는 템만 그대로더군요.
쓸만하다 돈 된다 싶은 것들만 싸그리 끍어간 셈이죠.

그래서 검색을 하고 피해 양상을 살펴보니 많은 사람들이 해킹을 당했고, 피해의 양상도 다양한 듯 합니다.

OTP를 사용하지 않은 제 실수도 있긴 하지만, OTP를 사용한 사람들의 사례도 꽤나 보이고 있으니 이건 개인의 책임을 묻기보다 블리자드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야 할 듯 하군요.




해킹은 있을 수 있지만, 대응이 항상 아쉽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게 2시간 조금 넘은 새벽이라서 그럴까요?
해킹을 당했으니 신고를 하려고 합니다.
사전에 이런저런 정보를 취합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OTP도 신청하고 이제 해킹 사례를 접수하고 복구를 기다리기 위해 배틀넷 사이트에 접속하고 고객지원에 들어갑니다.

@#$!#%!$%@$#!#%!$% .... -ㅅ-;;;;

서비스 이용 불가... 서비스 이용 불가...

해킹보다 더 심한 좌절감이 몰려오는군요.
사실, 디아블로3를 즐기면서 블리자드(코리아)의 고객 대응 방식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고, 몇번이나 글을 쓸려고 했지만 참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주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 상황이라 멘붕이 몰려오는군요. -ㅅ-;;

지금까지도 수많은 접속장애와 서버 점검, 그리고 그로인한 공지를 봐왔지만, 이용자측에서 납득하거나 기분좋은 공지는 몇번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공지는 위의 스샷과 같은 공지였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 접속이 원활하지 않자 서버를 바꾸어 접속하라는??? 그리고 서버간의 아이템 공유는 없으니 알아서 감수하라는 내용이었죠.
이건... 뭐... '게임 접속이 안되서 징징되니 일단 게임은 해봐라~ 하지만 아시아 서버 안정되도 그냥 나몰라~ 책임은 니네가!!!'
이게 말이 되는겁니까? ㅎㅎㅎ 


똑같은 상황이라도 이용자도 사람이다. 그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주길...
갑자기 진행되는 서버점검이나 문제등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입장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안내를 하는 것이 상당히 맘에 들지 않더군요. 서버가 폭주하고 안정화가 필요한 것은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도록은 해줘야 하는거 아닐까요? 
원론적인 대응이나 메뉴얼에 따른 대응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해서 '되는대로 빨리 해주겠다'와 '언제부터 언제까지 처리가 될 예정이고, 차후에 진행에 대해서 다시 공지하겠다'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요?

몇 번의 서비스 장애와 공지를 보면서... 서비스 장애에 대한 아쉬움보다 대응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서비스 이용 불가'는 도대체 어떤 의미???

다시 해킹으로 다시 돌아와 보겠습니다.

키로거니 웜이니... 참 많은 백신류들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개인이 번호를 털렸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책임으로만 모든 것을 전가해야 하는 것일까요?
OTP를 이용하지 않았으니... 더 개인의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서버에서의 문제로 해킹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메인 작업은 맥에서 진행하고, 윈도우는 게임과 은행 업무만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한 어플등을 깔 이유도 없고, 주기적으로 다음 클리너나 네이버 백신등으로 체크를 하기 때문이죠.

그런 상황에서 해킹이 이루어졌다는건 그 이상의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말인가요? 
그래도 해킹 당한 사람은 개인이니... 그냥 책임을 전가하면 편하지겠죠???

일단, 당한 해킹이니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멘붕을 일으킬 필요는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자고 게임하는 것인데, 스트레스 받으면 돈주고 손해보는 짓이니깐요.


하지만, 해킹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그것을 '신고'하고 '복원'을 기다려야하는 입장인데... 그 채널이 막혀있다는 점입니다!

이거 뭐... 신고를 받는 곳이 '서비스 이용 불가'라는 것은 신고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고, 이것은 서비스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보여집니다.
해킹 당하지 않거나 해킹 당해도 꿋꿋이 혼자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냥 서비스하겠다???


서버 점검이나 일시적 과부하 맞아???
디아블로3가 오픈되고 첫 주말이 떠오르는군요. battle.net의 게시판 마저 폭주해서 닫혀버린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서버 과부하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3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게임서버는 원활하고, 그와는 별개인 웹서버가 과부하라니...
그것은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저와 비슷한 문제로 인한 요청이 엄청나다는 말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하나 웃긴것은 다른 게시판등 웹서버가 활성화 되어있는데 고객지원 부분만 서버점검?
서버점검도 아니고 과부하도 아닙니다.

뭔가 다른 이유... 예를 들어 인원과 처리건수에 대한 과부하 정도가 아닐까요? -ㅅ-;;;
위에서 대응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한 것과 같습니다.
납득이 되지않는 상황을 납득하라고 강요하는 것 같고, 아쉬운 마음만 점점커지네요.
서비스 이용 불가가 된 사유에 대해서도 뭔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덩그러니 공중에 떠버린 시간...

일단, 복구요청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객지원이 언제 풀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복구요청을 해도 언제 복구가 될 지 모릅니다.
그 시간동안 결국 디아블로3의 플레이는 못하게 됩니다.
이미 가진게 없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려면 힘들기도 하지만, 복구가 이루어지면 그 사이의 플레이는 또 지워지게 되니깐요...
말대로 공중에 붕떠버린 시간이 되어버렸군요...
해킹의 피해라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걸 복구하는 과정에서 겪는 2차적인 피해라도 줄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을 기다려 추억과 새로운 재미를 위해 에너지와 시간을 쏟았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겪으며 추억이 변질되어 가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몇번이나 참으면서 말을 아꼈지만...
서비스의 불안정보다 사람들이 더 아쉬운 것은 대응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
서비스를 하는 것도 서비스를 즐기는 것도 사람이고, 의외로 마음은 통합니다.

뭐... 해킹을 당해서 타의적으로 디아블로3를 잠시 떠나겠지만;;; 
어떻게든 빨리 복구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