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17만원짜리 칼을 빼들 것이냐? 솜방이를 빼들 것이냐?


방통위가 이통사들을 상대로 '보조금 대란'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한다는군요.

방통위, 이통사 보조금 조사 착수 - 디지털타임즈

얼마전 최신 갤3를 17만원에 판매한다는 대대적인(?) 홍보로 '보조금 대란'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슈를 만들었던 피드백인 것이죠.

이번에 방통위가 이통사들에게 제재를 가할 경우 '삼진 아웃제도'에 의해 3개월간 영업정지를 당한다는 점이 걸려있어 이번 방통위의 움직임에 관심이 더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12일 발표된 아이폰5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통위의 결정에 따라 여러가지 판도가 갈라지게 될 듯 하는군요.




보조금 대란은 왜?

 

아직도 최신 기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삼성의 갤럭시 S3등 최신 스마트폰이 17만원에 판매된다?

보조금의 출처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을 차치하더라도 체감되는 17만원은 소비자에게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호기를 맞아 냉큼 갈아타자!'

'17만원? 내가 산 가격은 뭐지?'

'갤3이 무슨 문제있나???'


갑자기 싼 가격에 풀린 일정량의 물건을 타이밍 좋게 구입한 사람들은 대란의 효과를 누린 것이겠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맛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상실과 앞으로의 신뢰성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부작용 속에서도 보조금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큰 원인은 LTE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 유치를 위한 이통사들의 과잉경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하루가 멀다하고 걸려오는 단말기 교체 권유 전화만해도 '이렇게 장사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건들이 좋습니다.

하지만, 일면으로 손해나는 장사를 하지않는 기업들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주면서도 고객을 유치하려는 것은 단말기 가격을 차치하고서라도 고객이 지불하게 되는 비용에서 더 남는다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요?

그러니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한번씩 보조금 과잉지급이 적발되었음에도 이런 모험(?)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또하나의 관점은 마케팅 수치를 만들기 위함과 시장지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삼성을 중심으로 언론등에 판매대수나 수치적 자료를 내세워 홍보를 하는 경우를 위한 것이지요.

아이폰5가 준비를 하고 있고, 수치적 경쟁으로 다시한번 부딪혀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딱히, 아이폰5을 중심으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LG등의 경쟁사들의 최신폰들이 발표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특정 모델의 판매를 높여 시장에 많이 풀리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싸게 바꾼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데, 신제품들이 과연 눈에 들어올까요???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하면 좋지 않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수치적이거나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넘어가면 사람들은 잊어줄테니 말이지요.




방통위는 손해볼 것 없다??

방통위는 지난해 보조금 과잉이 적발해 이통3사에게 137억원을 징수하였습니다.

예전에 이 소식을 듣고도 글을 썼지만, 과연 이 돈이 국고로 편입되서 보조금 과잉을 막는 것으로 얼마나 활용되었을까요?

상대적 손실감을 입은 사람들에게 지원금이 나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체감하는 시장 상황이 개선된 것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번 보조금 대란을 적발한다면 또다시 과징금을 징수하면 되는 것이고, 영업정지도 시켜버리는 것입니다.

이통사들에게 무서운 빅브라더의 면모를 살려줄 수 있는 명분이 충분한 것이지요.


또한, 이미 만천하에 들어난 '보조금 대란'을 솜방이질 한다고해도 아이폰5를 앞세운 새로운 모델들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고, 못이긴척 눈가리고 아웅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이 상황도 방통위는 '이용자'를 앞세워 명분을 챙길 수 있습니다.


방통위, 통신원가 공개 판결에 항소 검토 - 아시아경제

이런 와중에 방통위는 통신원가에 대해서는 또다시 강한 쉴드를 쳐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방통위의 의중은 과연 어디로 향해 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이 나봐야 하겠지만, 보조금 대란부터가 어긋난 마케팅이었고 전체적으로는 소비자들도 이통사들도 출혈이 되는 상황임에도 방통위는 타이밍 좋게 이런저런 명분들을 다 챙길 수 있는 호기를 잡게 되었군요.

이번 방통위의 칼질이냐? 솜방이질이냐?에 따라 연말의 휴대폰 시장은 크게 출렁이게 될 듯 하군요.

방통위의 현명한(?) 행동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