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때론 애플보다도 더 유명한 이름.
때론 독불장군에 오만하기까지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던 자아를 가졌던 스티브 잡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고 어떤 면에서는 외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
하지만, 개인의 죽음 앞에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하고 슬퍼했던 기억.
어느덧, 스티브 잡스의 1주기를 지나면서 하루동안 왠지모를 먹먹함에 빠져들기도 했었다.
그러던중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고 그리워하며 1주기에 맞춰 발간된 책을 발견했다.
'Steve Jobs STORY GRAPHIC'
이미 그의 자서전과 관련 서적 몇 권도 읽었지만, 내손에는 이 책이 들려 있었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이용해 카페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긴다.
잡스에 대한 그리움이 곳곳에 묻어나다...
최근에는 원체 '앱등이'라는 말 때문에 애플 제품을 좋아하기도 무서운 세상이다.
스티브 잡스는 어떤 면에서 자신이 좋은 것을 좋다고 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가게 만들어버린 셈이기도 하겠구나...
이 책은 잡스가 만들어버린 편가르기에 기름을 들이 붓는 것도 아니고,
잡스를 추앙하여 '애플만세', '잡스느님'을 외치는 책도 아니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잡스의 일생을 전기로 풀어쓴 책도 아니다.
잡스의 일생을 좀 더 친숙하게 직관적인 일러스트로 풀어준다.
잡스의 업적을 조명하기도 하고,
그의 인간관계를 도식화하기도 해주며,
그와 관련된 일화들도 이야기해준다.
최근 유행하는 infographic(인포그리픽)마냥 쉽지만, 많은 정보를 요약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마다 붙어있는 설명은 애플 팬보이가 보내는 잡스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있다.
분명히 팩트를 담은 문장임에도 정보보다는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읽는동안 나도 좋아했던 잡스에 대해 다시한번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가보다.
쉽다. 하지만, 알차다.
'스토리 그래픽'이란 생소한 제목? 장르로 나온 책이라 당연히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장 큰 특징은 '쉽다!'였다.
사진집을 통독할 때의 느낌이랄까?
텍스트를 읽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그림으로 보여지는 직관적인 정보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그에 대한 설명이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쉽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카페에 앉아 편하게 한 두장을 넘기던 책장이 어느새 절반을 넘어가 있었다.
전체를 읽어보는데 1시간 정도? 미용실에서 여자친구 기다리면서 잡지책을 보는 시간보다 적게 걸린다.
사실, 그냥 통독으로 한번 훑어보자는 심산으로 시작했었던 자리에서 그냥 다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너무나 알차다.
쉽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요약하고 직관적으로 풀어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겪은 것과 비슷한 흐름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퇴고를 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의 멋진 어록과 행적으로만 기록된 책들과도 다르게 스티브 잡스의 인간적인 면을 접하기에도 좋은 구성이다.
이미 내가 스티브 잡스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는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왜곡되지 않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흥미를 넘어 잡스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더 가질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한번쯤 읽어보고, 소장할 가치가 있다.
잡스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책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구성이고 부담이 없기 때문에 카페 등에서 약속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넌즈시 꺼내어 주기도 해본다. 처음에는 뒤적뒤적이다 조금씩 빠져들어 읽는 모습을 지켜본다.
내가 좋아하던 몇 권의 사진집 이후로는 이렇게 편하게 즉석에서 권해보고 함께 나눈 책은 몇 권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누구나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주위에 편하게 권해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번 읽어본 후에 '요약을 이렇게나 멋지게 해놓다니!!!'라는 생각이 머리에 깊게 남는다.
가끔씩 생각날 때, 꺼내어 손쉽게 목차만 보거나 아니면 잡지를 넘기듯 스슥 넘기면 내가 원했던 부분이 딱! 정리되어 나타난다.
잡스와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소장하고 가까이 두어도 아깝지 않을 정보들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주위에 애플과 잡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나 늘어나고 있다.
다음에 그들에게 선물을 해야하는 타이밍이 있다면 선물해주고 싶다.
그냥 내가 그들에게 선물하고 소장하게 해주고 싶을 뿐이다.
2잔의 커피, 그리고 진정한 팬보이
어느덧, 커피는 2잔을 넘어가고 생각했던 시간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동안 흩어져 있던 잡스에 대한 그리움 조각을 모아본다.
그리고 '김석기, 강재민'. 두 분은 진정한 팬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나의 인포그래픽을 만들기도 힘든 것이 사실인데, 이렇게 잡스의 일생을 그림으로 요약하고 또다른 의미를 부여했으니 말이다.
어떤 면에서는 '해야만한다.'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혁신은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고,
진정한 마음은 팬보이를 움직이게 하는구나...
나도 조금씩 애플의 제품들이 늘어가고 애플의 팬보이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커피 2잔의 시간만이라도 온전한 팬보이가 될 수 있게 해준 '김석기, 강재민' 두 분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