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어른 둘이 야심한 밤에 만나 뭐가 좋은지 설레이고 있습니다.
어벤져스나 배트맨 때보다는 기대가 조금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마블의 히어로를 아이맥스로 보고자 새벽을 골라 모인 것이니깐요. -0-;;
일단 사전에 어떤 정보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시리즈려니 생각하고 경험을 할려는 심산이었지요.
영화가 시작되고 초반이 흐를무렵...
'이거 재탕이네? -ㅅ-;;'
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은 다른 해석의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나올지 기대를 가져보게 됩니다.
달라진 캐릭터와 액션 스타일
우선, 캐릭터가 조금은 달라진 듯한 느낌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비교를 안할 수 없는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은 '비밀을 간직한 채 사명감에 눈 뜨는 청년'의 이미지가 강했고, 우물쭈물하던 모습에서 힘을 얻으면서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제가 가지고 있던 스파이더맨처럼 싸우면서 농담도 하고 위트가 살아있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이었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피터 파커는 조용하지만 소신있고 자신의 주관이 있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가 분한 스파이더맨 또한 여유와 함께 위트를 가지고 싸움중에도 주옥같은(?) 대사를 날려주기도 하지요.
사람마다 가지고 있거나 기대하는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좀 더 찾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웹슈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달라진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연출은 스파이더맨의 웹과 접착력... 그리고 신체능력을 활용한 서양식 액션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서양식 액션이란게 뭐 딱히 정해진 구분은 아니지만, 조금은 액션이 크고 시원시원함을 살려주지만 동작의 완급이나 긴장감이 적었다랄까요?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거미인간다운 묘사가 액션의 연출이 와닿았습니다.
웹 슈터를 본격 활용해서 짧게 끊어서 여러가지 활용을 하는 모습... 그리고 입을 막아버리는 동작등은 스파이더맨의 재치있는 모습을 좀 더 잘 살려낸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러한 동작들의 완급이 잘 살아있어 시원하게 보여할 거미줄 씬(붕붕날아!!!)에서는 시원함을 근접전과 같은 경우는 날렵하면서도 거미스러운 행동패턴을 잘 살려주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같이 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 스파이더맨의 액션은 어디서 왔을까? 라는 질문을 해봤고 친구의 의견에 따라 '캡콤(CAPCOM)'에게 감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웹을 활용해 상대의 행동을 억제하며 빠른 동작들을 보여주는 격투 스타일은 아마도 게임에서(다른 회사들의 어드벤쳐말고;;;) 살아난 스파이더맨이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만, 영화내도록 '쩍벌다리' 한번 제대로 보여지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더군요... ㅠ_ㅠ
텐션 가득히 탱탱해진 웹의 정접에서 복근 가득 땡겨올리는 쩍벌다리... 개인적으로 아주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ㅠ_ㅠ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으로 나쁘지 않은 스토리
비교를 해야할 대상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역시 머리 속에 깊게 남겨진 의미있는 장면들이기에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지만,
일단, 리붓(reboot)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영웅탄생을 생각한다면 꽤나 나쁘지 않은 스토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매력적인 능력과 로맨스. 그리고 주위의 도움으로 올바른 영웅으로 마음을 잡아가는 주인공...
솔직히 다음 편이 나와도 연장선 상에서 재미나게 보겠지만, 아쉬운 부분들은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나 봅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우연한 계기로 힘을 가지게 되며, 힘을 어떻게 활용해야 될 지 방황하고 고민하는 시점에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깨달음을 남겨주는 엉클 벤.
그저 사춘기의 조카를 잘 이해해주는 바람직한 모습의 어른으로만 비춰집니다.
좀 더 스파이더맨을 이해하고 걱정하며 핵심을 찔러 한마디 남겨주던 그런 임펙트 없이... 위의 대사가 흘러나온 것이 조금은 아쉽더군요.
"Who am I?"
그리고 올바른 행동에 대해서 고민하며 내적고민의 대표적인 대사가 되었던 위의 말도...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주제로 던지고 정작 피터파커는 큰 의미없이 지나가는 모습에서...
힘을 얻게 되는 히어로가 가지는 책임에 대한 내적고민이 너무 생략되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나 피터파커의 나름 밝은 성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조금은 더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억지스러운 PPL로 존재감을 들어낸 소니!!! 이제 그만 어벤져스로 돌려보내주지???
PPL이전에 카메라에 대해서 살짝만 걸고 넘어지겠습니다.
주인공 피터파커는 사진을 좋아하고 사진으로 업을 삼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도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옆의 이미지처럼 알록달록한 스트랩으로 무장한(?)채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며 그웬을 도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 카메라... 언듯봐도 RF(Range Finder)같아 보입니다. -_-;;
레인지 파인더의 경우는 포커스 링을 돌려 스플릿 이미지를 맞추기 보다는 보통 목측식으로 거리감으로 핀을 맞춥니다.
구조상 SLR(Single Lens Reflector)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상을 맺게하는 빛과 사물을 보는(파인더)의 빛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화에서 그웬을 도촬하는 장면에서 스플릿을 맞추는 장면이 들어가 있더군요... 옥의 티랄까요? -ㅅ-;;; 성격 까칠한 저의 빽태클이랄까요?;;
굳이 이 카메라를 먼저 이야기한 이유가 소니의 몹쓸 PPL을 좀 더 강조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피터파커가 필름을 사랑하는 오덕이 아니라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굳이 필름으로 리자드맨을 찍을려는 트랩을 설치하는 고생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차라리 소니의 NEX시리즈를 저 스트랩에 끼워놨더라면??? 이라는 생각까지 해보게 됩니다.
시대 배경을 차라리 현재의 시점으로 각색을 했다면 모르지만, 뒤섞여있는 제품들 때문에 뭔가 꼬여버리고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실제로 무리한 PPL은 피터파커의 핸드폰으로 Xperia가 사용되고 있으며, 보이스메모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합니다.
집전화와 공중전화를 사용하던 스파이더맨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 것까지는 좋지만, 카메라와 맞물려 시대배경을 상당히 혼동되게 해버리는군요.
그리고 리자드맨이 사용하는 노트북이 VAIO더군요!!! 바이오야 좋은 녀석이니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그렇게 PPL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나타난 VAIO는 소니의 억지스러운 욕심이라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 영화를 만들면서 PPL을 하는걸 뭐라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스러운 PPL을 사용하기 위해 스파이더맨을 소니의 스파이더웹에 묶어둬서 수많은 마블팬에게 아쉬움을 이어가게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딱! 지금의 캐릭터로 어벤져스로 합류한다면... 토니스타크가 1인 2역 해주던 시크하면서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대신해줄텐데 말이지요.
(애니메이션 '어벤져스 울티메이트'등에서 토니는 진중하고 까칠한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소니가 스파이더맨을 놓지 않으니 아이언맨이 시크한 농담까지 해줘야 하는군요....
마블류의 영화들이 그렇듯... 킬링타임용으로 '실사판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블의 캐릭터들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는 이것저것 생각해보면서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구요~ ^^
전작에 비해 재생능력이 좀 느려서 더 얻어터진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인간적인(?) 히어로를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ㅎㅎㅎ
(크레인 씬에서 뭔가 벅차오를뻔 했는데... 배경음악이 살짝 살려주지 못해서 더크게 소리지르지 못했습니다. ㅠ_ㅠ)
저는 즐겁게 영화 한편을 봤고, 스파이더맨의 추억을 되새기며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를 즐길 수 있었지만,
소니의 무모한 PPL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팬으로써의 안타까움이 조금 더 커진 영화였습니다.
7월에는 놀란의 '박쥐인간'이 이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메워주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