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의 광고들에 나타나는 일관성의 위험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5가 출시되기 이틀 전인 오늘(19일, 미국기준) 유투브를 통해 새로운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일단은 새로운 광고를 한번보고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군요.



Samsung pokes fun at people waiting in line for iPhone 5

이 광고를 두고 LA Times에서도 '삼성이 아이폰5를 기다리는 줄에 선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습니다.

삼성이 더 큰 화면과 LTE, NFC를 이미 사용중이며,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떤 청년은 자신들의 부모를 위한 스팟(자리)를 맡고 있었다는 모습들까지 보여줍니다.

아... 이런 모습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 않나요?


네, 바로 이번 슈퍼볼 시즌에 삼성이 집행했던 갤럭시 S2의 광고 프로모션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아이폰5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조금은 덜(?) 지루해하는군요;;;



이제는 일관된 삼성의 모습이 어찌보면 '전략'으로까지 생각이 되는데요. 

이런 일관성이 과연 조금씩 인식을 빼앗아와서 결국에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지 궁금해지는군요.

지금은 일단, 이번 광고에 대한 생각과 이런 일관된 삼성의 메시지가 가질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성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광고 자체가 가진 위험성


우선, 자신이 가진 장점을 이용하여 비교광고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광고 중에 분명히 갤럭시 S3가 가진 NFC나 큰 화면등에 대한 장점을 잘 녹여낸 듯이 보입니다. 

터치를 통해 플레이 리스트를 교환했다는 장면이나 NFC를 통해 찍은 사진을 바로 공유하는 장면등은 저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요? 비교광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이번 광고에서도 삼성이 저지르고 있는 실수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리고 있다'입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람', 즉 고객인 것이죠.

광고를 보면서 계속해서 제품을 비교하는게 아니라, 줄을 선 사람과 갤럭시 S3를 사용하는 사람을 비교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직접적으로 줄을 선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놀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폰5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스스로 뭔가 바보스럽게 생각하고, 갤럭시 S3를 부러워하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과연? 아이폰5를 위해 줄을 설 정도로 기대를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 저런 반응을 보일까요?

저의 생각은 '아니다' 입니다.

그럼, 저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하지 않고, 삼성의 메시지대로 새로운 아이폰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미 나와있고, 여러가지 기능에서도 앞서는 갤럭시 S3를 좋아하게 될까요? 

그것 역시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얼핏보면, 상품을 비교하며 갤럭시 S3의 장점을 풀어내는 모습 같지만, 보고 있는동안 뭔가 억지스럽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저만 유독 그렇다면 모르겠지만, LA Times에서도 애플을 조롱하는 광고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현지의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는 부분이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또한, 어찌보면 아이폰5에 줄을 선 사람들은 삼성으로 돌아서야할 잠정고객입니다. 삼성은 그런 잠정고객을 삼성을 쓰지 않다니 '바보스럽군'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조롱당한 사람이 과연 '그럼 나도 이제부터 삼성을 쓰고 쿨~해지겠어!'라고 생각하게 될까요?


예전부터 삼성의 비교광고 기법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시해왔지만, 이번 역시 아쉬운 비교광고로 기억될 뿐이고 얼마전 있었던 지면광고와 더불어 좋지 않은 인상을 많이 남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이폰5 vs 갤S3 비교광고? 가격은 왜 빼먹었을까?

(지면광고에 대한 이야기는 위의 글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관성을 가졌으니 '전략'??? 


위에서 잠시 언급하였듯, 삼성은 최근의 광고들에서 일관되게 애플과의 비교광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짧은 기간을 두고 적당히 하는 것이라면 전략이라기 보다는 전술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비교광고를 하는 것은 어떤 목적을 둔 전략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전략이 목적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비교광고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은 것일까요?


그렇다면, 과연 성공적으로 애플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효과적인 삼성의 광고가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요?

앞으로 갤럭시를 비롯한 삼성의 모델들이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애플을 넘어서는 과정을 거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외국의 펩시나 버거킹의 사례들처럼 성공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애플만큼 인식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진행형이고 좀 더 지켜봐야 어느정도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교광고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Sender(발신자)'가 아니라 'receiver(수신자)'라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수신자, 즉 소비자의 관점에서 긍정적이고 납득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신자가 불편하고 어색한데, 발신자의 의지만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거부와 회피의 반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특허와 관련하여 애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 않더라도 이런 식의 대응은 그다지 깔끔해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미 세워진 전략이라고 할 지라도, 지면광고에 이어 commercial까지 이렇게 애플을 공격하고, 특히 애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형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비교광고만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라인으로 상당히 괜찮은 광고들도 집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갤럭시 S2때의 런칭광고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삼성만의 특징을 어필하고 독자적인 이미지 개선과 소비자 인식 속의 포지셔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갤럭시S2의 슈퍼볼 광고? 정말? 이건 좀 아니다!

(예전 슈퍼볼 시즌 때, 광고를 보고 비슷한 의견을 정리했던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