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애플 아이패드(iPad)의 TV CF가 공개되고 난 뒤에 HP에서는 Slate의 영상을 뿌리기 시작하는군요.
(MS에서는 Courier를 얼마전에 다시 슬쩍 꺼내놓더니, HP에서도 타이밍 맞추기를 하는가 봅니다.)
오늘은 아주 간만에 디바이스보다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Slate는 윈도우7을 OS로 사용하기 때문에 플래쉬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USP(Unique Selling Point)로 삼고 있습니다.
일단, 아래의 동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HP의 메세지는 과연 무엇인가?
글을 쓰고자 하면서도,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다른 창에서 게속 열어놓고 반복해서 보고는 있지만...
이 영상에서 과연 어느 포인트에 집중을 해야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30초면 commercial을 염두에 두었다고 생각을 해야되는데... 과연 HP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요?
런칭전이니 이미지만을 심어놓으면 된다는 뜻일까요?
그래서 Slate의 이미지를 위해서 꾸미기를 이렇게나 많이 했던 것일까요?
이 광고를 보고 있으면 '잘 만들어진 광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듭니다.
음악과 영상이 감각적으로 잘 표현되어진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이미 경험하고 있지만 잘만든 광고로 끝나버린다면
'짜장면은 시켰는데... 그게 016이야? 011이야?' 라는 사태가 발생하는거죠~
몇번을 생각을 고쳐먹으며 다시봐도 광고 속의 주인공은 왠지 Slate가 아닌 것 같습니다.
'파워를 켜고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가수를 찾아내고 그 가수의 동영상을 실감나게 감상한다'라는
스토리보드를 가진 것 같은데...
30초의 과정에서 과연 그런 느낌을 제대로 전달을 하고 있는건지,
눈에 걸리는 부분이라고는 동영상 뿐이니...
한참 고조된 상황에서 타이포로 전달되닌 메세지는
'The Computer is Personal Again.'
......
"so what? -ㅅ-;;; (어쩌라고!!!)"
Product power와 USP의 부재
광고를 제작할때의 진리이겠지만, 제품 자체에 힘이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파워가 되었건 USP가 되었건 집중해서 말할 수 있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죠.
그것이 없다면, 다시금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할 것 입니다.
하지만, hp는 브랜드 파워도 있고, 경쟁 제품들에 비해 Flash와 멀티태스킹이라는 USP도 가지고 있죠.
그런데... 과연 이 광고에서 그런 부분들이 느껴지느냐를 생각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광고에서는 어떤 메세지를 더 집중하고 강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고민을 하고나면 심플해질 수 있습니다.
심플하게 말하지만,
심플하기에 인식이 쉽게되고
일상에서 유사한 상황이나 구매시점에서
그 광고의 메세지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죠.
좋은 예로, 어제 발표 되었던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다시한번 보겠습니다.
심플하죠? 그냥 편한 자세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제품의 장점인 '얇다'라는 것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중간중간에 자연스럽게 심어놓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에 더욱 집중을 하고 이런 것들을 손가락 만으로 아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광고가 좀 더 성공적이며 눈에 들어온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장면에서는 어떤 효과를 과도하게 넣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제품에서 보여줄 수 있는 효과 자체가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계속 아이패드를 보여줍니다.
광고를 보는동안 보는 사람이 아이패드를 실제로 사용할 때의 느낌을 전달해줄려는 의도이죠.
그런 의도가 저에게는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것 같군요. 광고에 동화되어서 직접 만져보고 가지고 놀아보고 싶어지니깐요!!!
다시, Slate의 광고를 보게되면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일부분만을 보여주거나
스크롤 혹은 프로그램간의 구동 모습들은 좀 편집되어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감각적인 간지와 강조를 위해서 연출을 한 부분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사용하면 느낌이 다르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군요.
실제 사용감에 대한 것들을 30초 안에 전달해준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와
실제 사용감은 매장이나 직접 구매를 한 뒤에나 가능한 Slate.
과연 사람들은 어느 쪽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될까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Slate는 오히려 제품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나 장점, USP마저 스스로 부실하다고 광고하는 느낌마져 들게 됩니다.
자신들이 가져가야할 USP인 멀티태스킹과 플래쉬는 과연 어디에 나타나는가요?
그걸 말하기 위해 또다시 30초와 엄청난 광고비용을 쏟을 것인가요?
캐즘? 편승? 이도저도 아닌...
이번 HP의 타이밍은 아이패드에게 쨉을 날리기 위해 시도했다고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장점들도 녹여내지 못하고 그냥 보기좋은 이미지들만을 보여줄 뿐이니깐요...
공감되거나 이걸 이용해서 나도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겠어! 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MS의 Courier 같은 경우는
<MS, Digital Journal 'Courier' 올해중으로 출시되나?>
'오? 이런게 되네? MS 미쳤나? -ㅅ-;;;'
'신기하다.. 편리하겠네? 내가 노트하거나 메모해야될 때 저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
라는 느낌이 들게 해줍니다.
아이패드와는 다른 관점의 제품이기도 하지만, 이 타이밍에 내놓는다는 것은 자신만의 장점을 강조하고
아이패드와는 다른 활용성을 가진 캐즘(틈새)를 노리면서 아이패드가 불러오는 타블렛 PC에 대한 붐에 편승을 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Slate의 경우는... 30초의 광고만으로는 캐즘도 편승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만 남기게 되는군요.
거기다 저처럼 약간은 까칠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의 인식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Slate를 가져야 할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인식속에서 Slate가 가졌던 캐즘마저 뽑아버리고 싶어질 정도네요...
잘 만들었다. 광고만...
결론적으로 감각적이고 잘만든 광고 한편을 보았습니다.
광고를 저처럼 이렇게 뜯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고, 지나가듯 스쳐가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광고를 위해 제작비와 매체비는 실로 엄청나죠...
그 엄청난 비용을 뿌려서 Slate는 남지않고 그냥 경쾌한 뮤비 클립 한편을 감상하게 해준다는건,
HP의 엄청난 실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구글링을 해보니 Slate에 대한 스펙을 찾을 수 있었는데...
실제로 현재까지 알려진 스펙만으로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애플에 이어 구글에서도 'GG' 외친 플래쉬만을 내세우기에는 트렌드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윈도우 기반이라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처럼 보이지만,
타블렛 PC가 가져야할 디바이스의 특징과 장점을 간과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얼마전에 뉴스가 나왔던 바다폰과 네이버의 조합 같은 느낌이랄까요? ([링크]바다폰+네이버 = 토종 이미지? 과연...)
잘만든 뮤비클립 하나 감상한 기분일 뿐,
그렇게 주목하고 싶지 않은 광고로 기억될 뿐입니다.
아! 광고는 잠깐 기억될 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Slate는.......